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권순학 시집)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 (권순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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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안부(安否)의 의미와 시적 기도(企圖)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후 현재까지 영남대학교 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권순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너의 안녕부터 묻는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144로 출간되었다. 권순학 시인은 공학도답게 물질에 천착하며 사물과 인간 존재의 현현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는 격렬한 형태는 아니지만 여러 방식과 시도를 통해 시적 자기 기도, 즉 타자와의 관계 맺음에 망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누구에게나 ‘안녕’을 묻고, 내가 늘 살아있음으로 변화를 기도하는 그만큼의 기도로 자신의 ‘안녕’을 묻는다.
저자

권순학

시인

대전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제어계측공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일본동경공업대학에서시스템과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2012년《시와시학》으로등단하였으며,시집으로『바탕화면』『오래된오늘』과저서로『수치해석기초』가있다.현재영남대학교기계IT대학전기공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목차

제1부

이면지ㆍ13
둥근모서리ㆍ14
이명(耳鳴)ㆍ16
검은귀가(歸家)ㆍ18
딱풀ㆍ19
햇살의힘ㆍ20
비교ㆍ22
돌아선글자ㆍ24
녹슨나사ㆍ26
무궁화열차안에서ㆍ28
위로의방식ㆍ29
주름치마ㆍ30
골목길ㆍ32
기도라는것ㆍ34
수제손가방ㆍ36


제2부

둥?에대하여ㆍ39
사나운닭ㆍ40
고별의변(辨)ㆍ42
발치ㆍ44
빨랫줄ㆍ45
바람이묻는다ㆍ46
삶은그렇게완성되리라ㆍ48
샤워레시피하나ㆍ50
참새와허수아비ㆍ52
기다림ㆍ53
소나기ㆍ54
층간소음ㆍ56
그강물의색ㆍ58
중고장터ㆍ60
스테이플러ㆍ62


제3부

백자달항아리ㆍ65
찔레,그꽃ㆍ66
너의꽃ㆍ67
돌아보지않는눈ㆍ68
삼색볼펜ㆍ70
아지랑이ㆍ71
그냥ㆍ72
봄,아시나요ㆍ74
목련ㆍ75
이땅어딘가에ㆍ76
비대칭에기대어ㆍ78
@ㆍ79
물의힘ㆍ80
madein봄ㆍ81
무지개ㆍ82


제4부

종이접기ㆍ85
어둠도빛이ㆍ86
혼자먹는밥ㆍ88
수소(水素)ㆍ89
그들의집ㆍ90
마스크ㆍ92
케미컬라이트ㆍ93
주목(朱木)ㆍ94
누구나ㆍ96
촛불ㆍ97
그리운술ㆍ98
타인의눈으로ㆍ100
배송안내문자메시지에대한답의기본형ㆍ102
사이다에막걸리ㆍ104
기울어진지구ㆍ106


해설
안부(安否)의의미와시적기도(企圖)
고영(시인)ㆍ107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우연히전기콘센트나방문손잡이를보고사람의얼굴을떠올리는것도‘진화흔적’이라한다.인류의‘진화흔적’대부분은꼬리뼈나사랑니처럼몸에남아있지만,‘얼굴’을통해상대의존재를파악하려는시도처럼무의식에새겨진것도있다.단순하게말하면‘몸과무의식’의총화(總和)를문화라할수있고,문화의발달이란바로‘몸과무의식의진화’에대한올바른이해와방향설정이라할수도있다.바로이런의미에서,권순학시인의이번시집,『너의안녕부터묻는다』는존재와타자의관계맺기에서출발하여그의미를묻고,나아가지향하는‘세계-삶’을완성하려는순수한‘기도’의단계로나눌수있다.

오늘도풀칠을한다
천직이지만
하면할수록야위어가는몸

족보야찾으면있겠지만
생긴모습으로보나
하는일로보나
무독성고집으로보나
그는딱,풀일수밖에없다

찾아오는누구든
어느하나묻거나따지지않는다
짧은혓바닥으로
목젖보일때까지
벌어진사이나틈
마르고닳도록핥아준다
-「딱풀」전문

인용한작품의대상은아무리요리조리살펴봐도문구용품인‘딱풀’이다.표면에드러난대로‘딱풀’의용도와성질,외형의변화를특별한수식이나기교없이있는그대로보여준다.이작품에서주목할점은두가지라할수있다.하나는낮은강도에서‘의인법’이사용된다는점이고,다른하나는2연의마지막행“그는딱,풀일수밖에없다”는구절의‘딱,풀’이라는일종의언어유희다.이름,제품의일반명사를특정한성질이나성향의고유명사로만드는것이다.
주지의사실이지만,의인법을사용하는가장중요한이유는대상을새롭게발견하기위한것이아니라그대상을통해인간행위의어떤부분이나행태를비판하거나돋보이게하기위함이다.이작품의경우,‘천직’,‘족보’,‘고집’과같은개념어휘와‘혓바닥’과‘목젖’같은신체용어가의인화를반증하면서동시에‘딱풀’의의미가중층적임을암시한다.‘그’라는3인칭으로호명되었지만,그보다더중요한건‘딱풀’이호명되고있다는점이다.즉쓰고폐기하는사물이아니라관계로써대자(對自)의자리를허락하고있다는점이다.이는유사한다른작품들을통해서도충분히납득이가능하다.

악어의입을가진
본명보다더굳은별명가진
수없이이악물지만늘빈손이다
철의여인답게
또박또박뱉는말마다
그누구도거역할수없고
오히려귀맞대게하는
철심박혀있다
접힌허리지만정갈한마음가졌다
겸손한노동으로
팔짱낀장정두팔벌린아낙품에
조무래기들줄줄이딸린
한가족이탄생한다
바람불고계절바뀌어도도망치지않는다
-「스테이플러」전문

공교롭게도‘딱풀’,‘스테이플러’는다그것이동질과동질이든,이질과이질이든‘무엇과무엇’을결합하는데사용하는사물이다.또한,이나열은결합의강도를지시할수도있고,그것의사용가능햇수에따라나열할수도있다.시인은‘딱풀’의희생에이어,‘스테이플러’의안정성을말한다.스테이플러를“팔짱낀장정두팔벌린아낙”으로의인화함으로써거기묶인것들을‘한가족’으로묶어내는것이다.
-고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