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학교 선생님은 반딧불이 (유병만 시집)

금붕어 학교 선생님은 반딧불이 (유병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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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심에서 길어 올린 따뜻한 세상 그리기
2009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유병만 시인의 첫 시집 『금붕어 학교 선생님은 반딧불이』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48로 출간되었다. 1982년 《주간중앙》에 「5분 소설」로 등단 이후 「예수님과 교통순경」 등 계몽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던 유병만 시인은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중동의 열사의 사막에서 땀방울을 내주고 집 한 채를 얻어오기도 했고, 월남전에 참전했던 파병 용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유병만의 이번 첫 시집은 가족애를 바탕으로 동심 가득한 세계를 펼쳐 보임으로써 휴먼이스트로서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유병만

시인

알라딘램프를찾으러간이라크에서땀방울을내주고집한채를얻어왔다.1982년《주간중앙》에「5분소설」로등단이후「예수님과교통순경」등계몽소설을발표했다.2009년《경인일보》신춘문예에시「정글에서온풍경」이당선되어시인의길을걷고있다.〈경기문학상〉공로상수상.한국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십년동안모은핑계13/가위바위보14/텃밭나팔꽃15/정글에서온풍경16/오이와속옷18/오일램프예찬19/문장의외출20/친구야,너도다시피우니?22/독도는호랑이발톱이에요23/친애하는푸들동지여24/속죄하는방법26/인어가우는밤27/별을부치다28/도돌이표사랑을하자30/풋내31/하늘페이지32

제2부

지구청소하는날35/오일램프계시록36/함께가는들녘38/결혼의노래39/부부는40/사랑연습41/탕탕,고양이놀이를할거예요42/에덴아파트아이들43/직녀와나비44/몰래한사랑45/18홀46/둥글고푸른집47/후쿠시마결혼식48/첫사랑49/미소시인이데려온감나무50/봄날손빨래51/첫시집52

제3부

문장안에가둔죄55/초승달도둑56/광장한가운데변기를내다놓고57/금붕어학교야,안녕58/다닳은호미처럼59/무안연꽃축제60/코로나와퇴고62/방긋,진품명품63/뒷북치는소리64/세월이주는축복65/작은집에서받는선물66/닭띠와뱀띠67/쑥68/강물의노래69/첫눈70

제4부

밭농사,글농사73/휴전선역엔낮달이떠있다74/고추모종들76/넉넉한주말77/코로나가보낸편지78/산부인과병원엔영안실이없다80/터키램프환영식81/인자한비밀조직82/무릉도원만들기84/난배추예요85/로즈힙만남았다86/농막전기밥솥87/나처럼사세요88/청춘의땀방울은보석이되는거야89/봄날의기도90

제5부

텃밭학교93/11월의아이94/대한등(大韓燈)96/여름밤소꿉놀이97/어린이날헬리콥터98/바닷가술집100/지저귀는젖가슴101/달밤교수형102/푸르른나날104/입술을꿰매다105/사막에내리는눈106/운수암상수리나무108/국밥집놋쇠젓가락109/금단(禁斷)110

해설진순애(문학평론가)111

출판사 서평

[추천사]

시인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첫시집이팔리든말든
약속한지구본을우리에게선물하세요.
우리가가꿀지구니까요.
아파트뒤도랑에참붕어송사리가헤엄치는
정말선진국을만들거예요.
이도시에서네온불빛이깜빡기절을하면
119구급차대신
할아버지가모은오일램프를창가에켜놓고
개똥벌레와별을부를거예요.
아이유괴범을온몸으로물리친할아버지와
천명비밀조직을잊지않을게요.
두고두고
우리가가꾼장미꽃을바칠거예요.

-유치원에서손자일동

[해설엿보기]

삶은시간을사는일이라고정의하자.우리는봄,여름,가을,겨울로계절을살고,일년,이년,십년으로세월을살며,아침,점심,저녁으로하루를산다.이와같은시간의언어들이혹은시간의구조가반복되면서순환하는것이인간의삶이다.흔히사계절을인생주기에비유하듯이시간을사는삶이란엄밀히말하면자연내지는계절을사는일이다.봄,여름,가을,겨울,봄……의순환처럼삶은그리고인생은돌고돌아제자리로온다.겨울이봄을잉태하고있듯이인간의몸은겨울처럼노쇠해졌을지라도사고력은그에반비례하여동심으로회귀한다.
과거,현재,미래로,곧미래로향하면서과거를지우고선조적으로흐르는문명의시간과는달리삶의시간은혹은인간의실존태는시간을반복적으로순환하면서현재를사는데그키가있다.과거와미래는현재가있어서존재하는시간인까닭에현재의실존태는과거라는시간의양과비례관계에있다고할수있다.그것이연륜이라는시간이쌓은탑이자시간이내려앉은닻의현재이다.현재는시간의닻이통합적으로내려앉아있는시간대로,과거와의관계는회귀의식혹은추억등으로맺게된다.
그중에서도동심의시선이유병만의시집전체를관통하고있는데,이는유병만의시간의닻이동심으로회귀한까닭에있을것이다.동심으로의회귀는의식적이기보다는무의식에서비롯된시간이내려앉은닻이리라.이는또한연륜이라는자연이낳은시간의닻에따라서동심의세계에이른것이며,자연의시간이지배하는우주의틀에서자유로울수없는생명체의존재성을방증한다.이렇듯순환하면서쌓여가는시간은혹은연륜은세상을통찰하고삶을성찰하는시의방식으로유병만의시세계를좌우하는닻으로작용하고있어서그만의특장을이룬다.시간이낳은통찰력과성찰의언어및의식으로점철된유병만의시들은그의연륜에서비롯된탑이자닻인것이다.

날마다시한편씩쓰고
해마다시집을서너권씩내자고
앙다문새해결심은꽃에홀려
봄날을낭비하고
아이들무지개를덧칠해주다가
여름날을낭비하고
이것도빛깔이있는문장이구나
단풍잎을주워읽는가을,
어느새첫눈송이흩날려가슴은
쿵쿵뛰는데
다시보니어라?어라?
팔랑대며내려앉는흰나비라네
-「십년동안모은핑계」전문

‘십년동안모은핑계’의십년은사실적인십년이기보다는시인으로서유병만의시간을,혹은그의한평생을은유하는시간으로보자.곧자연의시간과대척점에있는인위적이자연륜에대한은유이다.“날마다시한편씩쓰고/해마다시집을서너권씩내자고/앙다문새해결심”은시인으로서그가새해마다반복하며결심했던자신만의약속일것이다.그것은해마다순환하는시간의추이에따라서삶을성찰하는시의방식으로전환한다.그러면서도연륜의성찰력은자연곧계절의힘에통합되어자연의유인력에함몰된다.날마다시한편씩못쓰고해마다시집을서너권씩내자던약속을이행하지못한탓이계절의유혹에있다는핑계아닌핑계가동심으로치환된다.연륜의탑이자연의유혹앞에서동심속으로빠지고마는시간의닻이다.
때문에유병만은‘꽃에홀려봄날을낭비하고,아이들무지개를덧칠해주다가여름날을낭비하고,단풍잎을주워읽는가을을지나,어느새첫눈송이흩날려가슴은쿵쿵뛰는데도팔랑대며내려앉는흰나비’가되어겨울에이르렀다고세월과통합된자연을노래한다.특히첫눈송이가흰나비로치환되는연상은자연의초월성이자동심의초월성이다.동심의초월성은자연의그것과다르지않은까닭이다.하여,유병만의한평생이도달한지점은계절이순환하듯자연과의통합속에서동심으로회귀하는것이다.

곳간에걸어두었다가
내년봄에씨받을거라고
아내가큰가지를땄을뿐인데
치마폭에담았을뿐인데
나팔꽃들이
알나리깔나리,알나리깔나리
동네방네소문을낸다
눈으로바라보아야들려주는
꽃들의소리
땄다땄다골라서큰가지를땄다
울타리위에서
저희들나팔을자랑중이다
-「텃밭나팔꽃」전문

아침을영광스럽게열어주는나팔꽃이없는여름은인위적이다.자연의여름은나팔꽃으로아침을열고작열하는태양의여름을드넓게펼치는영광의닻이본질이다.“울타리위에서/저희들나팔을자랑”하는나팔꽃과함께하는삶의시간은자연과통합된시간이며탈자본의시간이고탈탐욕의시간을사는일이다.나팔꽃과함께하는여름을사는삶은태양이주는풍요로운시간을영위하는순수와평화의시간인것이다.
그럼에도이와같은태양의시간은자연이스스로우리에게찾아오듯저절로찾아오는것이아니라는데유병만의세상을향한메시지가남다르다.나팔꽃과함께하는아침의영광은인간이“눈으로바라보아야들려주는/꽃들의소리”가되는까닭이다.인간의주체적인안목이투여됐을때비로소나팔꽃도인간에게로다가와영광의시간으로살아난다는유병만의전언이문명비판을동반한다.
-진순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