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떨어지면 똥 (이소애 시선집)

별도 떨어지면 똥 (이소애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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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낡은 의자 길들이기 혹은 낡은 의자에 길들여지기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소애 시인의 시선집 『별도 떨어지면 똥』이 시인동네로 출간되었다. 이소애의 시선집에 수록된 시편들은 통시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었으나 시인이라는 자의식은 일관되게 아로새겨져 있다. 그저 아름다운 시가 아닌 사람살이로서의 시적 형상화는 깊은 울림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며, 이소애라는 시인의 진면목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이소애

시인

전북정읍태인에서태어나1960년〈황토〉동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우석대학교국어국문학과및동대학원졸업,전북대학교경영대학원경영학과를수료했다.시집으로『침묵으로하는말』『쪽빛징검다리』『시간에물들다』『색의파장』『수도원에두고온가방』『쉬엄쉬엄』,수상집『보랏빛연가』,감성시에세이『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칼럼집『소멸,그찬란한무늬』등이있다.〈한국미래문화상〉〈허난설헌문화예술상〉〈황금찬시문학상〉〈한국문학비평가협회작가상〉〈중산시문학상〉〈한국예총하림예술상〉〈매월당문학상〉〈바다문학상〉〈전주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침묵으로하는말

침묵으로하는말ㆍ17/커피한잔ㆍ18/다듬이질ㆍ19/어머니의손ㆍ20/바늘꽂이ㆍ21/상사화2ㆍ22/안개꽃ㆍ23/유채꽃ㆍ24/마이산ㆍ25/배우자를위한기도ㆍ26/5월의꽃가루ㆍ28

제2부|쪽빛징검다리

성글라라수도원의밤ㆍ31/지독한하루ㆍ32/수리부엉이ㆍ34/풍뎅이ㆍ36/소금꽃ㆍ37/하늘보다별이많다ㆍ38/폐선(廢船)ㆍ40/짱뚱어를만난날ㆍ41/나는,내가두렵다42/섶다리ㆍ44/갈참나무의역전패ㆍ45/공감각(共感覺)ㆍ46/무거움에쉼표를찍다ㆍ48/내장산단풍ㆍ50/자화상ㆍ51/쪽빛징검다리ㆍ52/말씀으로들리는풍경ㆍ54/등받이가긴의자ㆍ55/여벌웃음ㆍ56/신기루ㆍ58/혈맥(血脈)ㆍ59/문,열리다ㆍ60/아름다운소멸ㆍ62/사랑을굽다ㆍ63/점(點)하나ㆍ64/비움空ㆍ66

제3부|시간에물들다

별도떨어지면똥ㆍ69/첫사랑ㆍ70/필명(筆名)ㆍ72/시(詩)와나ㆍ74/연어를사랑하는여자ㆍ76/바다의똥ㆍ77/환청(幻聽)ㆍ78/맹어(盲魚)ㆍ80/시간에물들다ㆍ82/물의언어ㆍ84/물고기는물에젖지않는다ㆍ85/쇄빙선ㆍ86/사랑을끌다ㆍ88/워낭소리가빛으로들리는집ㆍ90/어떤피정(避靜)ㆍ92/가야금소리가들리는나무ㆍ94

제4부|색의파장

막사발ㆍ97/사랑꽃ㆍ98/어머니의업보(業報)ㆍ100/사후(死後)ㆍ102/바다도슬퍼서운다ㆍ103/바다를필사하다ㆍ104/폭설이광고지에눕다ㆍ106/가로등ㆍ107/느티나무학당ㆍ108/출석부에채록된사춘기ㆍ110/꽁지별을찾다ㆍ111/여시코빼기친구ㆍ112/파도의문장ㆍ113/색의파장ㆍ114/목포사나이ㆍ116/외갓집요강꽃ㆍ118/시간이절벽같다ㆍ119/밀물과썰물ㆍ120/바다의뒷모습ㆍ122/바다의꿈ㆍ123/용머리고개대장간ㆍ124/뻥이요,튀밥ㆍ126/우울할때삼례시장에가다ㆍ128/기생초ㆍ130

제5부|수도원에두고온가방

양팔저울ㆍ133/풍금소리가나던파도ㆍ134/괴나리봇짐ㆍ135/우체통ㆍ136/삼례역ㆍ137/겨울연(蓮)ㆍ138/그집에가고싶다ㆍ140/꽃버선ㆍ142/손수건ㆍ143/수도원에두고온가방ㆍ144/나무와나무사이ㆍ146/반백년ㆍ147/무창포해당화ㆍ148/늦바람ㆍ150/빛의부스러기들ㆍ152/날보러오려거든ㆍ153/무량사꽃살문ㆍ154/주인을기다리는방ㆍ155/침묵으로오시는성모마리아ㆍ156/눈물도호강ㆍ158

제6부|쉬엄쉬엄

내안의나ㆍ161/먼지처럼ㆍ162/미역국ㆍ163/누름돌ㆍ164/신발ㆍ165/쉬엄쉬엄ㆍ166/용서ㆍ168/양은냄비ㆍ170/의자ㆍ171/월남치마ㆍ172/안심ㆍ174/붉다ㆍ176/집ㆍ177/바다와파도ㆍ178/관계ㆍ180/돌아오기위해떠난다는ㆍ182/전동성당ㆍ183/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ㆍ184/반품사절ㆍ186/삐걱ㆍ188/개명(改名)ㆍ190/도보다리의증인ㆍ191/점(點)ㆍ192/옷장속의전설ㆍ194/비움ㆍ196

해설낡은의자길들이기혹은낡은의자에길들여지기/우대식(시인)ㆍ197

출판사 서평

시인은‘시인의말’에서“시(詩)는내삶의파도를극복하는원천이었다”고고백하고있다.수많은인생의굴곡을시라는비장의무기를통하여넘어왔다는말일터이다.시를웬만큼써본사람들은모두공감할것이지만사실시란그리쉽게오지않는다.감각의주파수를온통시에맞추어놓아야겨우접속되는실체가시라는말이다.따라서이런고백은많은시간을시를생각하며살았다는말을뜻하는것이기도하다.이번시선집의1부는〈침묵으로하는말〉을표제시로시작하고있다.

씨앗처럼말을
기름진땅에빠뜨린다면
포도알로주렁주렁
열매맺힐거다

리트머스종이에말을
묻혔다빼어보면
퍼렇게일렁이는바닷물
굳어버린짜디짠소금이될거다

어둠속웅덩이에말을
남몰래숨겨놓았더니
시커멓게타다만숯덩이일뿐

하지않는말
참고사는말
어쩔수없이한으로숨막혀
화석으로남는다
-「침묵으로하는말」전문

실재를드러내는대표적인방식이언어이다.언어에대한많은논의들이있어왔지만들뢰즈같은경우언어로표현된이것을재현또는지층화라는개념으로설명하고있다.즉언어라는틀안으로실재를끌어오는순간우리는실재의충만을만나는것이아니라언어로표현된일부분만만난다는것이다.시쓰기의고민도여기에있다.시어는본질적인것을지향하기때문에일상의관점에서보자면혼란을동반하게되는것이다.원시적언어의쓰임에대한지향은시쓰기의쾌락이자즐거움이기도하다.이시는말의힘에대해쓰고있다.눈길이가는것은시의뒷부분이다.발화되지않은말의형해로상징되는“시커멓게타다만숯덩이”는“화석”으로남게되는데어쩌면이부분에진정한실재가담겨있다.시인의직관은이것을간파하고있다는점이이시의매력이다.침묵이야말로실재에다가서기위한전경이된다.“화석”이라고했지만그화석은시로승화되기직전의말의상태이다.시제목이보여주는「침묵으로하는말」은바로보이지않는그러나실재하는세계로의진입을위한첫걸음인셈이다.그리고시로가는길이기도하다.이러한언어에대한인식은사물을통해빗대어드러나기도한다.

응어리진수많은언어가
몸부림치며부서지는눈꽃처럼
작게
더작게드러낸얼굴

하고픈말소리내지못하고
안으로더깊게그리움이가슴으로
응축된땀방울같은
체내의음운
-「안개꽃」전문

안개꽃의형상을“응어리진수많은언어가/몸부림치며부서지는눈꽃”같다고그리고있다.시적화자는참된가치의실현이좀더세밀하고작은것들로인해가능하다고생각한다.또한2연에서와같이하고싶은말을다할때그리움의대상은현현될수없다.따라서그리움은안으로응축되어야생생한감각으로남아있게되는것이다.침묵이시의전경이듯내면으로응축시키는것이그리움에대한참된가치의실현이라는뜻이다.같은맥락에서절대적사랑도죽음이후에가능한일이라고시인은말하고있다.“한맺힌영혼과뜨거운키스를나눌때/그날을위하여나는/나는쓸쓸하게죽어가고있어”(「상사화2」)에서보듯진정한사랑의가치란침묵혹은죽음이후에가능한일이다.이렇듯1부의여러시편들은평범한일상을그리고있는듯보이지만언어에대한자신만의고뇌와소멸과생성이라는이원의가치를하나로묶어내는세계관이자리잡고있다.
이소애의시편들은통시적으로다양한변화가있었으나시인이라는자의식은일관되게아로새겨져있다.그저아름다운시가아닌사람살이로서의시적형상화는깊은울림을던져주기에충분했으며,이소애라는시인의진면목을새삼다시느낄수있는기회가되었다.감히유추해보건대앞으로도이소애시인은더많은날들을낡은의자에앉아언어와싸우고스스로에게묻고답하는시간을보내게될것이다.어쩌면그것이이소애시인의시인으로서의숙명임을깨닫게되는계기가될지모르겠지만앞으로더깊고성찰한모습으로우리앞에새로운모습을보이리라믿는다.
-우대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