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가 필요한 날 (김병걸 시집)

퇴고가 필요한 날 (김병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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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물음과 성찰의 시학

1976년 《현대시학》 초회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병걸 시인의 시집 『퇴고가 필요한 날』이 시인동네 시인선 197로 출간되었다. 김병걸은 〈안동역에서〉를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유명 작사·작곡가로 우리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모든 노랫말의 배후엔 그의 시가 있다. 이 시집엔 폭발 이전의 마그마처럼 웅숭깊고 뜨거우나 고요한 그의 내면이 웅크리고 있다. 그는 화려하게 각광 받는 노랫말의 이면에서 질문과 성찰을 던지는 외로운 시인이다.
저자

김병걸

시인

시인이자작사·작곡가이다.1976년《현대시학》초회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대구예술대학교방송연예학과를졸업했으며,시집으로『낙동강』,『멍석』,『달빛밟기』,『도마』가있다.국내최초자작시낭송음반〈생의길목에서19편〉과〈사랑에서이별까지19편〉을출반했다.〈영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디버깅ㆍ13/사랑ㆍ14/답장ㆍ15/겨울안부ㆍ16/빈지갑ㆍ19/하심(下心)ㆍ20/수의(壽衣)ㆍ21/마당ㆍ22/수평ㆍ24/포장ㆍ25/법어(法語)ㆍ26/능소화ㆍ27/쑥부쟁이ㆍ28/석류ㆍ30/토마토ㆍ31/떠중이ㆍ32/공존ㆍ33/두마음ㆍ34

제2부

세상오래살수록ㆍ37/탱자나무ㆍ38/맹지(盲地)ㆍ39/시를쓰면서ㆍ40/꽃병ㆍ42/낮게사는나무ㆍ43/산다는건ㆍ44/60대ㆍ46/형제ㆍ47/오동나무ㆍ48/예천읍ㆍ50/황당무계ㆍ51/가을기도ㆍ52/어느날ㆍ54/기일ㆍ55/대오(隊伍)ㆍ56/첫사랑ㆍ57/가수ㆍ58

제3부

달맞이꽃이ㆍ61/곶감ㆍ62/우체통을봐도ㆍ63/심심산골로산다ㆍ64/폭설ㆍ66/편지ㆍ67/만대루(晩對樓)ㆍ68/산목련ㆍ69/외등ㆍ70/일장연설ㆍ72/산이언제ㆍ73/나를반성합니다ㆍ74/그마을에는ㆍ76/집오리ㆍ77/수박ㆍ78/민둥산ㆍ79/전라도여행ㆍ80/확실한사실ㆍ82

제4부

떠중이심사ㆍ85/고립된날의자유ㆍ86/발걸음ㆍ87/사진ㆍ88/대기막사ㆍ90/사람도나무ㆍ91/여지(餘地)ㆍ92/안개만모르네ㆍ93/군대얘기나오면ㆍ94/인화(印畵)ㆍ96/지도한장ㆍ97/내젊은날ㆍ98/아버지ㆍ100/마지막날ㆍ102/역마ㆍ103/송해선생님ㆍ104

해설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교수)ㆍ105

출판사 서평

김병걸은시인으로서보다〈안동역에서〉등무수한히트곡의작사·작곡가로더많이알려져있다.오죽하면반야월같은작사의‘신’이김병걸을일러‘김작사’라불렀다는일화도있다.그의이름을내건〈김병걸가요제〉가성대하게열릴정도로대중문화에대한그의기여도와영향력은실로엄청나다.그의노랫말은대중들의삶속으로깊이파고들어가그들의환부를건드렸고,위로했고,희망을선사했다.그는고통과욕망과사랑의성감대를건드리는탁월한촉수를가지고있다.그의언어가닿는곳에서고통은더욱고통스러워졌고,욕망은더욱감출수없는것이되었으며,사랑은활화산처럼폭발했다.그는감성의파동을미세하게포착하고증폭하여공적인‘사건’으로만든다.사람들은그의노래에서사랑과슬픔과고통의보편적세계와마주친다.그는흔하고보편적인것을새롭고특수하게만드는능력의소유자이다.
이모든언어‐능력의배후에‘시인’인그가있다.그의시는노랫말의배후이다.그가쏟아낸그모든아름다운노랫말의뒤안길엔시의세계가보이지않는수원(水源)처럼존재한다.그는보이지않는시의정신을노랫말에투과해가시적인것으로만든다.이시집은작사가인그의등뒤에고즈넉하게진을치고있는시인의세계를보여준다.이시집엔폭발이전의마그마처럼웅숭깊고뜨거우나고요한그의내면이웅크리고있다.그는화려하게각광받는노랫말의이면에서질문과성찰을던지는외로운시인이다.

꽃들은보내는계절속에
자신을밀어넣는다

본것과엿들은소문까지숨기지않고
땅에다내려놓는다

무용(無用)한때를헤아려
준비하는꽃들의자세는얼마나경건한가

더는발원(發願)말자
지은허물많아엎드릴무릎조차없는데

눈먼내가
무얼내려놓을수있단말인가
-「하심(下心)」전문

청년의시간이다가올앞을향해있다면,장년의시간은지나온뒤를향해있다.장년의시선을뒤로미는것은어느덧장년앞에불쑥다가온종말의신호,즉“무용(無用)한때”에대한자각때문이다.인간은죽음을경험하지않고도죽음에대하여사유할수있다.이것을하이데거는“죽음에의선구(dasVorlaufenzumTode)”라부른다.죽음에의선구때문에존재는존재에대한질문을던질수있다.이렇게“물음이라는가능성을가진존재자”를하이데거는“현존재(Dasein)”라부른다.현존재는죽음에의선구를통해비로소존재에대해물음(존재물음)을던지며,이를통해서“비본래적존재”에서벗어나“본래적존재”가된다.이렇게존재가자신의고유한존재로돌아가는것을하이데거는“존재사건(Ereignis)”이라부른다.위작품에서시인은죽음에의선구를통하여본래적존재로돌아가는존재사건의자세한과정을보여준다.시인이보기에“꽃들”은시간의움직임에철저하게순종하는존재들이다.그것은죽음에이르렀을때모든것을바닥에내려놓는다.이완벽한순응이야말로자연이보여주는경이로운존재사건이다.시인은지는꽃들을통해자신의죽음을선구하면서존재사건의궤도에자신을밀어넣는다.“눈먼내가/무얼내려놓을수있단말인가”라는마지막연은죽음을선구한존재가던지는존재물음이다.이물음을통하여시인은일상의비본래적상태에서벗어나본래적존재가된다.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교수)

■시인의산문

마음이급하면보일것도안보입니다.자신을제어하지도못하면서나를내세운날들이많았습니다.분명한건세상어디에도없다는것입니다.그러면서도서울에서김서방을찾는나를또발견합니다.지금내가누리는것에대해답해줄방법도모르면서나는또나의세상에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