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에 꽃이 핀다 (김인수 시집)

그 바다에 꽃이 핀다 (김인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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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멈추지 않는 길에 대한 갈망
2009년 《아람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인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그 바다에 꽃이 핀다』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64로 출간되었다. 존재에 대한 탐구와 함께 끝없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시 정신은 앞으로 김인수 시인이 세상에 내놓을 시적 성취에 대해 기대케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자연 사물에 스민 생명의 무늬와 소리를 읽어내는 통찰력은 김인수 시인이 앞으로 이루어 갈 폭넓은 시적 성취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저자

김인수

경북영덕에서태어나2009년《아람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시집으로『분홍바다』『푸른벼랑』『지상에서가장먼것들』이있다.경북문협작가상,경북펜문학작가상,경북여성문학상,경북일보청송객주문학상을수상했다.한국문인협회,경북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반달13/어떤혐의14/고백16/말벌들17/갈겨니18/붓20/씨앗21/여우가산다22/왕피천에서24/설련화25/기러기26/입춘28/오십천29/억새30/아버지32


제2부

전언(傳言)35/편지36/저녁강구38/4월편지39/디셈버40/창포바다42/첫눈43/무섬외나무다리44/모과꽃146/모과꽃247/아랑48/낙화50/숟가락51/그바다에꽃이핀다52/해국54


제3부

별하나57/뚜껑58/아버지의시간60/천변에서62/먼산이되어63/바람의문64/가을마당을쓸며66/풍경68/통증69/무서운비70/충치72/별안간73/복사꽃등밝은데74/하얀수선화76/별리78


제4부

그들만의리그81/섬진강82/장육사84/간월암86/카페에서87/하구에서88/서풍90/길92/송천리호두93/정취암가는길94/이견대(利見臺)에서96/우포97/허준98/한탄강에내리는별빛한채100/독경소리102

해설김만수(시인)/103

출판사 서평

근래발표되는우리시들이안고있는문제들이란무엇인가.이를테면고정관념에사로잡힌상투적이고관습적인인식과표현에경도된시,과도한감정의노출과절제되지않은장황한진술이나서술이주를이루는시들,현란한미사여구와정제되지않은감정이그대로노출되고장식적묘사와넋두리에다름없는시들에대해경계한다.현실의문제에비켜서지않으면서카메라나첨단의광학기계들이포착하고베껴내지못하는그어떤것에시인들은주목해야한다.인간과우주,자연과사물에대한시인만의넓고깊은시안과감성으로써내는시들이야말로쉬독자들이다가올수있는작품이며,그것이문학의본질이고문학의정체성을구현하는일이될것이다.
김인수의이번시집에담긴그의세계관,자연과사물,인간을바라보는구체적인식의틀을살펴들춰보는일은즐거운일이다.이미『분홍바다』,『푸른벼랑』,『지상에서가장먼것들』등의시집을상재한김인수의시에대한진지한자세와시선을읽으면서그의시가지향하는것이무엇인지가늠할수있었다.그의몇몇작품들에서발견되는불교적사유의세계와고향마을을유유히흘러내리는오십천과강구바다는먼데를바라보는시인의눈빛을붙잡고가두는어떤힘이자그의시정신의바탕이라는것을느낄수있다.
김인수의시는형식이간명하고단아하며,깊고진지한사유에서나오는곡진한서정이시편전체를흐르고있다.그의시선은먼곳을바라보며오랜시간기다리며동경하는시심을펼쳐보이고있다.우리가살아가는한생이,걸어가는생의먼길이어찌평평하고오붓한숲길만있었겠는가.시인이걸어온때로는팍팍하고거친,그래서아프고아린길이어찌없었겠는가.그러면서도시인은다시걸어가야할먼길을위해기다림과그리움을동여매고있음을본다.먼산,먼길,먼지평,먼수평으로부터점점떨어져가는자신을발견하고그럼에도다시먼곳을지향하는,깊고그윽한내면을발견한다.시인의이런지향은먼인생길을가느라지친사람들에게공감과함께안식과위안의정감을느낄수있게해준다.이렇듯시는시인정신의압축된총체이면서절제된언어의교직(交織)이다.그런전제아래한편의시를보자.

지나온길의갈피를차곡접어
내좁은미간에꽂아둔다

누구는꽃길이라고했고
누구는세찬빗길이라고했다
아무도가지않은눈길이라고
허공에난바람길이라고

날다시저물고
향하는곳이없으므로
노을속에
쥐고온길가만히내려놓는다
-「길」전문

누구나걸어온생의길이한때는‘꽃길’이라불릴만큼의기가넘치고희망찼던청춘의시간들이있었다.그러나어디기나긴인생길에꽃길만있겠는가.세찬비바람몰아치고거친눈발이몰아치는속으로험산준령을넘어야하는때도있는것이다.시인은자신이걸어온길들을돌아보며“허공에난바람길”이라고,결국은허망한시간속의길이었음을토로하고있다.그간의욕망과탐욕을다내려놓고가만히노을속에눈을감고마음을비우고정리하는이가바로김인수시인이다.
-김만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