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 (김인숙 시집)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 (김인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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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의 시작(詩作)
201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김인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67로 출간되었다. 김인숙 시인은 분방(奔放)하고, 비약적인 발상과 상상력이 첨예하면서도 안정적인 언어의 연금술을 보여준다. 이런 언어 감각은 오랜 연마 과정을 거쳐 다져진 것이다. 김인숙의 시가 낯설면서도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으로 그의 시가 진화했기 때문이다.
저자

김인숙

경북고령에서태어나2010년《월간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꼬리』『소금을꾸러갔다』『내가붕어빵이되고싶은이유』가있고,논문「구상시인의생애와왜관낙동강」이있다.〈신라문학대상〉,〈한국문학예술상〉,〈농어촌문학상〉대상,〈경북작가상〉,〈경상북도문학상〉,〈석정촛불시문학상〉등을수상했다.한국문인협회회원이며경북문인협회사무국장및부회장을역임하였다.현재구상문학관시동인〈언령〉지도교수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집에간다13/랜선하이파이브16/우비18/풀잎의집20/끌22/월대24/지상의연주126/저무는설렘28/꽃은까무러쳤다가핀다230/비추(悲秋)32/겨울새를들이다34/바람의계절36/마성(魔聲)37/흡반40/익숙한것을새롭게보는방식142/익숙한것을새롭게보는방식244


제2부

참빗질47/모시48/소리나무49/새물내50/따뜻한침묵51/홑마음52/물내53/꽃과봄의/사이54/봄결55/새싹56/물감57/풀58/떠도는섬59/환한어둠60


제3부

물살,화살,햇살163/물살,화살,햇살264/황홀한둘레66/팽이의기울기68/지금은창문을열어야할시간70/흔들림소론(小論)72/바람과강과새74/비를대하는방식76/나무의중심은78/나무는나무의몸을모르고80/모서리에기댄사람들82/초록의음계84/물웅덩이86/기억을걷다88/클라우드90


제4부

룰루93/등꽃94/봄눈95/다시봄96/출렁거리는절벽97/격자무늬창98/굳은살을깎으면99/저기어디쯤100/어머니의집101/아버지의토성102/방석세탁104/익숙한풍경106/문이열리다108/용의알110/방석112

해설이태수(시인)/113

출판사 서평

김인숙의시는발상과상상력이활달하고발랄하면서도섬세하고첨예한감성과정치(精緻)한언어감각으로참신하고세련된서정을펼쳐보인다.낯설게하기와감정이입,환상과비약을통해빚어지는풍경들은은유의옷을입으면서다채롭게변주되고내면화되는매력을발산한다.
시인의감각과감성이거시적으로열릴때도미시적인현상들까지거시적으로그려지고,거시적인현상들마저미시적인모습으로환치(換置)되는특유의발상과상상력은각별하게돋보인다.간결하게정제된일련의시편들도시적묘미가투명하게반짝일뿐아니라세상이치와삶의예지가녹아든잠언(箴言)들을떠올려또다르게눈길을끈다.
‘집’을주제로한시들은삶의보금자리이며안식처인집에대해다각적으로성찰하면서모성회귀와귀소본능에착안해정신적인본향의참뜻을일깨우며,집이없거나있어도본향으로서의집이없는사람이나사물들에연민을끼얹는휴머니티를내비쳐보인다.자연현상을바라보면서자신의내면으로시선을돌리고,심상(心象)풍경을자연이나사물에투영하거나투사하는가하면,사람과사람사이에서는삶의파토스에서자유롭지않으면서도순응과관용,상생의미덕을보여주는시편들도간과할수없게한다.
집은생명체의보금자리이며안식처다.움직이며옮겨다니는생명체들은어김없이집을짓고깃들어산다.새생명체가이세상의빛을보면서맨처음만나는세계또한집이다.집에서삶이시작될뿐아니라체험과인간관계도집에서이루어지기시작한다.집은몸과영혼이동화되게해내면성(內面性)을감싸주는가하면,귀소본능과정신적회귀를추동하는공간이기도하다.시인은이사실을“옮겨다니는자는집을짓는다/사람도새도집을짓고/하루가끝나면거기로돌아가쉰다/너구리나두더지처럼동굴을파서잠자는동물도있다/물고기는한적한수초나물때낀돌틈에/하루를쉴거처를정한다”(「풀잎의집」)고환기하면서스스로의몸을집으로내어주면서도정작자신의집은짓지못하고살아야하는풀잎에각별한연민을끼얹는다.

풀벌레의집은있는데풀잎의집은없다
서서일하고서서쉬는
풀잎은참,서럽다
바람에시달리고가뭄에목마를때
피해가거나찾아갈방도가없고
시든노구를누일집이없다
하늘아래바람부는대로
구름이흐르는대로
그저선채로죽어갈수밖에없는것이다
-「풀잎의집」부분

이시에서시인은집없이살다가죽어갈수밖에없는풀잎에인격을부여해“참,서럽다”는표현까지한다.이같은연민은사람들을향해“가난에붙들려발묶인이들은/풀잎의신세”라면서도“서로가서로에게기대는/노숙보다헐벗은/집없는집이풀잎의집”(같은시)이라고‘집없는집’에서살아야하는풀잎을노숙자보다도서러운신세라고본다.역시옮겨다닐수없는식물인나무에대해서도“나무는선자리에서잠이드는노숙이어서/바람을덮으며등을붙이면눕는자리마다집”(「집에간다」)이라고거의같은맥락의연민을보낸다.「풀잎의집」이보금자리이며안식처로서의집을들여다보는경우라면,「집에간다」와「어머니의집」은정신적인본향으로서의집에대해한결깊이성찰하고있는시다.「집에간다」는새끼주머니(집)가있는캥거루가집에가는행위를정신적본향과모성회귀의식에녹이고감싸복합적으로떠올리며,「어머니의집」은정신적본향과진정한안식처에대한연민에무게를싣는다.
-이태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