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많은 근처들 (김만수 시선집)

나의 수많은 근처들 (김만수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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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과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한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김만수 시인의 시선집 『나의 수많은 근처들』이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꾸준하게 자기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온 김만수의 이번 시선집은 그동안 출간했던 10권의 시집에서 골라 엮은 것이다. 민중의 애환과 약자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온 김만수의 삶과 그의 시력(詩歷)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김만수

시인
1955년경북포항에서태어나1987년《실천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소리내기』『햇빛은굴절되어도따뜻하다』『오래휘어진기억』『종이눈썹』『산내통신』『메아리학교』『바닷가부족들』『풀의사원』『목련기차』『아픈나무에서아픈나무들본다』가있으며,장편서사시「송정리의봄」을발표하기도했다.현재한국작가회의,포항문학회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해양문학상〉을수상한바있다.

목차

제1부아무것도아닌것에대하여
목간(木簡)ㆍ15/미소ㆍ16/아무것도아닌것에대하여ㆍ18/마지막미션ㆍ20/월성(月城)ㆍ22/고라니ㆍ24/사소함에대하여ㆍ25/왕의길ㆍ26/4월경주ㆍ28/국도(國道)ㆍ30/다시크리스털ㆍ32/첫그릇ㆍ34/망천리(望泉里)ㆍ35/덕조아재ㆍ36/기린ㆍ38/시선ㆍ40/달개비꽃ㆍ42/무인(拇印)ㆍ43/주소ㆍ44/가을시향채ㆍ46/목련기차ㆍ48

제2부다시삼포(森浦)
산내통신ㆍ51/광장에서ㆍ52/편지ㆍ54/소포ㆍ56/소리내기3ㆍ57/왕릉다방ㆍ58/에이란쿠르디ㆍ60/마지막풍경1ㆍ62/다시삼포(森浦)ㆍ63/후산압도ㆍ64/청령포1ㆍ66/고등어ㆍ67/풍경ㆍ68/아무도햇살바다를향해문을열지않는다ㆍ70/여남바다ㆍ72/봄청계리ㆍ74/준서네기차ㆍ75/노길이ㆍ76/그들ㆍ78/길ㆍ80

제3부밥한그릇
동해국민학교ㆍ83/빼갈ㆍ84/술밥ㆍ85/용화사ㆍ86/빈집ㆍ87/운문재ㆍ88/서울역ㆍ90/잠자는방이슴ㆍ91/강가에서ㆍ92/오전리ㆍ94/여남바다1ㆍ96/사진ㆍ97/제노사이드ㆍ98/뻐꾸기ㆍ100/저장강박증후군ㆍ101/병동에서ㆍ102/하송리거미ㆍ104/일월동ㆍ106/일원동1ㆍ107/밥한그릇ㆍ108

제4부나의수많은근처들
사과나무모텔ㆍ111/소리내기2ㆍ112/후에ㆍ113/체크무늬ㆍ114/추령(楸嶺)ㆍ116/목은(牧隱)편지ㆍ117/논리적밥상ㆍ118/대흥동ㆍ120/도살ㆍ121/섬ㆍ122/이불ㆍ124/오줌ㆍ126/시인Kㆍ127/하모니카ㆍ128/사월(沙月)ㆍ130/순음청력실에서ㆍ132/목련꽃목댕기ㆍ133/문ㆍ134/새벽행음(行淫)ㆍ136/여수ㆍ138/근처ㆍ140

제5부늦은나무를심었다
쉰ㆍ143/청송(靑松)ㆍ144/백화(白花)에게ㆍ145/얼음소녀ㆍ146/욤키푸르ㆍ148/솔의눈ㆍ150/겨울죽천리ㆍ152/문(門)ㆍ153/나무전봇대ㆍ154/통일선봉대ㆍ156/불꽃ㆍ157/나무의집ㆍ158/풀의사원ㆍ160/깃발횟집ㆍ161/소리내기4ㆍ162/심정(心淨)도예ㆍ164/슈퍼문ㆍ166/그해가을1ㆍ167/정물혹은자화상ㆍ168/소리내기7ㆍ170/몸에게1ㆍ172

해설김용락(시인)ㆍ173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김만수시인은등단한지36년된한국시단의중견시인이다.지금까지첫시집『소리내기』를비롯해모두10권의시집을냈다.대략3년반에한권의시집을낸것으로보아창작에매우열성적인시인이라짐작할수있다.교단에서아이들을가르치면서결코적지않은시집을낸것은그의문학정신의충일성뿐아니라자신의삶자체에도치열했다는사실을반증하는표시이다.시집을낼때마다매번한국시단의화려한스포트라이트나열렬한지지를받은것은아니지만,그렇다고수준이떨어지는시집을자기염결성없이마구낸것은더욱아니다.나도그간에시인이낸10권의시집을시인의호의로다읽은바있지만아름답고수준높은시집을꾸준히내온시인의시에대한애정과성실성에경의를표한다.소위중앙문단에서멀리떨어진지역에서쉬지않고시업(詩業)의밭을일구어가는이런자세야말로지역문학발전의중요한주춧돌이며중앙일변도의문화현실에강력하게저항하는문화분권의중요한전거라고생각한다.
이번시선집에서보여주는시의형식적특성은대부분시편이20행을넘지않는전통적인단아함이다.언어의절제와축약을통해지나친상상력의비약을통제하면서아름다운서정성으로독자들의정서적반응을유도하고있다.요즘우리시단의일부에서보이는이해하기어려운난해함이나참기힘든장광설을철저히배제하고있다.이런시적태도역시‘시는곧도(道)와같다’는도학자들의수행정신과같은점도김만수시인이교육자와개신교회장로직분의종교인이라는사실과연관이있는게아닐까추측해본다.전체적으로서정시가이시선집의중심이다.알다시피서정시란시인의주관적인감정을시적대상물에투사시켜비유를통한형상화,상징등으로독자들의감동을자아내는시적방법이다.

이슬처럼머물다
먼강물소리에묻어가는
그대를따라갑니다
사랑은
아슬한굽이마다내걸린
희미한등롱이었지요
그대사랑하는저녁을
여기
마디마디새겨보냅니다
청댓잎새순으로
다시피어오르시어
푸른마디마다매단
눈물방울들
보십시오
-「목간(木簡)」전문

산역(山驛)
눈보라속
자욱한눈바람밀며오는
엔진소리들리면
오래서있던숲정이갈피마다
창을내리고
등불하나씩내겁니다
누군가전설이새겨진
하얀꽃잎을건네며
사부자기
순은(純銀)의단추를여미는밤
가지끝마다
기차는와닿아
세상을향해
환한
개찰구엽니다
-「목련기차」전문

인용한시「목간(木簡)」과「목련기차」는두편다투명하고맑은서정성으로빛난다.목간은종이가발명되기전에나무에새긴편지를말한다.“사랑은/아슬한굽이마다내걸린/희미한등롱이었지요”라고시적화자는말한다.생의아슬한굽이에걸려외롭거나슬플때사랑은희미한등롱처럼빛나면서그를위로하는것인지도모른다.그리고목간에다가“그대사랑하는저녁을/여기/마디마디새겨보냅니다”라고말할때,사랑은우리의삶을비추고행복으로이끄는등(燈)이된다.그래서사랑이여청댓잎으로다시피어나슬픔과서러움의눈물을봐달라는기원의시가된다.그사랑의기도를목간에다새기고있는시라고볼수있다.그런데여기서목간은어찌보면먼강물소리에묻어따라가는시적화자의마음인지도모른다.
「목련기차」는목련이피는장면을기차에비유하고있다.그런데그비유가서정적이고아름답다.눈보라치는산역은상상만으로도시적감동이물밀듯이밀려와풍요롭다.눈보라를헤치고달려와순은의등불을다는목련은얼마나아름다운가?어쩌면우리인생이그런것인지모른다.힘듦과곤경의눈보라를헤치고달려와마침내목련꽃같은환한꽃하나피우는것이야말로인생의지난한진면목이자목표인지도모른다.이시는표면적으로는목련을이야기하고있지만심층적으로는눈보라속을달리는기차와같은우리들의삶을이야기하고있는것이리라.
-김용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