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봄 (이명덕 시집)

당신에게 봄 (이명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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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영혼의 순례지를 찾아서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명덕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당신에게 봄』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75로 출간되었다. 이명덕 시인은 물질 욕망이 비등하는 삶을 당연시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복원해야 할 영혼과 정신의 세계를 제시하면서 내세보다는 현세의 삶을 성찰한다. 하루의 생계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현실을 대면하는 자세, 그러면서 영혼의 순수성과 평안을 말한다는 점에서 시인의 언어는 그대로 잠언시라 할 수 있다.
저자

이명덕

전남화순에서태어나한신대학교문예창작대학원을졸업했다.1997년《현대시학》으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도다리는오후에죽는다』『그여자구름과자고있네』『스펑나무신전』『사당동블루스』등이있다.현재한국시서울문학회부회장을맡고있다.

목차

제1부
목자13/초록발전소14/눈이밝습니다16/계절의가르침18/돌틈에뜬별20/당신에게봄22/따뜻한꽃23/나를재는저울24/겨자씨26/터널은끝이있다28/소리를찍다30/메갈로케로스31/납작한중력32/꽃의약속34/묵언수행36

제2부
유혹39/돌40/목디스크42/용서44/세수45/백지46/생전장례식48/자가격리50/뒤처진영혼51/손님들52/껌과볼펜54/금식56/흉을정리하는시간58/반성60

제3부
기도의방식63/돌탑쌓기64/긴츠기66/기도의힘68/감사한것들70/껍질71/고마운구속72/바이러스74/쭉정이76/늙은호박78/달항아리79/쌓아놓은단어들80/양손저울82/알곡84

제4부
내영혼의순례지87/대장간의성자88/석고주먹90/열두색92/왼손의발견94/벧엘로가자95/동주공제(同舟共濟)96/떨기나무98/학희(學喜)를그리며100/청지기102/포플러의말104/큰말과작은말106/축제108

해설김효숙(문학평론가)109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이시집에실린시들은화자의마음깊은곳에서우러나온기도의언어다.이를이해하기위해신약성경을근간으로기독교문학사를일별할필요가있다.성경기반의문학사가약2,000년간이어져오는동안이만한스테디셀러도없었다.그중시편과잠언의상징·비유법은서양문학뿐만아니라현대시에서도여전히유효한미학적운용방식이다.정신과물질간관계를첨예하게다룬다는점에서도시와종교의사유범위는겹친다.하지만방법적차이와목적의식의차이때문에시와종교정신은본질적으로다른갈래에놓이게된다.종교는규범의양식이지만문학은그로부터자유를꾀하는발화라는점에서그러하다.
시인-신앙인은왜,무엇을위하여시를쓰는가.시인이면서신앙인이라는모순때문에세속의언어와시언어간충돌이일어날것임이자명한데도이명덕시인이추구하는진선미는변함이없다.휴머니즘기반의공동체윤리중에서도순종·영혼·구원·박애·회개·구휼·평등사상등성경에기반한실천요소들이그것이다.시인이쓴것처럼시인-신앙인의윤리는“잘못쓴글자하나가/신(神)을욕보일수도있”(「백지」)다고보고언어과잉을경계하는데서도확인된다.이는말과글의아름다운“배열”을훼손하지않으려는의지를반영하며,시를단지미학적기능으로만여기지않고실천의가능성을열어놓는기도의형식임을일깨운다.이렇게순연한윤리감각에서비롯된이시집의언어는신앙과거리를둔누군가에게는모호하고관념적으로읽힐지도모른다.

잘못쓴글자하나때문에
온여백을구겨버린일있다
잘못쓴글자는폭력이된다

백지위에글을쓸때마다
글자에무슨오물이묻진않았는지
어떤미움과회초리가
들어있지않나살피게된다

잘못쓴글자하나가
신(神)을욕보일수도있음을

객관을주관으로
오묘하게말하지말일이다
완벽한주관은객관으로통한다고
설득하려하지말일이다

그리하여빼곡하게들어찬
나의글자들이아름답게배열을이룰
한편의시와
잠언들
-「백지」전문

시인은진리의말인큰말만으로는이세계와인간의삶을다표현할수없다고본다.같은이치로세속의말인작은말만으로는로고스에도달하기어려우므로큰말과작은말은언제나서로를불러들이는언어라고생각한다.“크나큰말”과“아주작은말”(「큰말과작은말」)의불화와갈등을수시로경험하는그이지만어느한쪽의지배적지위를말하지는않는다.위의시는사람이그러하듯언어도인접한언어들과의관계안에서그의미가순차적으로드러나는이치를일깨운다.부족하거나과잉인언어,객관의주관화나주관의객관화도경계해야한다고보면서객관만으로도주관만으로도온전한진리의언어는될수없음을전한다.
-김효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