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녹색의 피를 가졌다 (류근홍 시집)

풀은 녹색의 피를 가졌다 (류근홍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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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쉴 새 없이 솟아나는 언어의 샘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 누구보다 혹독하게 시를 쓰고 있는 류근홍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풀은 녹색의 피를 가졌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45로 출간되었다. 류근홍 시인의 시에서는 유쾌하고 정의롭고 순수한 시인의 품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타인의 생로병사와 인생살이의 희로애락과 자연의 영원회귀를 잘 지켜보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우선 시편이 어렵지 않아서 좋고, 시인의 생생한 체험이 느껴져서 좋고,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뚜렷해서 좋다. 하지만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시인은 종종 지상의 뭇 생명체에 대해 아파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또한 시인의 추억담, 즉 지난 세월의 삶과 꿈에 대한, 투병과 치유에 대한,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얘기를 듣다 보면 독자 여러분은 어느새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있을 것이다.
저자

류근홍

충남공주에서태어나서울과기대문예창작학과졸업,중앙대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2018년《미래시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고통은나의힘』『당신덕분입니다』,산문집『너희하나님여호와께서』등이있다.성호문학상,경기도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당신을꿈꾸다ㆍ13/노인되기ㆍ14/바늘ㆍ16/습작의시절ㆍ18/제비꽃ㆍ19/말몰이ㆍ20/지렁이ㆍ22/여름의끝자락ㆍ24/장맛비ㆍ25/조급한꿈ㆍ26/기다림ㆍ28/슬하ㆍ29/지금처럼ㆍ30/물망초ㆍ32/텃세ㆍ34

제2부
고백ㆍ37/풀은녹색의피를가졌다ㆍ38/기둥ㆍ40/흙ㆍ42/뿔ㆍ44/난청ㆍ45/성묘ㆍ46/거울ㆍ48/김장하는날ㆍ50/처형ㆍ52/훈장ㆍ54/발을묻고듣는이야기ㆍ56/당신은블랙홀ㆍ58

제3부
감시카메라ㆍ61/손ㆍ62/소잡는날ㆍ64/몸ㆍ65/검진ㆍ66/새벽두시ㆍ68/빈집ㆍ70/태풍ㆍ71/그대라는선물ㆍ72/그래도새날은온다ㆍ74/돌아오지않는것들ㆍ76/코뚜레ㆍ77/태풍의눈ㆍ78/마네킹ㆍ80/바리캉의시대ㆍ82

제4부
이세상이아직아름다운이유ㆍ85/봄의주연ㆍ86/지게ㆍ88/늦여름ㆍ90/능수버들ㆍ91/승화루홍매화ㆍ92/한해끝자락ㆍ94/혓바늘이입속을지배할때ㆍ96/그리움ㆍ97/동백꽃종갓집ㆍ98/나비의생ㆍ100/흙수저ㆍ101/봄날ㆍ102/아버지ㆍ104

해설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ㆍ105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류근홍시인은시단에나오기직전,산문집「너희하나님여호와께서」를낸적이있다.네가지암과의사투와여섯번의암수술을극복한저자가펴낸신앙간증집이다.이책을낸이후여러교회와모임에가서신앙간증을한것으로알고있다.늦깎이로서울과학기술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나온그이기에회복이후시에대한열망이불타올랐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전문가과정에와서시창작의방법을심도있게공부하고선등단도하고시집「고통은나의힘」과「당신덕분입니다」를펴내두차례문학상을받기도했다.이들3권의책은하나님여호와가나에게이런시련을준이유가도대체어디에있을까,천국문턱까지갔었던나를살려내신이유가어디에있을까에대한신앙적탐구였다고할수있다.생사의기로를헤매면서류근홍시인은시를썼고,그시는수많은사람에게희망과용기를주었다.이들3권의책은정말눈물겹다.생각을한번해보시라.말이쉬워네가지의암과여섯번의수술이지투병의과정은혹독하였고치열했을것이다.
그는지금도정기적으로병원에다니면서암세포의준동을체크하고있는중이다.하루하루가살얼음위를걷고있는것과다를바없다.2020년2월26일에두번째시집을냈으니어언5년의세월이흘렀다.그는그간무엇을하고있었던것일까?
물론시를썼다.그런데어떤시를?해설자는이것이너무나궁금하였다.신앙시를많이썼겠지만그런시만쓰지는않았을것이다.그궁금증이이번에보내온시집원고를통독하면서풀렸다.그는자신의삶과꿈을,일상과사유를이런식으로풀어가고있었구나,무릎을치며감탄하고감동하였다.이해설문은그감탄과감동에대한기록이다.시집의제일앞머리에놓인시부터보자.

나는늘꿈꾼다
사랑이곁에있어주기를

그리고생각한다
가까이있어도온전히품을수없는
부족한내사랑에대하여

사랑의표현이사라진것에대하여
무뎌진마음의거리에대하여
-「당신을꿈꾸다」전반부

우리는태어나서죽을때까지타인과관계를맺으면서살아간다.부모·자식관계,형제지간,친척,배우자,학교친구,직장친구,동네친구,동료…….멀어졌다가가까워졌다가하면서지내다가결국은사별한다.그런데이시의화자는당신과의사랑을꿈꾼다.안타깝게도,영원한사랑은불가능하다.게다가사별이아닌이별이라다시금사랑의꽃을피우기를염원한다.마음의거리가멀어진것에미안해하면서다시금그열렬했던때로돌아가기를바란다고고백한다.

각자의영역은늘어나고점점틈은벌어진다
안전한지점으로들어갈수는없는가

첫만남은덤덤해지고
화려했던꽃들은무색하지만

당신밖에서이토록서성이는것은
여전히내안에당신이살고있기때문
-「당신을꿈꾸다」후반부

당신을알게된지도꽤오래되어어느덧무덤덤해지거나무심해진사이가되고말았다.하지만화자는나는당신으로부터멀어진적이없다고새삼스레고백하고있다.표현은살갑게하지못하였지만마음속으로는늘그대를보고싶어하였고,사랑하고있었다고말한다.이고백은시인이자기아내한테하는것일까?아니,긴세월동안간병을해준아내를포함한주변의모든지인들에게하는사랑고백일것이다.
-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