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비율 (강명자 시집)

희망의 비율 (강명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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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활을 받아쓰기하듯 그려낸 삶의 궤적
2014년 《문예사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강명자 시인의 첫 시집 『희망의 비율』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87로 출간되었다. 강명자의 시는 맑다. 그 맑음은 세속의 때가 묻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순수한 심성이 강명자 시의 바탕인 셈인데 그 순수함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의 메시지가 독자들의 가슴에 그대로 전이될 것이다. 어렵지 않게 잘 읽히는 것이 일견 쉽게 쓴 시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시집을 끝까지 정독해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눈치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강명자의 시선이 늘 아래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 소외된 이웃에게 따듯한 곁을 기꺼이 내어주는 마음이 바로 강명자 시의 힘이다.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일궈낸 강명자의 이 첫 시집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강명자

경남의령에서태어나2014년《문예사조》로등단하였다.현재의령예술촌회원,가락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미소천사13/감자꽃14/사진한장15/받아쓰기16/파문을낳는연못18/그리운나무그늘19/자운영꽃20/시침질22/살다보면23/어깨너머24/숨어피는녹꽃26/바람개비27/다정한봄볕28/끝나지않는식사30/반찬이반갑다31/익숙한하루32

제2부
희망의비율35/탓36/요즈음박꽃38/전답일기장39/타이밍40/어린날의꿈42/빗돌43/선거벽보를보면서44/돌탑46/와디처럼47/장독대48/믿는구석50/지게와지겟작대기51/아이처럼52/소뿔54

제3부
부모57/소와아버지58/나처럼은살지마라60/숨바꼭질61/풀의비명62/뒤늦은꾸지람64/사막의눈물65/이승의사랑66/깨어진유리병피하기68/금기어69/사라진이름들70/부탁72/재벌가계도73/잠결74/물안개76

제4부
흑백사진속소녀79/먼산80/가려진봄81/꽃지게82/꽃피는언덕84/봄날이다85/밤이자란다86/부채라는이름표88/보리누름이면89/지워지지않는풍경90/곡소리92/화풀이93/피안의출구94/뱃살96/아저씨이름97/나의메시지98

해설전문수(문학평론가·창원대명예교수)99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인생은시침질인가박음질인가?이질문을강명자의시집발문초두(初頭)서언으로먼저던진다.우리동양의시는본래불경의화두풀기처럼인생을화두참구(話頭參究)해야숨어있는깊은시적미의식을획득하는것에서출발했다고본다.
강명자의시는자기의인생살이에서실제하면서알아차린체험이아니면어떤시류나시풍도따라가지않는고집이있다.시류의풍에편승해서지어내려하지않고진솔한인생의화두를찾는작시태도가올바르다는것이다.자기삶이담기지않는시를언어로조작하려는태도는전혀하지않기에강명자의시적정념을건져낸시는인생의시침질이다.평생죽는날까지인생은박음질이안되는것이맞다.
시는하나의사물에대한화두탐구와같다고보면된다.아래인용시「시침질」은시를시침질한다는언어탐구내용을밝히는것과같다는뜻이다.이때시침질이란말은바느질의옷감설계처리방법이지만이용어는모든설계그리기와같은광의의의미로동일성화되는공유어가된다.이런방식을모든분류학의동일성규정원리라고보기도한다.
솜이불바느질의시침질과시의구조설계하기는그기능면에서동일하거니와이는비유법상으로는은유의기법범주에다들어간다.시쓰기에서이런돌려쓰는언어기술을알고있다면이미시인은세상의모든사물과함께하며살수있는기초자질이쌓였다고봐도과언이아니다.시집을일별하면서즐겁게평설발문을쓸수있겠다싶어바로마음이놓였다.

솜이불시침질에콕,
찔린손가락이
나를덮어온삶의섶자리를
촘촘깁습니다

네모서리가한땀씩
중심을잡아가는이불

매듭을묶기도하고
끊어놓기도하는한페이지문장처럼
때로는깊숙이부끄러움도감치며

아슬아슬아린마음조각들붙잡고
밤새워풀다가묶었다가

내삶을콕콕찌르는박음질
아직도작시시침질중입니다
-「시침질」전문


예전에는우리삶의겨울나기에서가장친근한것은편안한잠자리의솜이불이아닌가한다.온도의예민함이솜이불이고보면인생의삶과는안성맞춤의시어이고시적주요화두풀이가될것이다.물론사람마다다다르다는것은,이것역시시침질일수밖에없다.
우선, 이시를보면시인의사물보는시적안목이든든하다.이정도로인생을화두풀이로볼줄알면앞으로의시적사물처리능력의신뢰는튼튼하다고본다.이제시를참으로즐길줄아는자리에들었다고믿어진다.역시시는밤새워시침질하는그맛에쓰지않고는못배기는것이다.
-전문수(문학평론가·창원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