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아이들의 체온으로 쓴 시조
201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김미린(본명 김미경) 시인의 첫 시조집 『해 뜨는 보건실』이 가히 시선 015로 출간되었다. 당신 곁에는 아직 피지 않은 꽃이 있는가. 현직 보건교사인 김미린 시인은 그 꽃에게 물을 주고 등을 토닥이며 말한다. “불씨는 살아 있다”고. 말보다 먼저 웃거나, 말보다 늦게 우는 이들에게 이 시집은 상냥하고 위험하며, 무엇보다 용감하다. 삶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가장 강한 울림으로 번져간다. 울지 않고 젖는 방식으로, 소리 없이 피어나는 시처럼 다정하고 의연하다. 김미린 시인의 시조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낮아지는 쪽을 택한다. 바닥을 딛는 감각, 바람에 기대는 기술, 피지 않아도 살아 있는 꽃의 태도에 주목한다. 시인은 모든 것을 세 줄 안에 눕히고, 조용히 숨을 불어넣는다. 자리를 채우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체온이다. 단단한 것들이 흐트러지고, 예쁜 것들이 무너져도 온기는 변하지 않는다. 이 모두가 이 시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201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김미린(본명 김미경) 시인의 첫 시조집 『해 뜨는 보건실』이 가히 시선 015로 출간되었다. 당신 곁에는 아직 피지 않은 꽃이 있는가. 현직 보건교사인 김미린 시인은 그 꽃에게 물을 주고 등을 토닥이며 말한다. “불씨는 살아 있다”고. 말보다 먼저 웃거나, 말보다 늦게 우는 이들에게 이 시집은 상냥하고 위험하며, 무엇보다 용감하다. 삶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가장 강한 울림으로 번져간다. 울지 않고 젖는 방식으로, 소리 없이 피어나는 시처럼 다정하고 의연하다. 김미린 시인의 시조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낮아지는 쪽을 택한다. 바닥을 딛는 감각, 바람에 기대는 기술, 피지 않아도 살아 있는 꽃의 태도에 주목한다. 시인은 모든 것을 세 줄 안에 눕히고, 조용히 숨을 불어넣는다. 자리를 채우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체온이다. 단단한 것들이 흐트러지고, 예쁜 것들이 무너져도 온기는 변하지 않는다. 이 모두가 이 시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해 뜨는 보건실 (김미린 시조집)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