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리움은 안녕한가요 (송성련 시집)

당신의 그리움은 안녕한가요 (송성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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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신’이라는 대명사가 내 것이 되기까지
2018년 《예술가》로 등단한 송성련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의 그리움은 안녕한가요』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90으로 출간되었다. 송성련 시에 나타난 ‘당신’은 시편에 따라 구체적 대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 없는 과거의 어떤 추억의 대상이기도 하고, 불특정 가상의 대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는 다수의 시편에서 ‘당신’을 호명한다. 이 수많은 ‘당신’들은 독자에게 적지 않은 궁금증을 준다. 하지만 시집을 읽어가다 보면 ‘당신’은 독자를 유혹하는 시인의 전술임을 알게 된다. 그렇게 당신은 구체적인 누군가를 지시하는 대명사가 되기도 하고, 막연해서 잡히지 않는 어떤 관념적 대상이 되기도 한다. 송성련 시인은 ‘당신’이라는 2인칭 대명사를 다양하게 활용해 그리움과 외로움, 희망의 쓸쓸함의 폭을 증감시킨다. 이는 독자에게 시에 대한 호기심과 정서적 쾌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저자

송성련

경남사천에서태어나2018년《예술가》로등단했다.산문집으로『젖이돌다』가있으며,부천여성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불러오기13/꽃사과나무와비둘기와14/매화피다16/완곡한슬픔17/붉은발농게18/빨래판20/낫의정령22/함만져보자23/붉은이끼24/붉은멍26/그게뭐라고27/나언제이렇듯깊고28/아야진해변에서30/매미32

제2부
비의동화35/한밤중목련앞에섰습니다36/어디아픈거야38/작약40/초겨울풍경41/어느바람을만나42/무료급식소44/구룡사법문45/향기46/혼자가아니에요48/당신의그리움은안녕한가요49/선재길에서50/합장52/혓바늘만돋아나54

제3부
하울링57/포도먹는방법58/구절초60/민물가마우지61/목련나무를보다가62/라일락64/만공토굴에와서65/덩굴장미66/공기뿌리68/물음표70/자목련71/난파선72/부추전74/다시만나요76

제4부
참다행입니다79/남방돌고래80/초한자루82/첫눈오던날84/수타사계곡에서85/바래복사나무86/춘백88/백순이90/마시란해변92/플라타너스93/주상절리94/상족암에서96/안동에서98/다시봄100

해설공광규(시인)101

출판사 서평

송성련은다수의시편에서‘당신’을호명한다.이많은‘당신’들은독자에게많은궁금증을준다.‘당신’은독자를유혹하는시인의전술임에틀림없다.시를읽어가다보면결국당신은구체적인누군가를지시하는대명사가되기도하고,막연해서잡히지않는어떤관념적대상이되기도하는것같다.시인은‘당신’이라는2인칭대명사를다양하게활용해“그리움과외로움,희망의쓸쓸함”의폭을증감시켜독자에게시에대한호기심과정서적쾌감을가져다준다.

두꺼운커튼을젖히고
무심히내다본창밖

연분홍잇몸드러내고
새하얀젖니로
봄을깨물고있는매화

한걸음에달려나갔다

당신,
언제부터서있었던거예요?
-「매화피다」전문

인용시는단형서정시의절창이라고할수있다.무심과우연에서놀라움을맞는시인의서정적충동을극적으로표현하고있다.연분홍잇몸과새하얀젖니,매화가봄을깨물고있다는감각적비유와심상이빛난다.아무튼무심히내다본창밖에피고있는매화에대한놀라움,매화를향해달려나가는화자의행동,매화에서환기하는‘당신’이독자에게시읽는즐거움을선사한다.당신은매화일수도있고매화처럼환하고깨끗한어떤대상일수도있다.다른시「자목련」의의미구조도「매화피다」와같다.화자는자목련이핀목련나무에게“당신은아시나요/계절을잊은채/열망의꽃피우고픈제마음을”이라며당신을호명한다.당신은자목련꽃일수도있고,실제존재했던어떤인물이거나어떤상상속의대상일수도있다.애매성을활용한시인의전략이다.

위잉하는기계음소리에창밖을내다봅니다
화단의웃자란망초꽃
예초기에잘리고있었지요
들판에자리했다면잘려나가지않았을텐데
초록내음이슬픔으로퍼지더군요
삶의중심부로들이지못한당신을
아주잠깐생각했어요
인연이아니게된당신이지만
마음만은완전히잘려나가지않고있었나봐요
며칠뒤
주저앉은망초꽃거두어진자리에
키작은풀들이땅을덮고있는모습
슬픔이완곡하게자라고있었지요
-「완곡한슬픔」전문

이시는반전의절창이다.시인의밀도있는비유와시적구성능력을잘보여주고있다.예초기에잘려나가는망초꽃대와잘려나가도서서히자라는풀에인간의인연과운명을비유하고있다.망초꽃은화단에피어있기때문에예초기에잘려나가야한다.들판에자라고있었다면잘려나가지않았을것이라는평범한진술이깊은의미를암유한다.화자는풀이잘려나가면서풍기는냄새에서슬픔을환기한다.사람도결국은상대의중심부로들어가거나들어가지못하면눈앞에보이는상황처럼서로이별의운명을맞을수밖에없을것이다.그러나이별은하지만마음은꺼지지않고남아있을수있다.어느상황에서는마음이란물건은잘라도다시자라나는풀처럼,망초꽃대처럼완곡하게자란다.
-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