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몽유와 몽상의 행복한 시 읽기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정란 시인의 『여우장갑』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93으로 출간되었다. 최정란 시인에게 있어 여우장갑을 낀 여우는 또 다른 시적 자아이다. 최정란의 여우는 메말라 있지 않고 동화적이며 나이를 먹지도 않는다. 현대적 문명의 흔적도 없고 고작해야 직립과 피라미드를 이야기할 정도이다. 자유롭고 편안하며 유기적이다. 여우장갑의 주인은 현명하여 제 몸을 드러내지 않고 덫에 걸리지도 않는다. 수유는 양육의 자연스런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익사에의 공포를 동반한다. 물에 빠져 허둥거려본 사람은 이 기억을 무의식에 저장하고 있다. 최정란의 시편에는 불길이 지펴져 있다. ‘나무와 접 붙고 싶다’는 시인의 세계는 폭발 직전의 불온함으로 가득 차 있다.
여우장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