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에덴동산 (임미양 시집)

나의 작은 에덴동산 (임미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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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 내면의 성찰과 시적 형상화
2018년 《표현》으로 등단한 임미양 시인의 첫 시집 『나의 작은 에덴동산』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98로 출간되었다. 임미양의 시집을 읽다 보면 그의 시가 인문학적 편향으로, 그리고 형이상학적 경향을 띠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작은 에덴동산』의 세계는 인문학적 철리(哲理)를 담지하는 동시에 어떤 사상에 접근하거나 독해하는 삶의 자세를 표상하고 있다. 그것을 시적인 서사 구조나 형상화로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다. 시의 요건이나 체질 갖춤도 옹글고 바람직하여 믿음직하기 그지없다. 이 시집을 읽는 것은 임미양 시인의 자아 안에 켜켜이 쌓인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충돌과 융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자

임미양

이화여대영어교육과및동교육대학원졸업.원광대한의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한의학박사.전주태양한의원장.2018년《표현》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전북시인협회,전주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명왕성13/섬14/고독16/사랑꽃17/별이빛나는밤18/꽃샘추위20/강21/귀뚜라미22/달과부꾸미24/늙음에대하여25/난제26/커피28/그땐몰랐었네29/그림자로살기30/알로에32

제2부
프리다칼로35/고로나는유튜버다36/내뼛속의목소리38/카데바140/카데바241/세족식42/이명44/선미촌46/균형의연습48/만신49/용수그리고또다른용수50/라그랑주점에서쓴편지52/발효의시간54/끝까지간다56

제3부
잊힌사람59/무명씨60/덕분에61/코로나19교향곡62/도토리64/오늘하루만65/오만66/마가렛꽃68/자몽자몽69/우주70/제4처72/벚꽃과민들레74/응답76

제4부
수니,타투를입다79/오,오덕씨80/절규82/소나타83/포커페이스84/패터슨과불도그,/마빈86/갈색벽화88/엄마,지하철을걷다89/레몬오렌지나무90/크림빵92/페이스메이커93/할머니유모차94/도라지나물볶으며96/나의작은에덴동산98

해설소재호(시인·문학평론가)99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왜문학인가’란질문은이미문학인에게참신한물음은아닐터이다.문학에의향유는문학인에게체질화또는본질화되어버린,그러니까문학이곧인생이란융합적통섭(統攝)을건너온바이기때문이다.시의상징성에대한논법은임미양의시를평하고설하기위해선필연적해법인셈이다.인간본질의진리성,대아(大我)로넘어가는자아의확대성,‘사람이곧하늘이다’라는동학적우주관에진입하고있는소위우주화의화법이임미양시인의의식구조안에가득넘친다.이때교응(交應)의미학이언급되지않을수없으며시의상징과시적철학문제를거론해야마땅할것이다.
상징주의는개체대상에대한인식론으로부터출발해모든현상적인존재양식에있어서가변적이고가멸적인가상에불과한것임을간과하고,인식대상의가상성을극복하기위하여그것의실상으로간주되는실체적본질탐구에힘을기울였다.이때실체즉본질은시간성을초월해영원불멸하고절대적인것이되어야하기때문에그것이일종의관념에맞닿아있어야함을알게되었다.그본질이현상적존재와유리되어있거나대립되어있으면모든개체가이원론적모순에빠지게된다.이를극복하기위해서현상적존재가완전한실상으로존립할수있는근거를정립하고,철학적탐구와시적성찰에부단히노력을기울여야한다.존재와본질간의,가상과실상간의,형식과내용간의,요컨대의미하는것과의미되는것간의조화로운합일을도모하고실현해야하는것이다.
결과적으로상징주의는이원론적인식론으로부터출발하여변증법적지양을통해존재론,본질론을거쳐관념론즉플라톤적‘이데아’의세계를실현하게된다.궁극적으로‘이기합일’하고‘색즉시공(色卽是空)공즉시색(空卽是色)’이되는실상론(實相論)에도달하게되는것이다.이와같은상징주의철학적탐색은시의이론에서더욱두드러지게그결실을맺은바,소위‘상징’과‘교응’의이론에접근하게되는것이다.

뿌리를깊숙이내리고
사람냄새를맡고사람소리를듣는다

바람에흔들리며
하늘을노래하고하늘소리에귀를댄다

하늘과땅의주고받는속삭임
그속에하늘과사람과땅을담으니

드디어
세상을여는꽃이된다
-「사랑꽃」전문

‘사랑꽃’은한갓한그루의식물이아니라,이미의인화되어있으며,남녀간사랑따위의너스레를떠는화두가아니다.우주화로확대되어가는성현의반열에속하는존재자로돌올하게설정된전지전능의역량발휘자이기도한것이다.시의메시지가너무나광활하고,큰사유에서비롯됨으로연유하여그파장은사뭇천리에뻗는다.천지인(天地人)을일컬어삼재(三才)라하거나삼령(三靈)이라한다.동시에이삼재는신령스러운존재로서만물의근원인것이다.동학론에서‘사람이곧하늘이다[人乃天]’를이시에서구현하는듯하다.
노자는천지의신묘함을‘가믈코또가믈토다.뭇묘함이이문에서나오는도다[玄之又玄,衆妙之門]’라고하였다.‘가믈타’는‘가물다’라거나‘검다’란말이아니라‘오묘하다,신묘하다’등의뜻을지닌예스러운말이다.‘사랑꽃’을내세워천지의신비함을또는우주의진리운행을듣고깨치는대각자(大覺者)로설정함에대하여필자는경이로움을금치못한다.‘듣는사람[聲人]’을[聖人]에혼돈하여쓰는옛문헌이있다.‘듣는자’는우주의섭리를듣고보고깨닫는자로이시에서환언한다.
특히4연에서‘사랑꽃’은“세상을여는꽃”으로상징화된다.“드디어”란부사를‘비로소’로대체해보면더재미있다.지금껏있었던세상이아니라비로소새로여는세상이란의미이니이는천지개벽을의미한다.이렇듯‘사랑꽃’은천지조화나우주적섭리를다터득하고서다음세상인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이상향을연다.시적철리(哲理)갖춤이명명(明明)하다.결국‘사랑’이란어휘가회귀하여영명하게의미맺힘을갖춘다.대자연,대우주,그리고인류를품는것은결국‘사랑의힘’이라는암시를두어이시의결기를충만케한다.
-소재호(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