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아닌 것이 꽃이라는 이름을 달고 (김용식 시집)

꽃도 아닌 것이 꽃이라는 이름을 달고 (김용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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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독과 존재와 은유의 언어들
2009년 《서정문학》으로 등단한 김용식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꽃도 아닌 것이 꽃이라는 이름을 달고』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99로 출간되었다. 김용식 시인은 고독과 존재와 은유의 언어들이 빚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사물을 본다. 상실과 파괴를 넘나들며, 다시 생성되는 기억이나 생명을 문장 속에 녹여 낸다. 그는 삶의 불확실성에서 도피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고난을 통해 삶을 시로 재조명하는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그래서 김용식은, 시를 시로 만들고, 인생을 인생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사유를 항상 멈추지 않는다. 김용식 시인은 시적인 것을 초월하는 사랑과 인생의 비전을 냉철하게 확인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김용식 시인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김용식

전북군산에서태어나2009년《서정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그리움의사선』이있다.한국문인협회,평택문인협회회원,〈시원〉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한우물속13/청춘,아직은14/도시의악사16/태엽을감다17/연습실골방에서18/눈부처20/편두통21/언어의온도는과부하22/다초점안경24/은파호수25/고도리26/한턱과두턱사이28/발바닥29/백수의어느하루30/오류에갇히다32

제2부
비밀을적립하다35/맑은물36/능력자37/데칼코마니38/숨결40/해무41/버킷리스트를채워가며42/낡은간판읽기44/별여행46/하얀박꽃47/입분(立粉)여사48/백세50/알수없는이유51/궁짝거리는여자52/매우(梅雨)54

제3부
꽃의별곡-비단풀꽃57/유혹58/꽃의별곡-바늘꽃60/뱀딸기61/꽃의별곡-데이지62/강아지풀64/꽃의별곡-석곡65/밤공기가붉다66/꽃의별곡-메밀꽃68/구름을조각하다69/꽃의별곡-에키나시아70/겨우살이71/꽃의별곡-동백꽃72/거울꽃74/꽃의별곡-목백일홍75/해바라기76

제4부
밥상머리79/바람결80/은행나무와비둘기82/좌수영성지푸조나무83/오늘84/카톡질86/외식87/방향잃은입씨름88/현문우답90/토렴기술자92/해파리냉채93/무언가(無言歌)94/벽화96/수박97/텃,세98/절세(節稅)미인100

해설권혁재(시인)101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존재속에서또는삶의많은굴곡속에서시의본질이나기능을유지하기란결코쉽지않다.본래의취지하고는상관없이시는의도하지않는방향으로빗나가,보이는다른면의국면을시속에담아내기도한다.이는잘못짚은결과나대가가아니라시가가진궁극적인삶에대한강렬한고독을잘짚어낸것으로보인다.고독과삶,현실과비현실성,존재와부재,삶과시가어느지점에서다른지점으로이동되면서결합이되고서로에게맞는공통점을찾아내거나그것을분리해낼때,시는고독을존재에서발현할수있는가능한절대적인것으로완성되거나그준비를하게된다.
김용식시인은이러한시와삶의비의를감각적으로인식하고있는시인이다.존재와고독,은유와존재의실제적결합으로써시작품을구축하고,삶이지닌희로애락과존재의부재를삶과시라는동일한선상에서구축하고자부단히도노력한모습이역력하다.이번두번째시집인『꽃도아닌것이꽃이라는이름을달고』도인간존재에대한고독의방식을은유의언어들로어떻게시적으로획득할수있는지에대한그의시를탐색하는노정이잘드러나있다고할수있다.

생의허리를건넜다
짧아져가는나이에
예의를표하기로한다
성글게올라서는흰머리를
자연갈색으로감추어도
이내들이미는세월의반란
나의청춘은진행중이다
흰머리쯤이야적당히따돌리고
가늘게자리잡는주름쯤이야
무시하면그만이다
낭창거리는허리로나만의스텝을밟고
뭉툭해지는목소리로세상의음표들을평정하리
짙푸른잎들보다아름다운건단풍이다
뿌리로깊어지며
나만의삶을들어올리는중이다
가끔은폭풍우도만나겠지만
그쯤이야거뜬하다
하나의문장으로
하나의시어로
중년의시간을꽃피우련다

아직싱싱하잖은가
-「청춘,아직은」전문

슬픈독백이다.“성글게올라서는흰머리를/자연갈색으로감추어도”세월의반란은“청춘,아직은”에정체되어있고무시하면그만인“주름쯤”도“낭창거리는허리로나만의스텝을밟고/뭉툭해지는목소리로세상의음표들을평정하리”라고바람아닌바람으로화자만의삶을들어올리고있는중이다.이작품은아이러니한서정성을내재로한시적매체와화자와의청춘에대한서글픔의국면을슬프게보여준다.
“짧아져가는나이에/예의를표하기로한다”의시어에대구를맞추는“이내들이미는세월의반란/나의청춘은진행중이다”라는표현은서정을바탕으로청춘에대한비극적상상력이어떻게변이되어다뤄져야하는지잘보여주는전범이된다.“하나의문장으로/하나의시어로/중년의시간을꽃피우련다”는화자가청춘을바라보는기대감을시라는문학적효용성에는김용식시인이성취하려는친화성이존재한다.늙어가는시점에서아직은청춘이라고항변하는듯“하나의시어로/중년의시간을꽃피우”는화자의반어적이며생기있는감각으로엮어낸다.
-권혁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