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찾습니다 (이상남 시집)

바람을 찾습니다 (이상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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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시에서 살아남는 방법
201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한 이상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바람을 찾습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73으로 출간되었다. 이상남의 시는 반농반도(半農半都), 즉 반농촌 반도시의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릴 때 논둑길을 걸어 등교하면서 지평선 저쪽에 거대한 철공장이 세워지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시골 아이인가, 도시의 아이인가. 자신의 정체성 확인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그런 환경이 오히려 그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이상남의 시에는 196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과 개발 그리고 현대사 및 개인사가 담겨 있어 마치 파노라마를 펼쳐 보는 것 같다. 혹자에겐 고통이, 혹자에겐 추억이 될 수도 있는 이런 시 작업이 우리 문학사에 큰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저자

이상남

경북포항에서태어나동국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졸업,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2015년《시와사상》으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씹어야제맛』이있다.

목차

제1부
내일인지꽃인지모를ㆍ13/신몽유도원도ㆍ14/멍ㆍ16/무지개가뜰까요ㆍ18/홍시ㆍ20/아웃백ㆍ21/카페인우울증ㆍ22/날ㆍ24/걷기명상ㆍ26/그만큼이다ㆍ28/아슬아슬하다ㆍ29/팽이ㆍ30/자정넘어숙면ㆍ32/배롱나무간지럼ㆍ34

제2부
꿈ㆍ37/더블린공항의빈맥주잔ㆍ38/하노이밤거리ㆍ40/아를의그날처럼ㆍ42/식탁을마주하는일ㆍ44/아침과밤의돌림노래ㆍ46/껍데기가산다ㆍ48/민낯ㆍ49/아기인형품에안고ㆍ50/아침을머금고ㆍ52/초록을잡아먹은나의도시ㆍ54/안면도ㆍ56/시묘살이ㆍ58/능소화건너서ㆍ60

제3부
벼락거지ㆍ63/배꼽을파다ㆍ64/주름꽃ㆍ66/달봐ㆍ68/딸린식구가있어요ㆍ70/버블세차중ㆍ72/아일랜드의소처럼ㆍ74/한숨ㆍ75/빈집고양이ㆍ76/원시인박ㆍ78/돋아나는소리ㆍ80/소낙눈ㆍ82/불을놓다ㆍ84/수묵화치기ㆍ86

제4부
연오랑세오녀ㆍ89/별이없는밤ㆍ90/바람을찾습니다ㆍ92/바구미ㆍ95/술래잡기ㆍ96/만다꼬ㆍ98/과메기ㆍ100/고등어추어탕ㆍ102/그만주깨라ㆍ104/무너진틈새를달리는ㆍ106/와이래산노ㆍ108/서숲연가ㆍ110/갱시기ㆍ112/아파트의힘ㆍ114/왜,ㆍ116

해설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ㆍ117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포항’하면떠오르는것이‘연오랑(延烏郞)과세오녀(細烏女)’전설인데대강의내용은이렇다.신라제8대아달라왕즉위4년(157년)동해바닷가에연오랑과세오녀부부가살고있었다.어느날연오랑이미역을따러올라섰는데바위가움직이더니연오랑을싣고일본으로갔다.연오랑을본일본사람들은그를신이보냈다고여기고왕으로섬겼다.세오녀는남편을찾다가마찬가지로바위에실려일본으로가서로만나게되었다.그러자신라에는해와달이빛을잃었고,해와달의정기가일본으로건너갔다는말에사신을보내두사람의귀환을요청했으나,연오랑은하늘의뜻이라며돌아갈수없다고하였고,세오녀가짠고운비단을주며“이것으로제사를지내라”고하였다.그말대로제사를지내니다시해와달이빛났다.이때제사를지낸곳이영일현(迎日縣)이다.태양신에관한한국의유일한신화로일본태양신신화와도비교되고있다.이설화를바탕으로하여시를이렇게썼다.

도구리바다에하늘이떴다젖은모래위로도나부끼는하늘,바람이분다그대향한마음이급해구름을누르고하늘이분다햇살여미고몽글몽글피워낸보고픈마음웅크린산허리끼고오롯이전해지는마음이분다이우는그림자종종걸음으로어둠한칸씩잘라먹으며여전히그리움이분다그아래로아래로

달빛이녹여내리는물

가늘게뜬달

일렁일렁바람에겨워하늘이흐른다

눈시울에겨워

그리움이출∽렁출∽∽렁

가없이떠오르는연오랑세오녀
-「연오랑세오녀」전문

도구리는함지박의제주도사투리라고한다.시인은이전설을,사라진연오랑에대한세오녀의그리움으로풀어냈다.태양신이어떻고달과별이어떻고다필요없고오직바람이“종종걸음으로어둠한칸씩잘라먹으며여전히그리움이분다”로인식했다.일본에간연오랑을향한세오녀의그리움은시인의포항에대한그리움과연관이있지않을까.포항앞바다의“달빛이녹여내리는물”을떠올리고일렁일렁바람에겨워하늘이흐르면“눈시울에겨워//그리움이출∽렁출∽∽렁//가없이떠오르는연오랑세오녀”전설이니시인의몸은고향을떠나있었지만마음은완전히떠나지않았다.시인이설화속의두사람처럼고향을만나는날이올지안올지모르겠다.확실한것은포항이낳은시인이라는것이다.이번시집출간을계기로이상남시인이포항이낳은대표적인시인으로자리매김했다는생각이든다.또한시인의포항이야기는이것이끝이아니라시작되었다는예감이든다.여성시인인데이름이상남이어서그런지는모르겠지만시에서여성성보다는남성성을자주느끼게된다.이상남(常男)을한국시문학사는오래기억하게될것이다.
-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

[시인의산문]
세상은너무많은말들로넘쳐난다.그소란스러운언어의파도속에서끝내가라앉은투명한침묵을건져올리는일.진실은단어와단어사이,마침표가머물다간자리의서늘한여백에숨어있다.소음을거르고남은순수한침묵속에서만비로소사물의낮은숨소리가들리기시작한다.이한편의시가누군가에게잠시숨을고를수있는작은그늘이기를바란다.자기만의고요를마주하게하는정갈한침묵이기를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