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낮에 머물 권리, 한낮을 즐길 권리
2016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가은 시인이 등단 10년 만에 첫 번째 시집 『아무 미로하지 말아요』를 시인동네 시인선 285로 출간하였다. 2026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한 이 시집에는 「길 잃기 안내서」 외 68편의 현대적 감각의 시조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는 정말 쉬어도 되는가. 충분히 무언가를 이룬 사람만이 온전히 쉴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닌가. 이가은의 시는 이 물음 앞에 아직 괜찮아지지 않은 사람들, 자신이 남아돈다고 느끼는 사람들, 약한 곳을 그대로 둔 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시간을 펼쳐놓는다. 이들은 걷고, 잎을 만지고, 빈 날개를 쓰면서 저마다 자신의 나날을 돌본다. 하지만 그 행위들이 한낮에 머물 자격을 얻기 위해 새로이 증명해야 할 쓸모가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에도, 자신을 다정하게 돌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날에도, 그 사람에게는 여전히 살아가야 할 자기 몫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은 약함을 없애는 방법에 앞서, 약함을 지닌 사람에게도 자리를 내어주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정말 쉬어도 되는가. 충분히 무언가를 이룬 사람만이 온전히 쉴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닌가. 이가은의 시는 이 물음 앞에 아직 괜찮아지지 않은 사람들, 자신이 남아돈다고 느끼는 사람들, 약한 곳을 그대로 둔 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시간을 펼쳐놓는다. 이들은 걷고, 잎을 만지고, 빈 날개를 쓰면서 저마다 자신의 나날을 돌본다. 하지만 그 행위들이 한낮에 머물 자격을 얻기 위해 새로이 증명해야 할 쓸모가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에도, 자신을 다정하게 돌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날에도, 그 사람에게는 여전히 살아가야 할 자기 몫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은 약함을 없애는 방법에 앞서, 약함을 지닌 사람에게도 자리를 내어주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아무 미로하지 말아요 (이가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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