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은중국에있지만돈황학은세계에있다.”
돈황을중심으로한실크로드혹은동서문화교류에관한전반적학문의집대성
『돈황학사전』한국어판출간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과금강대불교문화연구소두기관의HK(인문한국)사업단이공동으로기획·번역한『돈황학대사전(敦煌學大辭典)』한국어판이출간되었다.
『돈황학대사전』은중국·대만·러시아의돈황학연구자120명이13년에걸쳐자료수집과집필을거쳐지난1998년에출판한돈황학연구성과의집대성이라고할수있다.국내연구기관가운데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과금강대불교문화연구소는이사전의번역필요성에공감하여지난2012년공동번역작업에착수하였다.총22명의역자와10명의감수자가참여한끝에4년만에그결실을맺게되었다.
돈황학은국외에서는이미그중요성을인정받아종교·예술·역사·문학등다양한학문분야의보고로인정받고있으며,연구의역사만해도이미100년을넘고있다.따라서이번『돈황학대사전』한국어판출간은관련분야의연구뿐만아니라한국학의기초자료로도활용될수있을것으로기대한다.
세계적학문으로서의‘돈황학’
돈황학이세계적학문으로발전하게된결정적계기는바로장경동(藏經洞)의발견이다.장경동은막고굴제17굴의또다른이름으로,바로이곳에서수많은경전과자료들이발견되어붙여진이름이다.이장경동자료들은북송초에석굴의벽이닫혔다가20세기초에와서야세상의빛을다시보게되었으나,곧바로영국,프랑스,일본,러시아등의탐험대에의해해외로반출되어그곳의도서관이나박물관에소장된다.그리고이자료들이소장된해외각국의학자들과여전히많은자료가남아있는중국의학자들이이에대한연구를진행하면서돈황학은자연스레세계적학문이된것이다.이돈황자료는90%이상이불교와관련된것들이며,그밖에경서,문학작품,역사서,교재,짧은메모,계약서등도적지않다.자료의언어는한자가주류를이루나티베트어,위구르어,소그드어등당시돈황지역에서활동했던다양한민족의언어도포함되어있어활발한국제도시로서의돈황의위상을반증해준다.
돈황학의집대성『돈황학대사전』
『돈황학대사전』은13년에걸친자료수집과집필을거쳐지난1998년출판된돈황학의집대성이다.원서는중국문화교류사연구의대가지센린(季羨林)이주편을맡고중국,대만,러시아의돈황학연구자120여명이저자로총동원되었으며,한국어판역시22명의역자와10명의감수자가참여하여2,000페이지에달하는대작으로완성되었다.사전은총60여분야6,925개표제어,채색그림123폭,텍스트에딸린삽도626폭과부록으로구성되어있다.책에서는먼저돈황,돈황학,돈황석굴,돈황유서등돈황학전체를관통하는기본개념과지식들을‘총론’으로넣어독자들의이해를도왔다.여기에포함된돈황의역사적·문화적·지리적배경,주요석굴에대한개괄,돈황사본에대한기초적정보들은방대한『돈황학대사전』의세부내용들을읽을때수시로참고가된다.그런다음에는약30여개의주제항목으로나누어각각의표제어를해당분야의전문연구자가분담집필하였다.돈황자체가불교문화의중심이고장경동자료의대다수가불교와관련된만큼『돈황학대사전』도불교관련내용이많은부분을차지한다.불경,경변화,불교석굴,사원등에대한서술뿐아니라역사,문화,음악,무용등의분야에도불교관련내용이상당부분포함되어있는것이다.이처럼불교관련내용이주를이루긴하지만,『돈황학대사전』의가치는결코여기에머무르지않는다.호적,계약서,토지매매문서,조세,회계관련문서등은역사학분야의귀중한자료이며,다양한소수민족의언어자료,마니교,경교등특수종교자료는바로그시대에유행했던또다른문화사적기록이라는점에서의미가크다.그리고복식,생활화,문학,음악,무용등을통해서는당시사람들의미감,현실의삶,욕망,문화의생산과소비방식등을확인할수있다.이처럼『돈황학대사전』은돈황이라는지역자체가갖고있었던다양성과복합문화적성격,그리고돈황자료들의풍부한내용들을각학문의분야로조리있게분류·서술했다는점에서명실상부돈황학의집대성이라할수있다.
『돈황학대사전』한국어판의학술적의의
『돈황학대사전』번역의가장중요한의의는역시돈황학이주는의미그자체이다.근7천개에달하는표제어의분류항목에서보이듯이『돈황학대사전』은불교관련내용을위주로하여역사,철학,종교,예술,어문학등거의모든학문분야를아우르고있다.『돈황학대사전』에서다루고있는돈황의수많은사본과문서,자료들은당연히가공되지않은그시대그대로의것이다.서역과여러이민족의언어로작성된소수의문서와짤막한기록들은그들의제도,행정,경제,생활상등을알려주는그시대의귀중한자료들이며,당시유행한공연이나문학작품의필사본을통해서는그시대사람들의희로애락을느낄수있다.그러므로돈황의자료가가지고있는당대성(當代性)이야말로돈황학연구의가장큰의미이다.
돈황학과한국의관계에서가장직접적이면서잘알려진사례는신라승혜초(慧超)의『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다.이두루마리사본역시돈황장경동에서발견되어20세기초프랑스로반출되었으며현재프랑스국립도서관에소장되어있다.2010년에는원효(元曉)의『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가중국,영국,러시아등지에서발견되었다.고대돈황에는신라의승려들이집단거주하던지역이있었다고알려져있으며,돈황지역의불교석굴중약40여개에고대한국인의형상이묘사되어있다는연구도있다.위의몇가지사례가말해주듯이돈황학과한국의가장큰접점은역시불교에서찾아야할것이다.돈황의수많은불교자료들에근거해현재한국의불교문화를살펴보고,역으로한국의불교문화를통해당대의불교에대한고찰도가능할것이다.뿐만아니라이들불교와함께교류되었을복식,음악,미술,문학,공연관련자료들도고대한국의문화사연구에큰도움이될것이다.
고대의한국인이중국을넘어서실크로드를통해중앙아시아,인도까지활발히진출한것은잘알려진사실이다.그들은때로는승려로,때로는사신으로,때로는병사로현지의문화를접하고본국의문화를전파하면서문화교류자의역할을수행했을것이다.그렇기때문에돈황이라는지역에대한역사적연구의집대성이자그곳에서출토된서적과유물,문화관련자료의총괄이라할수있는『돈황학대사전』은한국의문화사연구를위한외국의기본자료로서충분히그가치를인정받아야한다.특히당대의돈황이불교의중심이자각국의수많은승려들이머물던곳이었던만큼,돈황을비롯한실크로드핵심도시들이가장발달했던시대의불교자료들을살펴봄으로써해당시기한국의불교문화와의례등을돌아보고나아가현재한국불교문화와의연관성까지탐구할수있을것이다.뿐만아니라고대한국인의발자취가한반도에만머물지않고중국북부의초원지역과돈황,중앙아시아,실크로드상에도적지않게남아있는점을고려하면,흔히서역이라고하는중앙아시아여러민족들의유물과자료들에대한『돈황학대사전』의정리와소개는한국을중심으로한동서문화교류사연구에도큰역할을하게될것이다.
돈황학은좁게는돈황막고굴예술과장경동자료에관한학문이지만,넓게는돈황을중심으로한실크로드혹은동서문화교류에관한전반적학문으로볼수있다.『돈황학대사전』의주편지센린은“돈황은중국에있지만돈황학은세계에있다(敦煌在中國,敦煌學在世界)”라는유명한말을남겼다.이말은돈황자체가동서문화교류의중심지였다는것,그리고그곳에서발견된수많은자료들역시문화교류와직접연관이있다는것,현재돈황자료의대부분이중국이아닌다른나라에있기때문에국제적범위의학문이반드시필요하다는의미일것이다.이런이유로한국의돈황학역시단순히돈황이라는지역과한국의역사적관계를의미하는것이아닌실크로드학의중요한부분으로서파악할필요가있다.그래야한국이동서문화의교류에있어서어떤역할을했는지좀더넓은관점에서살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