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미카 (시의 맛과 향과 힘 | 장은석 평론집)

리드미카 (시의 맛과 향과 힘 | 장은석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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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평론가 장은석의 첫 평론집. 2000년대 시단의 아방가르드였던 '미래파' 이후의 시단의 변화와 추이를 속속들이 비평적 체험으로 쫓아가며, '리듬'이라는 키워드로 더욱 다각화되고 다양화된 근래의 발표된 내밀한 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첫 비평집에는 단평의 묘미를 승화시킨 재능과 이론을 정치하게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부리는 인식의 현명한 힘, 시를 읽는 즐거움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려는 치밀한 의지와 시의 비밀을 비평적 기재로 소화해내는 섬세한 문장으로 넘쳐난다.
저자

장은석

저자장은석
문학평론가.
고려대학교에서현대문학을전공하고
2009년〈중앙일보〉신인문학상으로등단

목차

서문

01 시를읽는이상하고모호한순간
감각과리듬-시의리듬은어떻게우리의일상에가담하는가
의자의시적효용

02 시의오묘한맛과향
성숙이라는열매의맛
바나나를다루는시적태도

03 시를어떻게읽을것인가
감각적확신에관한시적의문들
시의가치와취향

04 감각과인식,몸과마음
마음의탐험
포개지는우주,그떨림의시학

05 친구,이웃,연인-막막하게꼬이는관계의모험
관계의모험을감행하는시적에로스
친구이자괴물인이웃과함께사랑을향하여
‘우리’의가능성
비밀의정치적잠재력
성숙의감각,그부드러운풀림

06 언어의다양한자질
회전하는목소리
배교의신성함으로끓어오르는연금술의방언
마음의진동은시의리듬을타고
감정의색조와음향
번식하는말,그끝없는펼침

07 ‘서정’을주제로한소나타
‘겨를’의시학
생명의감각으로빚은고요
‘온다’와‘간다’사이의거리
‘서정’을주제로한소나타
음양오행의교향을청음하는무심결의시학

08 웃음의색채와질감
자주색유머
생의은폐된비밀을소환하는교감주술-시인오탁번론
WhiteHumor

09 낯선힘
반복과대립-말의숲을여행하는몇가지보폭
존재의중심을향한소용돌이
점성의언어와시적화학반응
감응하는주체와정념의숙성
휨-감각의강도와깊이에관하여

10 공감할수없다고말할수있는것
가장침착한좌절의자세
혼혈소녀의피아노
지속의리듬에서도래하는가능성의세계
공감할수없다고말할수있는것
미지의친구들에게

수록한글의최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시는리듬이다.저자는이말을규명하기위해지난7년동안모든노력을기울였다.이책은그노력의산물이다.어쩌면누군가에게다소어색하게느껴질수있는책의제목에는이러한고민이담겨있다.처음에저자는하나의문장이나질문처럼제목을정하려노력했다.또리듬이라는말을다른개념과섞어서배치해보기도했다.다양한여러가지시도들은각각장점이있었지만그런시도로는결국시의정가운데에리듬을결합하기가불가능하다는사실을깨달았다.

리듬은단순히글자수에따른음률로만파악할수없다.물론이책의여러부분에서저자는음률의변화과정을상세하게탐색하며리듬을분석하기도했다.그렇지만그것만이리듬의전부라고할수는없다.리듬을오직음률의자질에묶어둘수는없다.리듬이곧시자체이기때문이다.

리듬이곧시라는말은종이위에적힌글자만으로시를규정할수없게만든다.종이위에가능성을가득품고내려앉아있는시는읽히며비로소리듬이살아난다.

쓰이며응축된시의에너지는읽히며폭발하고확산한다.시는쓰이는순간이미일반적인읽기를벗어나스스로읽는자의자세를예비한다.따라서시는읽는다는행위가주체적일수있다는사실을가장효과적으로드러내는증거와도같다.시의풍부한맛과거기에섞이는오묘한향과그로부터퍼지는비밀스런리듬을충분히느끼는것은얼마나행복한가.이책을읽는당신이한편의시를읽는다는것이이처럼감각적인과정인동시에깊은마음의탐색과무한한인식의펼침과도같다는사실을느낄수있기를바란다.나아가당신은아무곳에나넘치는허술한위로와비슷하게반복되는조언과는달리정체를알수없는고통과불안한감정이스스로힘을얻는경험을할수도있을것이다.짓눌린마음이구체적인몸과접촉하는시적경험은이와같은읽기를통해완성된다.

리듬은시의장식이나시로향하게만드는통로가아니라말과사람과세계를연결하고그들이함께진동하며변화를겪을수있게만드는원동력이다.리듬은자신만의느낌에갇혀서고통에시달리는사람을새로운가능성의지경으로한발내딛을수있게만든다.불확실한느낌은때때로얼마나강요되는가.또얼마나많은사람들이거기에기대어편을나누고강고한의미를부여하는가.시의리듬속에서우리의말과생각은함께반응하며천천히퍼지고섞이다가마침내조금씩무르익는다.

저자는이책에서사소하고미미한감각속에서살아난리듬이낯설고강력한힘을만드는과정을최대한자연스러운리듬으로구성하고싶었다.실제로이책에는리듬이라는말이총159번등장한다.리듬이라는수수께끼에다가가기위해당신이그말들을징검다리로삼아도좋겠다.나아가반복하고교차하며진동하는말과말사이에서발생하는것을당신이감지할수있다면더좋을것같다.결국이책의모든부분이하나의리듬속에서읽힐수있기를바란다.

한편의좋은시를읽는순간은얼마나멋진가.좋은시는우선마치아름다운한곡의음악처럼우리에게스민다.일시적매혹의감각은리듬을이루면서비로소분명한맥락으로발전한다.빨라지다가느려지고쉼표에머물다가마침내폭발하는글의리듬을따르다보면미처가늠하지못했던영역으로인식의지평이확장된다.좁고불확실한경험의세계너머아득한곳으로몸과마음이한없이뻗는다.이처럼좋은시의리듬은사소한일상으로부터하나의우주와도같이무한한곳으로우리를이끈다.우리가인지하지못하던낯선감각을따라새로운사유의힘에이끌리는놀라운체험을가능하게만드는것이다.이제이와같은순간에당신이함께동참하기를권한다.당신이여기서함께반응하며이러한변화의과정에깊게연관될수있다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