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김시종 시집)

지평선 (김시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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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지평이 있는 것이 아니다.네가 서 있는 그곳이 지평이다."

1955년, 분단과 냉전의 지평 너머를 꿈꾼 시집
오늘 우리는 1955년 일본에서 일본어로 출판된 김시종의 첫 시집 『지평선』으로부터 무엇을 읽어내면 좋을 것인가? 당시의 상황이 각인되어 있는 『지평선』은 일본어와 맞부딪쳐 대항한다는 김시종 시의 특징을 일찍부터 드러내는 시집이기도 하다. 이는 김시종 시의 전체상을 파악할 때 매우 중요한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평선』에는 김시종의 시를 다시 읽기 위한 시점을 풍양하게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아시아 최고 시인 중 한 명인 저자의 작품 세계를 규명하고 이를 세계문학적인 시좌에서 파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55년 간행된 『지평선』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가 「밤을 간절히 바라는 자의 노래」이며, 제2부가 「가로막힌 사랑 속에서」이다. 곽형덕이 번역한 이 시집의 목차에는 각 작품의 발표 연월이 상세히 표기돼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한국전쟁기에 쓰인 시는 제2부에, 그 이후에 쓰인 시는 제1부에 배치되어 있다. 이번에 간행된 『지평선』에서는 김시종 시인의 근간을 이루는 시론(「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과 해설 및 시인의 연보를 수록하여 독자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

김시종

저자김시종은1929년부산에서태어나제주도에서자랐다.1948년4?3항쟁에참여해이듬해인1949년일본으로밀항해1950년무렵부터본격적으로일본어시를쓰기시작했다.재일조선인들이모여사는오사카이쿠노에서생활하며문화및교육활동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1953년서클지『진달래』를창간했으며1959년에는양석일,정인등과『가리온』을창간했다.1966년부터‘오사카문학학교’강사생활을시작했다.1986년『‘재일’의틈에서』로제40회마이니치출판문화상,1992년『원야의시』로오구마히데오상특별상,2011년『잃어버린계절』로제41회다카미준상을수상했다.1998년김대중정부의특별조치로1949년5월이후처음으로제주도를찾았다.시집으로는『지평선』(1955),『일본풍토기』(1957),『장편시집니이가타』(1970),『이카이노시집』(1978),『원야의시집성시집』(1991),『화석의여름』(1999),『경계의시』(2005),『재역조선시집』(2007),『잃어버린계절』(2010)등이있다.시집을시작으로자전과평론집이한국어로번역돼나오고있다.

목차

시인의말_『지평선』한국어판간행에부치는글
서문|오노도자부로
자서

1,밤을간절히바라는자의노래
박명/신문기사에서/후지/규율의이방인/빛바랜유방/밤이여어서오라/타로/
남쪽섬/처분법/지식/묘비/확실히그런눈이있다/먼날/내핍생활/기대/취우/
우라토마루부양/아이와달/산다는건/사이토긴사쿠의죽음에부쳐/악몽/장마철밤/
눈/개표/살아남은것/꿈같은이야기/카메라

2,가로막힌사랑속에서
품/밤의중얼거림/쓰르라미의노래/유민애가/봄/녹슨수저하나/제1회졸업생여러분께/
한낮/세밑/식탁위/굶주린날의기록/재일조선인/가을노래/거리는고통을먹고있다/
여름의광시/1951년6월25일만찬회/거제도/정전보/정전보/당신은이제나를지시할수없다

후기

부록|시는현실인식의혁명

김시종시인연보
해설|위기와지평-「지평선」의배경과특징/오세종
옮긴이후기|위기와지평분단과냉전의지평너머를꿈꾸다

출판사 서평

다다를수없는곳에지평이있는것이아니다.
네가서있는그곳이지평이다.
-「자서」발췌

지평선이란일반적으로눈앞에망망하게펼쳐진공간이며,지구가구체이기때문에시야의한계가선과같이확정되면서도완전히확정할수없는공간적확대를의미한다.그런데『지평선』에서는“네가서있는그곳이지평이다”라고하고있듯눈앞에펼쳐지는공간이라기보다바로아래있는,게다가걸을때마다밟고넘게되는경계선이바로‘지평선’이다.

1950년대동시대의전세계적문제의식을관통하다
『지평선』은한국전쟁만을역사적배경으로하고있지는않다.동시대적으로는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의체결및발효,미군의오키나와점령과지배,또한핵실험에의해제5후쿠류마루第五福?丸가피폭돼반전반핵의기운이고조되는굵직한역사적사건들이있었다.요컨대넓은관점에서보자면미국의군사전략이동북아시아에큰영향을미치기시작한시점과겹쳐진다.그렇기에『지평선』제1부에는미군의존재나미국에의한핵실험등을명시적혹은암시적으로담은시가많이수록되었고,「지식」이나「묘비」와같은시에서는반핵평화라는시점에서바라본저항의양상도존재한다.이것은『지평선』이한국전쟁만이아닌제5후쿠류마루사건과평화5원칙(1954년인도?중국정상회담),그리고1955년반둥회의개최에의해명확히천명된‘제3세계’적세계인식의영향또한받았기때문이라고생각한다.
『지평선』이후김시종의시점은『일본풍토기』(1957),『장편시집니이가타』(1970),『이카이노시집』(1978),『광주시편』(1983)이라는시집제목에서부터알수있듯이서서히한점으로집중돼갔다.하지만초점을모아간『장편시집니이가타』에담긴제주4?3의묘출은,예를들면오키나와전투라는사건과겹쳐질수있는보편성을획득하고있다.

그러므로시는성실하고소박하게살아가는사람들측에있어야합니다.이를저해하는모든것과응당마주봐야만합니다.그러므로시는대저언어만의창작이라고한정할수없습니다.그렇게살아가려하는의지력속에야말로그렇게돼서는안되는것을향한비평이숨쉬고있습니다.그자체가이미시라해도되며그비평을언어로발화할수있는사람이시인이기에시는좋든싫든현실인식의혁명입니다.

-「시는현실인식의혁명」발췌

시론「시는현실인식의혁명」(본서부록)에서김시종시인은‘시’란끊임없는일상과관습을부정하고저항하는비평적활동,곧혁명이어야함을단언한다.이와같이『지평선』에수록된시는나무가뿌리를뻗듯,대지에깊숙이파고들어가는동시에지하에스며들어일본전체에,그리고그밖으로넓어져가모습을드러내고있는것처럼보인다.
김시종시인의첫번째시집이라는문학사적인시점이나1950년대의귀중한기록이라는관점에서『지평선』을읽는것도물론있을수있다.하지만우리가이시집으로부터읽어내야할것은스스로밖으로기어나와우리를타자와연결시키고,서로비추어보며변화하도록하는힘일것이다.

희망의지평을선취하기위하여
이시집이출판된1955년은한반도의분단이되돌릴수없는현실로육박해오던시기였다.그런시기에김시종시인은냉전과분단을거부하고평화의지평을꿈꿨다.『지평선』에는한반도의분단을거부하고일본사회를변혁하고자하는시인의혁명가적삶과의지가농밀하게투영돼있다.
혹한기가끝나고한반도에봄이찾아오고있는오늘,남도북도아닌재일조선인공동체안에서60년전에출판된『지평선』은어떤의미로우리에게다가올수있을까?‘제주4?370주년’을맞은올해,『지평선』은완결된과거가아니라,아직진행형인분단의기억과기원을우리앞에다시던지고있다.남북간에지금껏꿈꿔보지못했던새로운희망의지평이열리기를바라며시인은반세기도더전에이렇게새겨놓았다.

아버지와자식을갈라놓고
엄마와나를가른
나와나를가른
‘38선’이여
당신을그저종이위의선으로되돌려주려한다.
-「당신은이제나를지시할수없다」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