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이름으로 (리샹란과 야마구치 요시코)

두 개의 이름으로 (리샹란과 야마구치 요시코)

$28.00
Description
“야래향을 안고서 야래향에 입 맞추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야래향〉은 덩리쥔이 부른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 노래의 원곡을 부른 사람이 리샹란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자 다른 이름으로는 야마구치 요시코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일본의 침략으로 동아시아가 격전에 휩싸였던 시기, 식민지 조선에서 ‘내선일체’를 주장했듯이 만주를 점령한 일본은 ‘일만친선’ ‘오족협화’를 선전하며 정신적 이데올로기를 점령하고자 했다. 그때 눈에 띈 야마구치 요시코는 일본이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중국에서 태어난 일본인으로서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노래 실력, 유창한 중국 표준어를 사용하는 야마구치 요시코는 ‘리샹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여배우로 데뷔하여 이후 일본의 수많은 전쟁 선전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아 오족협화 이데올로기의 선두에 섰다.

“나는 베이징 성벽 위에 서 있겠습니다.”
‘가짜 중국인’으로 살아가던 중 의도치 않게 항일집회에 참가해야 했던 리샹란은 “일본군이 침입해 온다면 어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성벽 위에 서있으면 밖에서 공격하는 일본인의 총탄이나 성벽 안에서 쏘는 중국의 총탄 어느 총탄이든 제일 먼저 맞아서 죽을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택임을 알았다.”
일본과 중국 양쪽에서 사랑받는 화려한 여배우였던 동시에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모순된 존재로서 격동의 시기를 보낸 야마구치 요시코 혹은 리샹란, 그녀의 일생은 어떠했을까. 이 책은 야마구치 요시코 본인이 직접 집필에 참여한 자서전으로, 모국인 일본이 태어나 자란 중국을 침략하는 것을 바라보고, 때로는 거기에 동참하고 뒤늦게 후회했던 그 파란만장한 생애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배우 리샹란을 용서할 수 없다”
일본 국가 정책에 희생된 여배우의 인생을 담아내고자 했던 이 책에는 보이지 않는 야마구치 요시코의 인생 후반기, 그녀는 베트남전쟁을 취재하거나 팔레스타인 여성해방운동가를 인터뷰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 분쟁 지역에서 외교 문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애썼다. 참의원 의원을 거쳐 환경청 정무차관까지 지낸 후에는 위안부 문제의 일본 측 대표 단체인 ‘아시아여성기금’의 부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는 자신의 화려한 시절을 돌아보며 “배우 리샹란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애를 객관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공저자 후지와라 사쿠야의 도움을 얻어 최대한 진솔한 심정으로 이 책을 펴냈다. 이는 개인의 추억이나 회고로서가 아닌, 일본 국가 정책이 만들어낸 여배우로서 격동의 쇼와기를 살아간 한 사람의 여성이 남기는 시대적 증언으로서 독자의 가슴에 스며들 것이다.
저자

야마구치요시코

1920년중국동북구(東北區)푸순(撫順)출생.어린시절중국풍습에따라친일군벌리지에춘(李際春),판유구이(潘毓桂)의형식상양녀가되었다.1933년펑톈(泰天,지금의선양瀋陽으로이사해,허약한호흡기를단련하기위해러시아오페라가수에게성악을배웠다.처음에는펑톈방송국가수로데뷔했다가나중에는만주영화협회로스카웃되었다.
‘노래하는중국인여배우리샹란’으로인기를얻고열린1941년첫일본공연인닛가츠(日劇)공연은엄청난관중을모은사회적사건이되었다.일본패전뒤에는상하이일본인수용소에수용되었다가1946년4월일본으로돌아와서본명인야마구치요시코로활동했다.1950년미국으로건너가영화나뮤지컬에출연하였고,1951년조각가이사무노구치와결혼했다가5년후이혼했다.1958년에는영화계에서은퇴하고외교관인오타케히로시(大鷹弘)와결혼했다.1969년와이드쇼프로그램사회자가되어여러나라를오가며취재활동을했다.1974년참의원의원이되었고1978년환경청정무차관으로32년만에중국을방문했다.

목차

01_푸순
02_펑톈에서
03_베이징에서
04_톈진에서
05_리샹란의탄생
06_신징시대
07_〈소주야곡〉을부르면서
08_니치게키를일곱바퀴반늘어선인파
09_나의청춘이야기
10_두명의요시코
11_신기루속영화
12_〈만세유방〉
13_야래향랩소디
14_상하이1945년
15_안녕,리샹란!

부록_리샹란과헤어진뒤
맺음말_야마구치요시코
맺음말_후지와라사쿠야
역자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