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비교문학 (근대성의 서사, 담론, 정동 | 양장본 Hardcover)

동아시아 비교문학 (근대성의 서사, 담론, 정동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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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근대적 주체 형성의 드라마를 문학의 시선으로 보다
한중일 세 개 언어권의 근대문학 작품을 함께 다루는 『동아시아 비교문학』은 동아시아의 문학 속에서 표현된 근대적 주체 형성의 드라마를 포착해낸다. 난폭한 외부자로서의 근대성과 맞닥뜨렸을 때, 동아시아 사람들을 스쳐간 마음의 표정을 문학의 시선으로 보고자 한다. 주로 역사 존재론적 맥락의 비교로 한 집단이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과 한 개인에게서 드러난 존재론적 간극이 합해진 결과를 목격하게 된다. 이 둘이 겹쳐지면서 만들어내는 드라마를 포착해내는 일이란, 근대 동아시아가 지닌 고유의 장소성을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한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역사적 풍토 세 겹이 겹치고 꼬임으로써 생겨나는 인문적 맥락은, 그 자체가 동아시아적 드라마의 모태이자 장소성으로서, 근대적 주체 형성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전통 윤리에 대한 부정, ‘둘째 아들의 서사’

문학은 구체적인 사람의 삶의 마음을 다룬다. 가족 서사는 한 사람이 경험하는 최소 단위의 사회적 서사로서 사람의 삶에 필수적이다. 한 개인의 삶에서도 그러하며, 시민 사회나 국가의 단위로 확장될 경우에도 가족 서사는 비유의 형태로 유지되곤 한다. 근대성과 함께 출현한 개인의 서사는 기본적으로 아버지의 집을 나온 자식들의 이야기이며, 사회적으로는 보수적 기성 질서에 대한 저항자이자 주관적 진정성의 왕국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이 서사를 소세키 소설의 예를 들어 ‘둘째 아들의 서사’로 명명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둘째 아들의 서사’를 대표하는 것은 가장 먼저 근대 국가로의 전환에 성공한 일본문학의 경우이다. 한국과 중국의 문학은 근대화의 후발국으로 자기 고유의 진정성을 찾아가는 ‘둘째 아들’의 일이 아니라, 집안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첫째 자식의 일이 된다. 그러므로 첫머리에 계몽이 등장한다. 자기 나라의 현재와 민족의 미래에 대한 발언을 한다는 마음가짐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 곧 첫째 자식의 서사이자 계몽문학으로서 자리잡게 된다. 이는 곧 자기 자신이나 사회적 수준의 진정성이 아니라 한 국가나 민족 수준에서 생겨난 존망의 위기감을 책임지고자 하는 정신의 산물이다.
이 두 개의 서사로부터 떨어져 있는 지점에 존재하는 것이 ‘탕아 서사’이자 막내 자식의 서사이다. 민족이나 개인의 자기 보존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첫째 자식의 서사와 구분되고, 개인의 진정성을 노골적으로 부정하면서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둘째 아들’의 진정성 서사를 부정한다. 탈-사회적이면서도 또한 동시에 매우 격렬하게 사회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스스로를 ‘탕아 서사’로서 정위하는 막내 서사의 모습이다. 이 세 번째 서사가 대표하는 것은 문학에 내재되어 있는 예술로서의 충동이며, 문학을 향한 정신이 육탈하여 단단히 다져졌을 때 등장하는 문학의 자기 목적성이기도 하다.
이 세 개의 서사에 관한 부분이 이 책의 6개의 장을 이루며, 여기에 담론과 정동의 차원이 덧붙여진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외치는 자, 저항하는 자, 배우는 자, 응시하는 자의 자리가 만들어내는 네 개의 발화 형식이다. 주체에 의해 설정된 발화 형식에 따라, 그 사람의 자기 서사는 강박증자나 히스테리자의 것이 되기도 하고,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 혹은 전형적 책임 회피의 산물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자기 서사를 바라보는 태도의 윤리를 드러내 보여준다.
이 책의 마지막 두 장에서 다루는 죄의식과 부끄러움은, 서사의 골격으로 보면 부수적인 것이지만 드라마의 내부로 들어가면 주체 형성의 핵심적 동인이자, 근대 백 년을 관통해온 마음의 연대기가 된다.
저자

서영채

서영채徐榮彩,Seo,YoungChae
서울대학교아시아언어문명학부및비교문학협동과정교수.1994년계간『문학동네』를창간하여2015년까지편집위원을지냈다.1996년가을부터2013년여름까지한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봉직했다.『우정의정원』,『왜읽는가』,『풍경이온다』,『죄의식과부끄러움』,『인문학개념정원』,『미메시스의힘』,『아첨의영웅주의』,『문학의윤리』,『사랑의문법』,『소설의운명』등의책을썼다.고석규비평문학상,소천비평문학상,팔봉비평문학상,올해의예술상,대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동아시아라는장소와문학의근대성
동아시아의근대성과문학
세개의근대성-정치,윤리,미학
근대성의자기-외부성과동아시아에서의문학
실용주의적전회로서의근대성-장즈둥,후쿠자와유키치,김옥균
동아시아근대문학의세가지양상-자살,처형,그사이의결핵
목없는근대성,맥락의겹침

제2장둘째아들의서사-염상섭,나쓰메소세키,루쉰
외심으로서의근대
열정과냉소,이광수와염상섭
문학적근대성과‘둘째아들의서사’
불안에서책임으로나아가는두개의길소세키와염상섭
루쉰의역설,횡참과횡보
동아시아근대서사의원형

제3장무한공간의정동과존재론적불안-아리시마다케오,루쉰,이광수,염상섭,아쿠타가와류노스케
근대성과존재론적요동
괴물로서의무한공간-파스칼과톨스토이
아리시마다케오의삶의특이성
종교와문학,아리시마다케오의자아주의
루쉰,이광수,염상섭
관조와비애,아쿠타가와류노스케의사다리
니체와헤겔너머스피노자의비애

제4장계몽의불안-루쉰과이광수
20세기초반의동아시아와‘계몽문학’
루쉰-‘무쇠방’의비유가지닌두개의증상
계몽의불안대존재론적불안
이광수서사의증상들,논설과서사의충돌
서사의증상,예외성을향한갈망
민족계몽담론의역설
근대성의윤리적한계-이광수대루쉰

제5장탕아의문학,동아시아의막내서사-이상,다자이오사무,최국보의「소년행」
사랑받는작가들
막내-예술가의서사
공명-“극유산호郤遺珊瑚”와“백마교불행白馬驕不行”
「소년행」인용의맥락
배경1-최국보「소년행」의인지도
배경2-시의도와‘탕아서사’
‘박제된백조’들-삶과죽음의극단적접합
스프링보드위의까마귀
공리주의의타자,‘탕아서사’

제6장실패의능력주의-다자이오사무의삶과문학에대하여
문학적근대성의시금석
문학을만드는죽음,죽음을방어하는문학
내기로서의자살
자살실패자의아이러니
결사적명랑성의의미
뜨거운모더니즘,이중의자기반영성
눈부신비굴
아이러니가은폐하는것
실패의능력주의

제7장강박과히스테리사이,메이지유신과동아시아의근대성-시마자키도손,루쉰,염상섭
두개의반성-메이지유신150년
시마자키도손과『파계』의문제성
『파계』의증상-아버지의죽음과뒤틀린근대성
근대동아시아의정신병-두개의피해망상과하나의과대망상
강박과히스테리사이
동아시아근대성

제8장동아시아의자기서사와담론의구조-루쉰,다자이오사무,다케우치요시미,이광수
동아시아의자기서사
『석별』의두가지증상
파시즘에마주친‘모범적탕아예술가’
다케우치요시미의저항자루쉰
자기계몽-루쉰‘회심’의구조
다케우치의불안과죄의식
‘대학담론’과‘히스테리담론’너머
‘주인담론’의종말

제9장죄의식의윤리-나쓰메소세키와이광수
근대동아시아의정동들
죄의식의문제성-나쓰메소세키,『마음』
두개의불안-나쓰메소세키와아쿠타가와류노스케
불안을돌파하는죄의식
죄의발명자이광수
죄의식의문제성2-이광수의『무정』
몰윤리와과잉윤리의이율배반
오디세우스와나폴레옹사이의죄의식
죄의식의윤리
죄의식이후

제10장부끄러움의역사-윤동주,시가나오야,대니얼디포,김승옥
부끄러움이라는정동
부끄러움의역설-윤동주의「서시」와문자도
역설의실천으로서의운명애-윤동주의「팔복」
부끄러움에서죄의식으로-후쿠자와유키치,이광수,나쓰메소세키
죄의식에서부끄러움으로-『암야행로』의원죄의식
로빈슨크루소와걸리버,죄의식과부끄러움
「무진기행」,연약한괴물의부끄러움
향락앞의부끄러움


초출일람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