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 | 김박은경 산문집)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 | 김박은경 산문집)

$16.09
Description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심하는 여자 어른의 사적인 이야기
정말로 솔직하면 담백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작가는 솔직담백의 솔직만을 담당한다. 거짓도 숨김도 없이, 언제나 바르거나 곧지는 않으며, 욕심을 내다가 포기하다가 다시 원하면서 “여자 어른”의 삶에 대한 고심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장면마다의 울림과 떨림과 설렘으로 페이지를 닫을 수 없으니 김박은경, 아무래도 용감무쌍한 요물이다.
저자

김박은경

KimParkEun-kyung
사랑을믿지않으면서연애를했고,비혼주의자면서결혼을했습니다.살림은싫어하고책은좋아하고,통화는싫어하고문자는좋아하고,직접만나는건싫어하고그리워하는건좋아합니다.특기는산책,취미는물구나무서기.소설이나영화는결말을미리알고서야맘편히보는편이고,다정이병이라부러무정해지곤합니다.양손잡이가되려고연습중입니다.그간의책으로는『온통빨강이라니』,『중독』,『홀림증』,『못속에는못속이는이야기』등이있습니다.

목차

제1부/어쩌자고우리는이렇게다정한걸까
상심은흔한일
잠깐들어가기만할게,추워서그래
가장개인적인것이가장창의적인것이가장정치적인것이가장살아있는것
노브라노브라하다보면노브라가이상해지지
외롭고다정하고씩씩하고사랑스러운사람들,좋아요
잘지냅니까,지금도김치를씻어서먹습니까
아무래도나는사랑이야기를하고싶은모양이야
부끄러워한다는게부끄럽지
이름을알면시작된다고
맥락없고애매하고막무가내로즐거운일
저녁무렵의비밀스러운삶
나비가잠든뜨개방과노브랜드
허전하여저달이라도퍼먹고싶네
그래서이제신을믿느냐고물으신다면예,혹은아니오
개같은사람이되어야지
갑자기너무쓸쓸하다는생각이든다면,곰인형
속는거라면좋은쪽으로기꺼이
멍은붉다가푸르다가보라색,녹색,노란색
원두한알의우주같은것
되었지,되었고더욱될거야

제2부/그래서마음은이제어떻습니까
8H에서간신히8B가되었다
구안와사는아홉개의언덕을기어가는달팽이라는생각
벌레먹은의자에앉아벌레를생각하는아침
그래서마음은이제어떻습니까
번쩍우르르쾅쾅,단발마가있다면장발마도있겠네
고맙다는말을하는거예요.사랑한다는말을하는겁니다
사물이거울에보이는것보다가까이있습니까
당신의안녕이나의안녕
우리들의안심과기대
조금씩나아지고있는거라고
괜찮습니까,정말입니까
사랑대신메리올리버
예술은짧고인생은긴데가을배추는너무비싸군요
죽은자의날을사는날의햇사과의맛이라니
너는멀리튀니지에서왔고
지운아이가있다

제3부/어차피영원도아니니까요
철학자와늑대와아버지와나와
취미는물구나무서기.그렇게말할때자랑스럽지
수상소감에대한소감
웃기고서운하고쓸쓸하고향기롭고다시웃기고
원하신다면9년마다돌아올수도있습니다만
이렇게다예쁘기도쉽지않은일인데
이미,라고말할때는이미
요리에대해서라면유감입니다만
남편보다더나를사랑하는사람
귤과핫초코와선한영향력과
돌아갈집이있어서다행이야
어차피영원도아니니까요
옆침대의낯선남자
농담처럼보이겠지만

제4부/우리는각자의계단에집중하네
되는대로사는것과사는대로되는것과
김연수선생님이나를부러워하실거야
우리는각자의계단에집중하네
다시그렇게살고싶니,묻는다면아니요,아닙니다
무리를해보아야무리를안할수있겠지
너의목소리가너를지켜줄거야
선생님께서도늘잘하신것만은아닙니다
이미잡힌물고기같기도하고
본방사수안한다면서,마지막회는절대안본다면서
스프는실패,스튜는성공
엄마,나는괜찮지가않아요
그때나한테왜그랬어요
당연이늘당연하지는않다는생각
이제너는괜찮은거니
다정한남자들은다어디로
네이야기를써도괜찮겠니

제5부/웃으며안아주며그리며그리워하며
누구의허락을구하지않겠습니다
여러번망가져본리미티드에디션
당신은아이,당신의아이
언제나너무하는사랑,너무해야하는사랑
과묵한열아홉살,두마리
너에게거짓말을알려주네
내가나라는것은잘알고있다니까요
자기만의방,자기만의성소
달빛이내마음을대신하는밤,뜸부기는왜도로위를걸어다니고그래
웃으며안아주며그리며그리워하며
당신에게이사진을보냅니다
나의주문은oumuamua
아무래도방심은봄날의환난입니다
가만히있는마음
우리들의사랑니에건배
이제부터는불확실한세계의다음

출판사 서평

웃기다가울리다가,이렇게까지솔직해도되나
시인의산문이라니시적(詩的)일거라고상상했지만아니다.사적(私的)이다.생활인의리얼한좌충우돌과악전고투의고백들이이어진다.비혼주의자라는작가의결혼이야기에는웃음이번지고,개인주의자라는작가의가족이야기에는웃음이터지고,아무도몰랐을비밀들을털어놓을때쯤이면웃음기가사라지게된다.노브라,SNS,신(神),낙태,드라마,소비,읽기와쓰기,요리,남자,요가,가족,사고와수술,페미니즘등예측불허의이야기들이흥미진진하다.자꾸그래서그다음이궁금해진다.

시작은하나의질문으로부터
어른이되어어떻게살아야할지무엇을해야할지모르겠다는H의질문을받은작가는대답을찾기위해스스로를돌아보고파헤친다.자신을타자화하면서정확히인식하기위함일텐데안일한완결대신끝없는탐색과실천을선택한다.아마도‘여자어른’이란구체적으로무엇이되어야하는것이아니라포기하지않고애써되어가는과정이기때문일것이다.정답이라고무언가를말한다면그것이야말로위선이아니겠는가.

읽기와쓰기라는최선의도구를들고
대답을찾는과정을읽기와쓰기의일상기록으로증명한다.작가는읽고쓴덕분에‘무엇을좋아하고싫어하는지구체적으로알게되었다’고한다.뭘하며어떻게살든“읽고썼으면좋겠다”고,읽지않으면다른삶에대해알길이없고쓰지않으면자신의삶에대해알길이없다고,모르는것의가능성이란희박할수밖에없는것이라고말한다.이제야‘뭘할때좋은지,뭘할때신이나는지’알게되었다고말한다.무엇도강제하지않지만읽기며쓰기에대해서는매우진심이다.

언제나그이상인여자어른들에대해
작가는‘금지된것을시도할때결계가풀어진’다고말한다.‘시도는되풀이해서해야한다’고‘너무빠르게자랄때면성장통이온다’고말한다.‘생각만하지말고말을합시다.원하고바랍시다.느끼고즐깁시다.숨지말고숨기지말고명랑하고통쾌하게저지릅시다.절대로,아무에게도허락을구하지맙시다.’라고말하는대목에서는기립박수를치게된다.누군가의딸,여자친구,애인,아내,엄마에서자기자신의온전한삶을찾아내는걸음이라니.스스로를허락하고인정하고사랑하는여성들로이어지는커다란동심원이라니.함께하는찰진연대라니,서로가서로의뒷배가되어주는일이라니.어쩐지그대열에함께하고싶어진다.그리고비밀이야말로삶의다양성을확장하고음미하는즐거운방식임을눈치채게된다.작가가또어떤비밀들을만들어나갈지기대하면서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