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된 시간 : 한국문학과 정치

장전된 시간 : 한국문학과 정치

$35.00
Description
한국문학장의 작동 원리를 담은 담론들을 분석하다
여러 의미로 한국 현대시의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되는 김수영과 김춘수의 시론과 시 작품들을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문학사에서 문학 연구의 이론화와 비평의 제도화가 동시에 시작되었다고 평가되는 1960~1970년대 비평장의 논의를 재검토하는 작업은 물론, 그러한 한국문학 담론장의 역사가 비교적 최근의 시기인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진화되는지를 살펴보는 논문들을 작성하였고, 그 연구 성과들을 이 책에 모았다. 작가론과 작품론의 성격을 띠는 논문들보다는 한국문학장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주로 담론 분석에 집중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에서는 1920년대의 ‘시조부흥’에 대한 논의로부터 1990년대의 ‘문학주의’ 담론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사의 여러 장면들이 시기와 장르의 구분 없이 두루 담기게 되었다.
이 책에서 분석해본 각 시대의 문학장 속에서 개별 시인들이 어떠한 문학적 지형도를 그리고 있는지를, 더욱 치열하게 연구하여 치밀하게 분석해내는 것이, 그리하여 저자 나름의 시각으로 한국문학사를 재구성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문학의 시간
이 책의 제목을 ‘장전된 시간’으로 지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장전된 시간’이란 현실의 시간보다는 더딘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문학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 책 안에 담긴 저자의 지난 시간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시간들이 이미 흘러가 버린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준비의 시간들이었다고 믿고 싶다. 문학을 연구하면서 점점 현실과는 동떨어진 무언가를 쫓는 것 같다는 허탈감에 빠질 때도 있지만, 결국 수다한 텍스트 안의 그 신기루 같은 문장들만이 진실이고 진심이라는 사실을 배워가는 것이 여전히 나에게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 문장들을 정신없이 쫓느라 허둥대던 마음들을 이 책으로 갈무리하고 각각의 글들 안에서 야심차게 던져놓았던 과제들을, 앞으로 책임감 있게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다. 연구 대상들을 더 가깝게 실감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연구의 시기를 자꾸 당기거나, 한국문학사를 두루 탐색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이 장면 저 장면들을 열심히 기웃거렸지만, 물리적 거리와는 무관하게 텍스트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는 방법들을 저 ‘장전된 시간’들 속에서 이제 어느 정도 터득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

조연정

저자:조연정
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강의교수.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1930년대문학에나타난‘숭고’에관한연구-주체의‘윤리’를중심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건국대,단국대,덕성여대,명지대,홍익대등에서강의했다.2006년『서울신문』신춘문예(평론부문)로등단하였으며2013년부터계간『문학과사회』편집동인으로활동중이다.지은책으로『만짐의시간』(2013),『여성시학,1980~1990』(2021),『이상문학연구의새로운지평』(공저,2006),『고도의근대』(공저,2012),『한국문학의가능성-문지의논리1970~2015』(공저,2015),『김수영연구의새로운진화』(공저,2015),『서울의인문학』(공저,2016),『#문학은_위험하다』(공저,2019),『무한텍스트로서의5·18』(공저,2019)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문학주의’시대,1990년대의비평장

제1장_『문학동네』의1990년대와‘386세대’의한국문학
제2장_‘문학주의’의자기동일성-1990년대『문학동네』의비평담론
제3장_‘문학주의’시대의포스트모더니즘-1990년대비평이포스트모더니즘과접속하는방식
제4장_기형도와1990년대-‘환멸’이라는형식과‘선언’을대신한‘잠언’

제2부계간지시대,1960~1970년대의비평장

제1장_세속화하는지성-『문학과지성』의지성담론재고
제2장_김현비평에서‘이론적실천’의의미와비평의역할
제3장_주변부문학의(불)가능성혹은문학대중화의한계-백낙청의‘시민/민족/민중문학론’재고

제3부시와정치혹은김수영과김춘수

제1장_번역체험이김수영시론에미친영향-침묵을번역하는시작태도와관련하여
제2장_시민으로서말할자유,시인으로서말하지않을자유-김수영의탈민족주의적자유
제3장_추상충동을실현하는시적실험-김춘수의무의미시론에나타난언어의부자유와시의존재론
제4장_‘반(反)재현’의불가능성과무의미시론의전략

제4부한국문학의풍경들

제1장_‘독서불가능성’에대한실험으로서의「지도의암실」
제2장_평양의경향-김동인과최명익의소설을중심으로
제3장_1920년대의시조부흥론재고再考-‘조선’문학의표상과근대‘문학’의실천사이에서

참고문헌
초출일람

출판사 서평

더큰가능성을품고있는문학의시간

이책의제목을‘장전된시간’으로지은것은그런이유에서이다.‘장전된시간’이란현실의시간보다는더딘그러나그보다더큰가능성을품고있는문학의시간을의미하는것이기도하고,이책안에담긴저자의지난시간들을의미하기도한다.그시간들이이미흘러가버린것이아니라미래를위한준비의시간들이었다고믿고싶다.문학을연구하면서점점현실과는동떨어진무언가를쫓는것같다는허탈감에빠질때도있지만,결국수다한텍스트안의그신기루같은문장들만이진실이고진심이라는사실을배워가는것이여전히나에게는중요한일인것같다.그문장들을정신없이쫓느라허둥대던마음들을이책으로갈무리하고각각의글들안에서야심차게던져놓았던과제들을,앞으로책임감있게하나하나풀어나갈것이다.연구대상들을더가깝게실감하고싶다는욕망때문에연구의시기를자꾸당기거나,한국문학사를두루탐색하고싶다는욕심때문에이장면저장면들을열심히기웃거렸지만,물리적거리와는무관하게텍스트의마음을정확히꿰뚫는방법들을저‘장전된시간’들속에서이제어느정도터득했다는생각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