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의 기억 (신체·문화·이야기 1945~1970)

패전의 기억 (신체·문화·이야기 1945~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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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25년 동안 전후 일본과 일본인의 자화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전쟁 후 기억과 생리적 존재로서의 신체와 그 이미지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변용했는지에 주목하였다.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패전을 겪은 후 국가주권을 '회복'하고 새로운 국민국가를 재건하고자 했던 1950년대에 나타난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하여, 1950년대 일본사회 내부에서 발생한 기억을 둘러싼 갈등, 그리고 국민국가 권력과 대중문화의 관계를 검토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저자

이가라시요시쿠니

五十嵐恵邦
일본오사카출생.일본국제기독교대학(ICU)교양학부사회과학과를졸업하고미국시카고대학에서역사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아이오와대학역사학부강사를거쳐현재밴더빌트대학(VanderbiltUniversity)역사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전공은전후일본문화사이며주요저서로는(ColumbiaUniversityPress,2021),(ColumbiaUniversityPress,2016)가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3

서문
한장의초상화__11 무곤칸無言館__15
노미야마기지와의만남__17 전쟁의기억과마주하다__20
관람객들에게맡겨진해석__24 국가,신체,그리고문화__26

제1장원폭,천황,그리고역사-패전후미일관계의‘기원의내러티브’
스미소니언원폭기획전논쟁__41
1.패전후미일관계의출발점44
‘기원의내러티브’의기원__44 부정되는전쟁책임__51
2.맥아더와쇼와천황56
맥아더와쇼와천황의만남__56 ‘결혼기념사진’__61
식민지적타자로서의일본__67 ‘미국인’으로서의쇼와천황__72
3.일본이라는‘좋은적’76
‘전쟁은평화이다’__76 미국에게있어일본__80

제2장육체의시대
1.해방되는신체91
전시관리체제하의신체__91 일본의패전또는육체의해방__97
2.일본이라는병102
육체의문학__102 시장화되는여성의신체__106
일본이라는병__113
청결하고민주적인신체를만들어내다__118
해방과종속__128

제3장어디에도없는나라‘일본인론’에대해
1.양산量産되는‘일본인론’133
2.서양과동양의‘잡종’일본137
강화되는미국의존성__137 중간성과잡종성__142
가토슈이치와마루야마마사오__145
3.아이덴티티의동요150
타자동경과혐오__150 타자미국과의관계__152
누락된중국__154 ‘일본계미국인’이라는잡종성__159
잡종성의‘투명도롱이’__162 계급과육체의괴리__164
미국이라는새로운‘별’__167 아이덴티티의‘착복’__172
4.「돌연한벙어리不意の啞」174
상실감과굴욕감을되찾다__174 「돌연한벙어리」__176
천황의「돌연한벙어리」__184

제4장명명하지못하는것을명명하다
1.상실의표식191
라디오,영화,서적__191 상실의이야기__195
신체의‘정상화’__198 상징으로서의스키야바시__204
2.너의이름은,고질라206
미국의부재__206 투영된전쟁이미지__209
‘인간화’되는고질라__213
3.일본을연기하다-역도산力道山218
일본에서두번째로유명한일본인__218 진정한일본인__220
일본전통도때려눕히다__224
성공과실패,그리고갑작스러운죽음__227
4.사라져가는상실의표시230

제5장안보투쟁에서도쿄올림픽으로
1.안보투쟁236
신안보조약의성립__236 ‘쇼와의요괴’기시노부스케__242
내셔널리즘의감정__245 기시내각에서이케다내각으로__250
‘불결’한기시내각__251
2.1964년,도쿄올림픽253
전쟁과파괴의기억을일깨우다__253 건설붐__259
위생적이고밝은수도를만들다__263 원폭소년의아름다운신체__269
‘동양의마녀’__272 병든몸에대한노스텔지어__276
일본의자부심을지킨다__279 생산적인신체__283

제6장트라우마의재현
희미해지는패전의기억__287 강조되는고난__290
트라우마의재현__292
1.노사카아키유키와희극적인과거의회귀294
패전의기억__294 기아감의기억__296
‘일본의무언가에굴복시키고싶다’__301
죽음으로순수함을보존하다__308 비웃는과거__311
2.미시마유키오의「소극笑劇적죽음」316
『풍요의바다』__316 미시마의전쟁의기억__322
전후는절망과함께시작되었다__327 천황에대한분노__331
미시마의좌절__336 평화롭디평화로운일본__340

결론
전쟁의기억을씻어내다__347 1970년대라는위기__350
아시아인의‘신체’__354 전후사회로의회귀__357
패전의기억과마주하다__361 국가와개인__363
전쟁의유산과마주하려면__365

후기__369
역자후기__372
주석__383
참고문헌__429
찾아보기__444
옮긴이소개__455

출판사 서평

‘포문동’의문을열다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은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2017년부터〈포스트제국의문화권력과동아시아〉라는연구아젠다를내걸고국내외연구자들과함께활발한학술활동과공동연구를진행해왔다.일반적으로정치,경제적으로는이미제국주의시대가끝났다고본다.그러나동아시아에서는제국일본이해체된이후에도제국시대와의연속성과단절을둘러싼기억과욕망이잠재된형태로존재하고있다.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은이와같은제국의기억과욕망이포스트제국시기에도‘앎ㆍ지식’,‘매체ㆍ문화’,‘일상ㆍ생활’을포함하는문화영역에서작동되고있으며이는동아시아지역에서나타나는상호불신과혐오의근본적인원인이라는문제의식에서출발하여연구아젠다를설정하고있다.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은구체적으로제국일본의침략과지배에서작동했던문화권력이포스트제국시기에서는어떻게변용되어지속되고있는지,그연속성과비연속성을규명할것을목적으로하고있다.더불어단순히위로부터구조화하려는힘뿐만아니라제국의욕망과기억에대응하여동아시아지역사람들이전개하는경계횡단적변이,전유,분기,환류등길항의경험을발굴하여대안적성찰의계기로삼을것을추구한다.더나아가포스트제국시기문화권력의좌장과메커니즘을규명함으로써동아시아지역에서발생하는갈등의구체적인원인을극복하고진정한화해와협력의길로나아가기위한인문학적전망을수립,제시하고자한다.

대중문화속에묻힌“패전”의기억들
이책은미국밴더빌트(VanderbiltUniversity)대학역사학과이가라시교수가미국대학생을대상으로일본역사를가르쳤을때고민했던부분-침략,지배국이었던일본이1945년이후‘평화국가’로탈바꿈되는과정에대한설명의부재-이계기가되어1950년대패전직후당시사회변화를분석한문화연구서적이다.
저자이가라시교수에의하면,일본은아시아ㆍ태평양전쟁에서패전한후더이상정치영역에서‘국민’들에게중요한영향을미치는새로운담론을형성하기어려웠다.대신대중문화영역에서는과거에대한여러기억과망각의욕망이경합하고있었다.이책에서저자는특정과거를기억하고싶은욕망과잊고싶은욕망의충돌을흔히알려진일본문화가운데괴물영화를대표하는〈고질라〉,프로레슬링선수역도산,1964년도쿄올림픽,그리고미시마유키오(三島由紀夫)나노사카아키유키(野坂昭如)의문학작품등에서찾아냈다.

그리하여이를통해저자는특정과거를기억하려는힘이또다른과거의망각을도모하는문화권력의모순된양상을제시하였다.아울러저자는두지점을강조한다.첫째,기억이란비물질적인것이아니라물질성을띤다는점이다.그래서책에서는기억을둘러싼권력의장으로서의신체(몸)를분석한다.둘째,과거란어떻게이야기되느냐에따라전혀다르게보이고인식된다는점에서이야기의힘에주목하여기억을둘러싼문화정치를파헤쳤다.이책은제국일본이해체된후새로운국민국가로‘복귀’하려는과도기에대중문화영역에서제국의욕망과권력이어떻게작동되고그것이사람들의기억,망각,인식에어떠한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권력의메커니즘분석을제시하였다.

‘단절’된과거와현재를성찰할수있는기회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연구진은번역작업을추진하는과정에서이가라시교수와직접대담하는기회를가져책내용과저자의관점을확인하였고,그외에도여러번에걸친회의와워크숍을통해단순한번역에그치지않고번역서발간의의에대하여심도깊은토론을진행하였다.옮긴이후기에도언급했지만이책은어디까지나‘전쟁’과‘패전국일본’에초점을맞추었기때문에전쟁전부터연결되는식민지지배와침략이라는관점이결여되어있다는한계가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은흔히우리가아는일본대중문화가순수한오락을위한미디어도아니며그렇다고단순한프로파간다도아닌,과거와기억을둘러싼충돌의장이자‘과거’를새롭게창출하는문화장치임을재확인할수있는텍스트로서유용하다.또한이책은문화연구저서이기에저자가사용한이론적틀과분석방법을참조하여한국사회에서나타나는기억의문화정치를성찰적으로바라볼수있는기회를제공할것이다.
더중요하게는,그간일본과한국사이의정치,경제관계는‘단절’에가까운긴장상태가지속되고있다.거기다코로나로인하여오프라인여행과각종민간교류기회도줄고있다.양국간시민들의온라인과SNS등을통한교류는무시하지못하지만,일본사회에대한우리의관심이편파적인호기심에그쳐있는현실또한간과할수없다.바로이와같은상황에서현재일본사회를이해하기위해서도이책은패전직후일본대중문화영역에서어떻게과거의기억과망각이전개되었는지,아울러그것은식민지피지배자들에게어떠한의미를지니는지를성찰할수있는기회를제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