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cription
기업의 역사, 그 너머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1937년 출판된 조선우선주식회사(朝鮮郵船株式會社)의 사사(社史)이다. 조선우선주식회사는 조선총독부가 설립을 추진한 국책회사로, 일제강점기 조선 연안과 근해 해역에서 크게 활약한 식민지 조선 최대의 해운회사였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에는 1912년 설립부터 1936년까지 회사가 걸어온 역사가 기술되어 있으며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역사, 소유 선박의 추이, 자본금의 변화, 사무조직과 영업소, 경영실적 및 보유재산 등이 시계열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한 기업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이지만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식민지 조선의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 해운의 역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도 분명하다.
바다를 통해 보는 식민 지배
한편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설립 과정은 일제의 조선 해운업, 나아가 바다의 장악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후기 이래 상품 화폐 경제가 크게 발달한 조선에서는 선상(船商)의 성장을 토대로 해운시장 역시 크게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개항 이후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조선-일본 간 무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선의 해운시장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 기선회사가 조선-일본 간 항로를 개설한 데에 이어 조선으로 이주한 많은 일본인들이 조선 연안항로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통감부 시기에는 대한제국 정부가 개설한 ‘명령항로(命令航路)’를 경영하였다. 일제는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이후 식민지 통치기반을 확립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으며 그 중에서도 연안항로의 중요성은 컸다. 철도나 도로가 정비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과 달리 효율적으로 즉시 운용 가능하였으며 조선의 산업 개발에도 필수 불가결했기 때문이다. 1912년 통감부 시기 발령되었던 명령항로의 명령기간이 만료되자 조선총독부는 민간 해운업자들이 개별적으로 경영해 온 기존의 연안항로를 일원적으로 통제하고자 했고 이를 담당할 기선회사로서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설립된다.
제국주의와 해역 네트워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서장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이해 우리 회사의 연혁과 변천을 살펴보려 한다”고 사사 발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가 1912년 설립되었으므로 창립 25주년이면 1937년이 되는 해이다. 1937년은 일본의 제국주의 확대 과정에서 굉장히 특별한 해였다. 1937년 7월 7일 루거차오(盧溝橋) 사건으로 중일전쟁(中日戰爭)이 시작된 이후 태평양전쟁(太平洋戰爭)이 끝날 때까지 약 8년 동안 일본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한 일들 대부분은 이 중일전쟁과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통·운수기관의 역할은 특히 강조되었는데, 철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운 역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즉, 이 시점에 이르러 조선우선주식회사는 기존의 식민지 조선을 거점으로 한 사업에서 한 발 나아가, 앞으로는 일본 제국을 종횡한다는 큰 포부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그동안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과거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에 머문 것이 아니라 조선총독부 국책기선회사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널리 알리고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서 “회사의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도 사운(社運)의 융창(隆昌)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의지를 함축하였던 포부로 사료되며,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와 해운, 나아가 해역 네트워크의 교차를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어디까지나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역사를 회사의 업적과 긍정적 평가 위주로 서술하였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비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자료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연혁이라든가 변화 추이, 조선총독부가 생산한 항해보조금 교부 명령서, 경영실적 등의 통계자료가 지니는 1차 사료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의 비판적 읽기를 통해 일제강점기 해운업 일반과 기업사 연구 축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1937년 출판된 조선우선주식회사(朝鮮郵船株式會社)의 사사(社史)이다. 조선우선주식회사는 조선총독부가 설립을 추진한 국책회사로, 일제강점기 조선 연안과 근해 해역에서 크게 활약한 식민지 조선 최대의 해운회사였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에는 1912년 설립부터 1936년까지 회사가 걸어온 역사가 기술되어 있으며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역사, 소유 선박의 추이, 자본금의 변화, 사무조직과 영업소, 경영실적 및 보유재산 등이 시계열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한 기업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이지만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식민지 조선의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 해운의 역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도 분명하다.
바다를 통해 보는 식민 지배
한편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설립 과정은 일제의 조선 해운업, 나아가 바다의 장악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후기 이래 상품 화폐 경제가 크게 발달한 조선에서는 선상(船商)의 성장을 토대로 해운시장 역시 크게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개항 이후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조선-일본 간 무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선의 해운시장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 기선회사가 조선-일본 간 항로를 개설한 데에 이어 조선으로 이주한 많은 일본인들이 조선 연안항로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통감부 시기에는 대한제국 정부가 개설한 ‘명령항로(命令航路)’를 경영하였다. 일제는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이후 식민지 통치기반을 확립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으며 그 중에서도 연안항로의 중요성은 컸다. 철도나 도로가 정비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과 달리 효율적으로 즉시 운용 가능하였으며 조선의 산업 개발에도 필수 불가결했기 때문이다. 1912년 통감부 시기 발령되었던 명령항로의 명령기간이 만료되자 조선총독부는 민간 해운업자들이 개별적으로 경영해 온 기존의 연안항로를 일원적으로 통제하고자 했고 이를 담당할 기선회사로서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설립된다.
제국주의와 해역 네트워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서장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이해 우리 회사의 연혁과 변천을 살펴보려 한다”고 사사 발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가 1912년 설립되었으므로 창립 25주년이면 1937년이 되는 해이다. 1937년은 일본의 제국주의 확대 과정에서 굉장히 특별한 해였다. 1937년 7월 7일 루거차오(盧溝橋) 사건으로 중일전쟁(中日戰爭)이 시작된 이후 태평양전쟁(太平洋戰爭)이 끝날 때까지 약 8년 동안 일본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한 일들 대부분은 이 중일전쟁과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통·운수기관의 역할은 특히 강조되었는데, 철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운 역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즉, 이 시점에 이르러 조선우선주식회사는 기존의 식민지 조선을 거점으로 한 사업에서 한 발 나아가, 앞으로는 일본 제국을 종횡한다는 큰 포부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그동안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과거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에 머문 것이 아니라 조선총독부 국책기선회사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널리 알리고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서 “회사의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도 사운(社運)의 융창(隆昌)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의지를 함축하였던 포부로 사료되며,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와 해운, 나아가 해역 네트워크의 교차를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어디까지나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역사를 회사의 업적과 긍정적 평가 위주로 서술하였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비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자료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연혁이라든가 변화 추이, 조선총독부가 생산한 항해보조금 교부 명령서, 경영실적 등의 통계자료가 지니는 1차 사료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의 비판적 읽기를 통해 일제강점기 해운업 일반과 기업사 연구 축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 -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해역인문학 자료총서 6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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