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 외교관, 선교사 (서구 한국학의 형성 주체와 문화적 토양 | 반양장)

탐험가, 외교관, 선교사 (서구 한국학의 형성 주체와 문화적 토양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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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구 학계에 한국을 포함시킨 서양인들-탐험가, 외교관, 그리고 선교사
서구 학계에 한국을 포함시킨 서양인들―탐험가, 외교관, 그리고 선교사
1787년 5월 브로튼(William R. Broughton, 1762~1821)의 팀을 위시한 여러 영국 탐험대가 한반도를 방문하였다. 이들은 모두 국가의 파견을 받은 해군 탐험대로, 국책에 따라 미지의 지역을 조사하여 세계 지도를 완성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통상을 개시하는 데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기본적인 목표는 한반도와 인근 해안에 대한 지리적 탐사와 한국 및 한국인들에 대한 정보 습득이었다. 그들은 ‘지식의 추구’라는 차원에서 한국에 접근한 최초의 서양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1830년대부터 약 30년간 한반도에서는 소수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한국을 주제로 상당한 양의 기록을 생산하였다. 한국인들과 함께 길게는 10년 이상 한국에서 산 선교사들의 그것은 객관성과 정확성의 층위가 다양한 민족지학적 정보의 보고로, 한국을 깊이 알고자 하는 외부인들에게 오랫동안 필수적인 자료로 인정되었다. 그들이 탐험가들처럼 ‘지식의 추구’라는 차원에서 한국에 접근하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한국에 대한 서구 세계의 지식과 정보가 그들에 의하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현저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조선 왕조가 일본 및 서양 국가들과 근대적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한국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계승한 사람들은 외교관과 선교사였다. 특히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 내내 한국 연구를 주도한 것은 선교사들이었다. 그들은 한국인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한국의 언어, 문화, 역사를 배우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잡지에 발표하거나 단행본으로 출간하면서 성장하였으며, 나중에는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를 창립하여 연구발표회를 개최하고 학술지를 발행 및 보급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1930년 전후 독일과 미국에서 한국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 재직하면서 강의와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서구 제도권 한국학의 발판을 마련한 이 사람들은 거의 다 선교사 출신이었으며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로부터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다.

이 책은 18세기 말부터 해방 직후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집적하고 한국의 언어, 문화, 역사를 배우고 한국을 서구 학계의 연구 영역에 포함시킨 이 서양인들―탐험가, 외교관, 선교사―에 대한 연구 결과 7편을 모은 것이다.
저자

인하대학교한국학연구소

洪玉淑,HongOk-sook
한국해양대학교글로벌해양인문학부교수

목차

간행사3
서문6

홍옥숙ㆍ김낙현|유럽인들의조선탐사항해와항해기-18세기말에서19세기전반까지
1.유럽인들의조선탐사항해와선행연구 17
2.19세기를전후한유럽인항해자들의북태평양진출 22
3.19세기후반의유럽인방문자들과조선의개항 57

이영미|한국을연구한초기개신교‘선교사겸학자(missionaryandscholar)’들
1.개인에대한연구에서집단에대한연구로 67
2.19세기말내한개신교선교사들의구성과특징 71
3.‘선교사겸학자’들의등장과『리포지터리』 76
4.‘선교사겸학자’들의생애와연구활동 83
5.‘선교사겸학자’들과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 93

이고은|번역과선교-H.G.언더우드의중문기독교문헌번역(1886~1896)
1.내한선교사들의중문기독교문헌번역 97
2.H.G.언더우드의번역서목록과번역동기 102
3.언더우드의중문전도문서입수경위 110
4.언더우드와번역자들,그리고번역서의독자들 113
5.언더우드의번역서와관련된몇가지문제 120
6.향후과제 124

이상현|프랑스외교관이남긴한국학의흔적-『한국서지』(1894~1896,1901)의출간과그이후
1.서울의추억과『한국서지』 127
2.『한국서지』의출간과유럽동양학자의한국학 132
3.『한국서지』출간이후한국개신교선교사의한국학 154
4.『한국서지』와서양인한국학의현장 195

이영미|1900~1940년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와서양인들의한국연구
1.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의탄생 203
2.‘선교사겸학자’들과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 206
3.트롤로프와영국국교회선교사들의참여 215
4.전문연구자로서의선교사2세들 223
5.서구한국학과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 231

홍미숙|안드레아스에카르트의한국학연구와성과
1.시작하며-에카르트가심취하였던한국학연구 235
2.안드레아스에카르트의생애와상트오틸리엔연합회의활동 238
3.에카르트가펼친한국학연구와성과 247
4.마치며-에카르트의한국학연구를탐구해야하는이유 278

김서연|미국‘제1세대한국학자’의해방전후한국인식-조지맥아피맥큔의KoreaToday
1.태평양전쟁전후미국한국학의흐름과맥큔 289
2.전후시기맥큔의한국관련활동 292
3.KoreaToday에나타난맥큔의한국인식 300
4.미국학계에서KoreaToday의의의 314
5.KoreaToday-‘제1세대한국학자’의첫한국사개설서 317
부록|한국과인연을맺었던맥큔가족 319

출판사 서평

서구한국학의과거와현재를잇다
인하대학교한국학연구소(소장임학성)는2019년9월부터한국연구재단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을수행하고있다.2022년8월1단계사업을마치고2단계사업을수주하여2025년8월까지총6년간수행할계획이다.사업명은‘동아시아한국학의심화와확산을위한해외한국학의집단전기학’이다.〈동아시아한국학연구총서〉제32권으로서발간된이책에는18세기말부터해방후에이르기까지한국에대한지식과정보를집적하고한국의언어,문화,역사를조사하고나아가한국을서구학계의연구영역에포함시킨서양인들이소개되어있다.

홍옥숙과김낙현은1797년10월부산용당포에정박한영국해군브로튼(WilliamR.Broughton,1762-1821)의탐사항해를집중적으로다루는한편,1816년한국의서해안과류큐등을돌아보고간홀(BailHall,1788~1844),1845년제주도와남해안을탐사하고간벨처(EdwardBelcher,1799~1877)등을차례로소개하였다.이글은이시기한반도에접근한서양선박들의상당수가탐사항해를통하여세계에대한지식을확대하려던영국군함이었음을드러내고,한국에대한탐험가들의지식과정보가장기간에걸쳐축적및계승되는과정을보여주었다.‘라페루즈(LaPérouse)’라는이름으로유명한프랑스탐험대장드갈로(Jean-FrançoisdeGalaup,1741~1788)가한반도에상륙하지못하고바다만돌다간것은자신보다130여년먼저한국에온하멜(HendrikHamel,1630~1692)의기록을읽었기때문이다.

이고은은한국기독교역사에큰획을그은북장로교선교사언더우드(HoraceG.Underwood,1859~1916)가내한후10여년간번역한한문기독교문헌15종의종류와성격,번역동기,실제번역주체등을검토하였다.그리하여언더우드가흥미로운기독교소설류대신실제선교현장에서사용할수있는논리정연한교리서를주로번역한것,자신이본격적인번역자로나서는대신감독만하고실제번역작업은한국인들에게맡겼던것등을구명하였다.이는재능의문제가아니다.언더우드는한국어를대단히빨리습득하고일찍이사전까지편찬하였으나,자신의어학적재능을직접선교에필요한만큼만계발하였다.

이영미는한국연구에푹빠진선교사4명헐버트(HomerB.Hulbert,1863~1949),존스(HeberG.Jones,1867~1919),게일(JamesS.Gale,1863~1937),랜디스(EliB.Landis,1865~1898)에대한집단전기학연구를수행하였다.네사람은출신국가,성장배경,교육수준,소속교단등이달랐으나모두평신도선교사또는평신도(헐버트)로출발하였다.이들은평신도로서학교와병원등지에서일하면서자연스럽게한국의언어,문화,역사에대한학문적관심을발전시킬수있었다.

이영미의또다른글은이‘선교사겸학자’들중3인이주축이되어창립한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를다루었다.왕립아시아학회한국지부는한국연구를전담하는최초의정식학술단체로서지난2020년에창립120주년을맞이하였다.이단체는창립초반에는연구활동을수행할수있는인력의부족으로고전하였으나,1910년대초게일을중심으로활동을재개하여한국안팎의전문가들을아우르는어엿한연구공간으로발전하였다.이시기에도한국연구에가장앞장선것은평신도선교사들이었다.

외교관으로서한국의언어,문화,역사를연구한인물로는‘프랑스한국학의선구자’쿠랑(MauriceCourant,1865~1935)이가장유명하다.이상현은20세기전후서양인들의한국관련학술활동을쿠랑을중심에놓고검토하였다.쿠랑은일찍이한국을연구하여괄목할만한성과를냈으나중국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1913년리옹대학중국어과에자리를잡은후에는한국에대한관심을키워나가지못했다.그러나그의연구는재한서양인들에게계승되었다.이상현은그들이쿠랑과개인적친분이없었지만그의연구를읽고번역하고참고하여각자의연구를계속하였음을보여주었다.

이책에는한국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고학계에정착하여제도권서구한국학의출발선을그은사람들도다루어지고있다.홍미숙(전남대학교,미술사)은천주교선교사출신으로독일한국학의첫번째주자가된에카르트(AndreasEckardt,1884~1974)에주목하였다.에카르트는1909년부터1928년까지한국에서상트오틸리엔연합회(일명분도회)선교사로활동하였고,한국의교육으로박사학위를받은후수십년간한국연구및교육에종사한인물이다.자타공인‘에카르트전문가’홍미숙은에카르트의한국연구를분야별로상세하게소개하였을뿐아니라국내에서접하기힘든관련자료도풍부하게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김서연은미국한국학의초창기멤버인맥큔(GeorgeM.McCune,1908~1948)을검토하였다.맥큔은북장로교선교사부부의아들로조선의외교관계를연구하여UC버클리에서박사학위를받고,옥시덴탈대학교를거쳐UC버클리사학과교수가된사람이다.그는미국에서한국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은두번째사람으로,1948년에요절하지않았더라면미국한국학의발전에지대한영향을끼쳤을것이다.그가대학원재학시절에고안한맥큔라이샤워표기법은지금까지도미군을비롯한미국의여러기관에서사용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