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유제 (상상의 ‘동아시아’와 경계와 길항의 ‘동아시아’ | 반양장)

제국의 유제 (상상의 ‘동아시아’와 경계와 길항의 ‘동아시아’ | 반양장)

$20.00
Description
절대적인 지리적 공간이 아닌, 유동적이며 투쟁의 장으로 존재하는 ‘동아시아’
이 책은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수행해 온 인문한국플러스사업(HK+)의 일환으로 기획하여 발간한 책이다.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는 ‘포스트제국의 문화권력과 동아시아’라는 연구 아젠다에 따라 제국일본이 해체된 후에도 ‘앎·지식’, ‘매체·문화’, ‘일상·생활’ 영역에서 문화의 형태를 빌려 존재하는 제국의 유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 권력의 작동원리와 동태를 제시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지속되는 갈등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책을 기획, 발간함에 있어 본 사업단이 제기한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국민국가 체제를 기반으로 세계질서가 재구성되어 흔히 제국주의시대가 끝났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종, 민족, 이성애주의, 전근대성 등을 ‘본질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제국 시기 일어난 점령, 지배, 학살과 같은 폭력을 정당화하고, 서구를 ‘발전’의 최고 단계로 상정하는 단선적 사회진화론에 입각한 제국주의적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던 욕망은 포스트제국 시기에 와서는 국민국가 체제 속에서 ‘국민,’ ‘시민’이라는 주체성을 기반으로 ‘자유’와 ‘평등’ 이데올로기로 변용되어 재생산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제국 해체 후 부상한 국민국가를 제국주의와 완전히 분리된 정치기구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는 포스트제국이라는 틀을 통해서 특히 동아시아에서 전개된 국민국가 재편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제국과 단절시키거나 제국주의를 계승하려 하는 권력의 동태를 조명하고 있다. 더불어 제국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대상이 되어 포스트제국 시기에도 여전히 권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조선인 BC급 전범, 오키나와 주민, 아이누, 재일한국·조선인들의 길항의 경험에 주목한다. 이들은 제국과 국민국가의 구조적 권력에 전면적으로 맞서기도 하지만, 그 길항의 경험은 제국주의적 인식이나 가치관을 모방, 전유하면서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수반하기도 한다. 이처럼 제국과 국민국가가 구조화하는 권력과 이에 대응하는 동아시아 사람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재검토하여 동아시아의 ‘앎·지식’, ‘매체·문화’, ‘일상·생활’ 영역에서 생성, 작동되는 권력의 역동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세계 석학이자 미국 코넬대학 명예교수인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는 ‘동아시아’라는 상상의 공간이 형성된 배후에 존재하는 제국주의적 욕망과 질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였고, 제국 일본이 아시아에서 저지른 침략과 전쟁, 그리고 그 책임을 묻는 연구와 활동을 이끌어 온 일본 케이센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우쓰미 아이코(?海愛子)는 공식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한국·조선인 BC급 전범들의 기억과 저항의 양상을 제시했다. 더불어 이 두 편의 글을 필두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특수한 저항의 방식과 그 의미, 아이누의 말을 마주보지 못한 일본의 제국주의적 의식, 1945년 이후 재일한국·조선인이 펼친 일상의 투쟁에 관한 글을 수록하였다. 각 글을 통해 제국의 유제와 이들의 길항 경험이 충돌하는 양상을 엿볼 수 있으며 이는 ‘동아시아’가 절대적인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유동적이며 투쟁의 장으로 존재하는 현실을 재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아가 현재도 지속되는 국민국가 체제를 상대화시켜 진정한 탈제국의 가능성과 동아시아 사람들이 스스로 구축하는 화해와 협력, 공존을 모색하는 논의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저자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

사카이나오키酒井直樹,SakaiNaoki
코넬대학아시아학과와비교문학과교수이자명예교수.사상사,국민주의,인종주의,번역등을연구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TheEndofPaxAmericana : theLossofEmpireandHikikomoriNationalism(2022,DukeUniversityPress),『希望と憲法』(2008,以文社),TranslationandSubjectivity(1998,UniversityofMinnesotaPress),VoicesofthePast : theStatusofLanguageinEighteenth-CenturyJapaneseDiscourse(1991,CornellUniversityPress)등이있으며그외다수논문이있다.

우쓰미아이코内海愛子,UtsumiAiko
케이센여학원대학명예교수,와세다대학평화학연구소초빙교수,역사사회학전공,주요저서로는『朝鮮人BC級戦犯の記録』(1982,勁草書房/2015,岩波現代文庫),『戦後補償から考える日本とアジア』(2002,山川出版社),『日本軍の捕虜政策』(2005,青木書店),해설및편저로『村井宇野子の朝鮮·清国紀行-日露戦争後の東アジアを行く』(2021,梨の木舎)가있다.

마크윈체스터マ-ク·ウィンチェスタ-,MarkWinchester
일본국립아이누민족박물관연구원.아이누근현대사상사.역서에『アイヌ通史』(リチャード·シドル.2021,岩波書店)가있으며,편저로『アイヌ民族否定論に抗する』(2015,河出書房新社),공저로는CulturalandSocialDivisioninContemporaryJapan(2020,Routledge),『移動という経験-日本における「移民」研究の課題』(2013,有信堂)등이있다.

무라카미요코村上陽子,MurakamiYoko
오키나와국제대학종합문화학부준교수.오키나와·일본근현대문학전공.전후오키나오문학및원폭문학을연구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出来事の残響−原爆文学と沖縄文学』(2015,インパクト出版会).

김웅기金雄基,KimWoong-Ki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교수,대한민국의정책대상으로서의재일코리안을연구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는「『계간삼천리』에나타난재일코리안교육에대한일본인교사의인식과실천」(2021),「재일코리안에대한한국법제도상의배제문제그특수성간과문제를중심으로」(2021),공저로『朝鮮籍とは何か-トランスナショナルの視点から』(2021),『재일한인의인류학』(2021)등이있다.

김경옥金慶玉,KimKyoung-Ok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연구교수.연구분야는일본근현대사,일본여성사,여성노동과젠더이다.주요논문으로「근대일본의노동자와농민의공동재산으로서의무산자탁아소」(2021),“FactorylaborandchildcareinwartimeJapan”(2020),「일본의여성노동자의동원과보호에관한연구」(2019),주요저서로『알면다르게보이는일본문화』(2021,공저),『제국과포스트제국을넘어서』(2020,공저),『한일화해를위해애쓴일본인들』(2020,공저)등이있다.

김현아金炫我,KimHyun-Ah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연구교수.주요논저로는「전시기경성호국신사의건립과전몰자위령·현창」(2018),「전시체제기식민지조선의군사원호와전몰자유가족」(2020),「패전후전쟁미망인의실상과유족운동그리고국가」(2020),『제국과포스트제국을넘어서』(2020년,공저),『제국과국민국가』(2021년,공저)등이있다.

권연이權姸李,KwonYeoni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연구교수.서울시립대국제관계학과강사,국제일본연구전공.일본정치,시민사회,한일관계,동아시아협력을연구하고있다.주요연구로는「제2기아베정권의장기집권요인」(2021),「일본의NPO세제우대제도의제정·개정과정」(2021),「市民社会ガバナンスに関する市民意識の日韓比較」(2020)등이있다.

목차

서문3

제1부제국의유제,국민국가재편과탈식민
사카이나오키|근대국제세계의성립과탈식민지화19
우쓰미아이코|심판받은자의‘기억’과‘기록’-전쟁재판을통해서생각하는제국주의연장과계승49
김경옥|제국의폭력앞에드러난차이의정치학85

제2부포스트제국_통합과모순적동태
김현아|해방직후GHQ와일본의재일조선인정책-처우와실태111
권연이|일본의‘국민’,‘공민’,‘시민’개념수용과정-국가의사회세력간주도권다툼의장으로서‘개념’135

제3부동아시아_경계와길항의공간
무라카미요코|‘숨는’신체-오키나오문학에있어서저항과갈등157
마크윈체스터|마시호(?志保)의말과마주하다185
김웅기|‘이름’과씨름하는재일코리안의일상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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