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30~40년대 최재서의 문화 기획, 동시기에 공존한 매체 및 조선어/일본어 문학
최재서는 이십 세기 세계문화 지도에 새겨질 조선문학의 영토를 상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그러나 대공황과 전쟁, 파시즘의 확산에 따라 그를 비롯한 조선의 지식인들은 서구적 근대에 기초한 세계상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발맞추어 문학과 정치, 혹은 문학의 정치에 대한 새로운 상식이 국책의 이름으로 강요되기 시작했다. 이때 최재서는 출판을 매개로 공론장을 만들었고, 문학적 출발점과 입장이 다른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조선/문학의 근대와 그 이후에 대한 담론들을 생산해냈다.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빚어진 모순과 착종, 가능성의 지점들이다. 나아가 단 한 번도 ‘세계문학공화국’의 일원이 되어본 적이 없는 비서구 식민지 문학의 주변부성을 대동아문화권의 주역이 되어 해결해보고자 했던 다종다양한 시도들에도 주목했다. 주지하듯이 해방 이후에 이러한 문필 행위들은 ‘친일親日’이라는 용어로 표현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성 성찰과 내셔널리즘 극복을 향한 학문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1937~1945년의 조선문학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조명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이천 년대 이후 활발히 논의된 파시즘론, 전향론, 포스트콜로니얼리즘 등은 저항 대 협력의 이분법을 넘어서 식민지 문학의 결절점들을 새롭게 살펴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한편 문화제도(사) 연구는 출판, 번역, 매체 등 문학 텍스트의 탄생 기반과 역학에 착목함으로써 기존 문학사나 교과서 속의 상식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문학의 실재를 마주하게 했다.
식민지 근대의 크리틱 (1930~40년대 한국문학비평, 제도, 서사)
$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