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해분기』는 이합집산을 거듭하던 광둥의 소규모 해적들이 남중국해를 지배하는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했다가, 훗날 청 조정에 투항하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했다. 표제에 붙은 ‘1807~1810’은 해적과 청 수군의 전투가 집중된 기간인데, 저자 원영륜은 편년체의 방식으로 이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다.
19세기 초, 광둥의 해적들은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진입하기 위한 해로의 길목을 차지한 채, 유럽의 상선을 공격해 물건을 약탈하거나 사람들을 납치했고, 또 때로는 주강(珠江)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의 마을을 협박해 상납금을 받았고, 이를 거부하면 마을을 통째로 불태워 버렸다. 중국 해적의 악명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까지 널리 알려졌으나, 그에 반해 해적들의 조직 체계나 규모, 조직 관리 방식, 활동 반경, 자산 규모 등 그들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원영륜은 『정해분기』에서 청 조정의 입장에서 해적을 토벌해야 할 대상으로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홍, 황, 남, 흑, 백, 청색의 깃발로 소속을 나타낸 해적 연맹의 체계와 활동 범위, 홍기방의 조직 관리 방식, 연맹을 이끈 여두목 정일수와 그녀의 유능한 지휘관 장보자 등 당시 해적 사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서양의 관점에서 광둥 해적 세계를 엿보다
이 책의 저본으로 삼은 것은 『정해분기』의 영역본이다. 1830년 광저우의 원영륜이 출간한 『정해분기』를 독일 출신의 동양학자 칼 프리드리히 노이만이 구입하여 1831년에 번역 출간하였다. 칼 프리드리히 노이만은 1830년 황실 도서관과 바이에른주의 후원으로 중문 서적과 과학연구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 그는 『정해분기』를 구입했고, 이듬해 2월 영국으로 돌아온 후 번역서(History of the Pirates who Infested the China Sea from 1807~1810)를 출간한다.
이 책은 단순히 중국어를 영어로 치환한 번역물이 아니다. 노이만은 중국에 대해 무지했던 유럽의 독자들을 위해 43페이지 달하는 지면을 할애해 중국의 역사, 정치, 경제, 민족 갈등 등의 상황을 소개하고, 동서양의 방대한 문헌에 기초해 중국과 서양의 인식 차에 대한 견해를 덧붙였다. 그리고 원문에 꼼꼼히 주석을 달아 독자들이 청의 지배계급과 해적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 했다.
노이만의 번역서는 독자들에게 중국이라는 미지의 나라와 광둥의 해적 사회를 소개한 대중서이자, 서양의 해적사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전문서였다. 또한 문학 창작에도 풍부한 영감을 주었는데,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소설 「과부 칭(La viuda Ching, pirata)」(1933)의 캐릭터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헐리우드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2007)의 여해적 ‘마담 칭’ 캐릭터 모두 홍기방 여해적 정일수를 모티프로 한 것이다. 노이만의 상세한 해설과 주석이 덧붙여진 이 영역본은 출간 이후 중국 광둥의 해적 세계를 소개한 대중서이자 전문서로 널리 알려졌고, 서양의 해적사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문학 창작에도 영감을 주는 등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초, 광둥의 해적들은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진입하기 위한 해로의 길목을 차지한 채, 유럽의 상선을 공격해 물건을 약탈하거나 사람들을 납치했고, 또 때로는 주강(珠江)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의 마을을 협박해 상납금을 받았고, 이를 거부하면 마을을 통째로 불태워 버렸다. 중국 해적의 악명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까지 널리 알려졌으나, 그에 반해 해적들의 조직 체계나 규모, 조직 관리 방식, 활동 반경, 자산 규모 등 그들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원영륜은 『정해분기』에서 청 조정의 입장에서 해적을 토벌해야 할 대상으로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홍, 황, 남, 흑, 백, 청색의 깃발로 소속을 나타낸 해적 연맹의 체계와 활동 범위, 홍기방의 조직 관리 방식, 연맹을 이끈 여두목 정일수와 그녀의 유능한 지휘관 장보자 등 당시 해적 사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서양의 관점에서 광둥 해적 세계를 엿보다
이 책의 저본으로 삼은 것은 『정해분기』의 영역본이다. 1830년 광저우의 원영륜이 출간한 『정해분기』를 독일 출신의 동양학자 칼 프리드리히 노이만이 구입하여 1831년에 번역 출간하였다. 칼 프리드리히 노이만은 1830년 황실 도서관과 바이에른주의 후원으로 중문 서적과 과학연구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 그는 『정해분기』를 구입했고, 이듬해 2월 영국으로 돌아온 후 번역서(History of the Pirates who Infested the China Sea from 1807~1810)를 출간한다.
이 책은 단순히 중국어를 영어로 치환한 번역물이 아니다. 노이만은 중국에 대해 무지했던 유럽의 독자들을 위해 43페이지 달하는 지면을 할애해 중국의 역사, 정치, 경제, 민족 갈등 등의 상황을 소개하고, 동서양의 방대한 문헌에 기초해 중국과 서양의 인식 차에 대한 견해를 덧붙였다. 그리고 원문에 꼼꼼히 주석을 달아 독자들이 청의 지배계급과 해적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 했다.
노이만의 번역서는 독자들에게 중국이라는 미지의 나라와 광둥의 해적 사회를 소개한 대중서이자, 서양의 해적사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전문서였다. 또한 문학 창작에도 풍부한 영감을 주었는데,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소설 「과부 칭(La viuda Ching, pirata)」(1933)의 캐릭터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헐리우드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2007)의 여해적 ‘마담 칭’ 캐릭터 모두 홍기방 여해적 정일수를 모티프로 한 것이다. 노이만의 상세한 해설과 주석이 덧붙여진 이 영역본은 출간 이후 중국 광둥의 해적 세계를 소개한 대중서이자 전문서로 널리 알려졌고, 서양의 해적사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문학 창작에도 영감을 주는 등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중국 남부 해적의 역사, 1807~1810 -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해역인문학 자료총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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