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중사회와 하나 되기 : 1870~1910년, 중국 초기 신문의 언어, 이미지와 도시

글로벌 대중사회와 하나 되기 : 1870~1910년, 중국 초기 신문의 언어, 이미지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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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세기, 서구 신문과 잡지가 도입되다
중국에서 서구적인 신문과 잡지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신문과 잡지는 근대 인쇄 미디어의 기본 모델로 서구로부터 도입되었으며, 근대적인 언론, 여론형성 기제, 공론장의 성격과 특징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미디어의 역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공론장과 언론의 역사는 바로 서구 미디어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며, 그 평가기준 역시 서구적인 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론과 공론장에 대한 근대적인 서구의 관점은 한 사회의 중요한 공론이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와 합리적인 토론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한 사회의 공론장은 시민들의 자율성과 시민의식과 참여방식이 각기 다른 국가를 경계로 하며, 또 국가의 행위와 차별적인 시민의 영역으로 공간을 제한한다. 근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한 근대적 언론과 공론장은 전근대적인 여론형성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차별화할 뿐만 아니라 현재 각 국가의 공론장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근대 이후 중국의 공론장은 서구의 산물이며, 국가가 여론 형성의 직접적인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공론장은 여러 면에서 문제적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존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과 견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공론장을 근대적인 특수한 성격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회적 의제와 통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여론 형성을 포괄하는 의미로 확장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유교 전통에서는 국가의 통치에 있어서 여론이 지니는 의미를 중시하고 이를 통치에 반영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는데, 구체적인 형식에 있어서는 서구의 근대적 미디어 역할과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공론형성의 한 방식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서구적인 신문을 수용할 때 중국 측에서 그 미디어를 이해하고 설명한 방식에 이미 나타나 있다.

전통과 근대적 관념 사이의 긴장 속 근대 미디어 형성 과정을 파헤치다
서구 신문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미디어가 중국으로 도입될 때, 그것을 주도하는 서구의 경영자나 그 발간에 직접 참여하는 중국인 지식인, 또는 중국인 독자들은 각기 중국에서 신문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가지는지, 혹은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새로운 혁신적인 미디어가 등장할 때 일반적으로 겪는 과정으로, 대개는 기존의 미디어나 문화실천에서 형식 혹은 기능적으로 유사한 것과 비교하여 결정된다. 즉 기존 미디어나 문화적 실천을 재매개하면서 새롭고 낯선 것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 서구의 신문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형태에서는 중국의 『경보』, 공론 형성의 기능에서는 중국 고대의 여론 수집 전통, 그리고 문화적 취향에서는 중국적인 글쓰기와 문화풍속에 입각해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수용되었다.
이러한 수용과정은 후에 형태와 관념에 있어서 좀 더 서구의 근대적인 것으로 변화해 갔지만, 공론을 형성하는 미디어에 대한 중국의 전통과 서구의 근대적 관념사이의 긴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 속에서 중국의 근대 미디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19세기 후반 중국 미디어의 경관은 초기의 미성숙한 모습이나 중국적인 특징으로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지 중국만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한 문화와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여행’하면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이며, 그 상호 접촉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변주가 공명하는 글로벌 기준이 형성된다. 특히 중국에서 근대적 미디어의 형성은 처음부터 그 주체와 자본, 운영, 내용 모든 면에서 글로벌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조계지 상하이와 식민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세계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안목을 갖춘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도입한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는 중국과 세계가 서로 접속하는 창구일 뿐만 아니라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글로벌화를 통해 새롭게 의미를 확장하고 보편적인 규준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

루돌프와그너,바바라미틀러,나타샤겐츠,내니킴,캐서린예

루돌프와그너RudolfG.Wagner,1941~2019
하이델베르크대학교중국학수석교수로,하버드대학교페어뱅크(Fairbank)센터연구원을겸직했다.중국지성사,문화교류사,근대대중매체등을연구했다.본서외에『새로운글로벌지식에관한중국의백과사전(ChineseEncyclopaediasofNewGlobalKnowledge,1870~1930)』,『현대성의고전(Modernity’sClassics)』을엮었으며,『트랜스컬추럴연구(TheJournalofTransculturalStudies)』의편집인이었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며/루돌프와그너

제1장
외래매체의현지화
-서구식신문을중국공론장에편입시키기|바바라미틀러
신문이란무엇인가?서구의시각
신문이란무엇인가?중국의시각
중국에적합한신문설계하기
중국에서사설을쓴다는것
중국에적합한신문의모습이란?
결어

제2장
유용한지식과적절한의사소통
-19세기말중국신문·잡지의생산영역|나타샤겐츠
연구사검토
언론인들의네트워크
중국어신문이란무엇인가-중국언어에서의“토착”신문과“외국”신문
신문들의자기표상
결어

제3장
전지구적이미지생산에동참하기
-상하이의삽화신문『점석재화보』|루돌프와그너
세계적배경
중국적배경
이미지인쇄물시장을향한메이저의첫도전
중국을위한중국어삽화신문
오우여(吳友如)
『점석재화보』와그삽화가들
『점석재화보』의부록
결어

제4장
새포도주를헌병에?
19세기말상하이에서화보만들기및읽기|내니킴
상하이의독자층을겨냥하다
편집기구
화가들
그림의스타일과구성요소
보도기사
문인지향의독자들
온갖것들에관한그림-기사
도처로부터의소식
부정확한보도들
결어

제5장
상하이의여가,인쇄오락물,그리고소보|캐서린예
여가의발명
‘놀이’관념의판촉
이백원의『유희보』
모호한게임-작자와독자,기녀와고객,그리고도시
확립된장르-문학간행물로서소보(小報)
이후의발전
결어

역자후기
미주
찾아보기
저자및역자소개

출판사 서평

전통과근대적관념사이의긴장속근대미디어형성과정을파헤치다

서구신문이라는독특한형식의미디어가중국으로도입될때,그것을주도하는서구의경영자나그발간에직접참여하는중국인지식인,또는중국인독자들은각기중국에서신문이어떤의미와역할을가지는지,혹은가져야하는지에대한문제에직면했다.이는새로운혁신적인미디어가등장할때일반적으로겪는과정으로,대개는기존의미디어나문화실천에서형식혹은기능적으로유사한것과비교하여결정된다.즉기존미디어나문화적실천을재매개하면서새롭고낯선것을수용하게되는것이다.중국에서구의신문과직접비교할수있는미디어가존재하지않았지만,형태에서는중국의『경보』,공론형성의기능에서는중국고대의여론수집전통,그리고문화적취향에서는중국적인글쓰기와문화풍속에입각해재해석하는방식으로수용되었다.

이러한수용과정은후에형태와관념에있어서좀더서구의근대적인것으로변화해갔지만,공론을형성하는미디어에대한중국의전통과서구의근대적관념사이의긴장은지금까지도여전히존재하고있다.이책은바로이러한긴장속에서중국의근대미디어가형성되는과정을다양한측면에서상세하게추적하고있다.이책이보여주는19세기후반중국미디어의경관은초기의미성숙한모습이나중국적인특징으로간단히치부할수도있지만,이는단지중국만의예외적인상황이아니라구체적인방식의차이는있어도한문화와제도가전세계적으로‘여행’하면서발생하는보편적인현상이라고볼수있다.글로벌화는그자체가하나의커뮤니케이션의과정이다.이과정에서정보는일방적인것이아니라쌍방향적이며,그상호접촉과소통을통해다양한변주가공명하는글로벌기준이형성된다.특히중국에서근대적미디어의형성은처음부터그주체와자본,운영,내용모든면에서글로벌화한성격을지니고있었다.조계지상하이와식민지홍콩이라는특수한지역에서급변하는글로벌세계에대한폭넓은경험과안목을갖춘인물들이중심이되어도입한신문이라는근대미디어는중국과세계가서로접속하는창구일뿐만아니라신문이라는미디어가글로벌화를통해새롭게의미를확장하고보편적인규준을형성하는과정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