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세기, 서구 신문과 잡지가 도입되다
중국에서 서구적인 신문과 잡지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신문과 잡지는 근대 인쇄 미디어의 기본 모델로 서구로부터 도입되었으며, 근대적인 언론, 여론형성 기제, 공론장의 성격과 특징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미디어의 역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공론장과 언론의 역사는 바로 서구 미디어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며, 그 평가기준 역시 서구적인 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론과 공론장에 대한 근대적인 서구의 관점은 한 사회의 중요한 공론이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와 합리적인 토론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한 사회의 공론장은 시민들의 자율성과 시민의식과 참여방식이 각기 다른 국가를 경계로 하며, 또 국가의 행위와 차별적인 시민의 영역으로 공간을 제한한다. 근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한 근대적 언론과 공론장은 전근대적인 여론형성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차별화할 뿐만 아니라 현재 각 국가의 공론장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근대 이후 중국의 공론장은 서구의 산물이며, 국가가 여론 형성의 직접적인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공론장은 여러 면에서 문제적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존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과 견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공론장을 근대적인 특수한 성격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회적 의제와 통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여론 형성을 포괄하는 의미로 확장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유교 전통에서는 국가의 통치에 있어서 여론이 지니는 의미를 중시하고 이를 통치에 반영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는데, 구체적인 형식에 있어서는 서구의 근대적 미디어 역할과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공론형성의 한 방식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서구적인 신문을 수용할 때 중국 측에서 그 미디어를 이해하고 설명한 방식에 이미 나타나 있다.
전통과 근대적 관념 사이의 긴장 속 근대 미디어 형성 과정을 파헤치다
서구 신문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미디어가 중국으로 도입될 때, 그것을 주도하는 서구의 경영자나 그 발간에 직접 참여하는 중국인 지식인, 또는 중국인 독자들은 각기 중국에서 신문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가지는지, 혹은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새로운 혁신적인 미디어가 등장할 때 일반적으로 겪는 과정으로, 대개는 기존의 미디어나 문화실천에서 형식 혹은 기능적으로 유사한 것과 비교하여 결정된다. 즉 기존 미디어나 문화적 실천을 재매개하면서 새롭고 낯선 것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 서구의 신문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형태에서는 중국의 『경보』, 공론 형성의 기능에서는 중국 고대의 여론 수집 전통, 그리고 문화적 취향에서는 중국적인 글쓰기와 문화풍속에 입각해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수용되었다.
이러한 수용과정은 후에 형태와 관념에 있어서 좀 더 서구의 근대적인 것으로 변화해 갔지만, 공론을 형성하는 미디어에 대한 중국의 전통과 서구의 근대적 관념사이의 긴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 속에서 중국의 근대 미디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19세기 후반 중국 미디어의 경관은 초기의 미성숙한 모습이나 중국적인 특징으로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지 중국만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한 문화와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여행’하면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이며, 그 상호 접촉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변주가 공명하는 글로벌 기준이 형성된다. 특히 중국에서 근대적 미디어의 형성은 처음부터 그 주체와 자본, 운영, 내용 모든 면에서 글로벌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조계지 상하이와 식민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세계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안목을 갖춘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도입한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는 중국과 세계가 서로 접속하는 창구일 뿐만 아니라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글로벌화를 통해 새롭게 의미를 확장하고 보편적인 규준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서구적인 신문과 잡지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신문과 잡지는 근대 인쇄 미디어의 기본 모델로 서구로부터 도입되었으며, 근대적인 언론, 여론형성 기제, 공론장의 성격과 특징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미디어의 역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공론장과 언론의 역사는 바로 서구 미디어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며, 그 평가기준 역시 서구적인 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론과 공론장에 대한 근대적인 서구의 관점은 한 사회의 중요한 공론이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와 합리적인 토론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한 사회의 공론장은 시민들의 자율성과 시민의식과 참여방식이 각기 다른 국가를 경계로 하며, 또 국가의 행위와 차별적인 시민의 영역으로 공간을 제한한다. 근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한 근대적 언론과 공론장은 전근대적인 여론형성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차별화할 뿐만 아니라 현재 각 국가의 공론장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근대 이후 중국의 공론장은 서구의 산물이며, 국가가 여론 형성의 직접적인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공론장은 여러 면에서 문제적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존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과 견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공론장을 근대적인 특수한 성격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회적 의제와 통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여론 형성을 포괄하는 의미로 확장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유교 전통에서는 국가의 통치에 있어서 여론이 지니는 의미를 중시하고 이를 통치에 반영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는데, 구체적인 형식에 있어서는 서구의 근대적 미디어 역할과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공론형성의 한 방식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서구적인 신문을 수용할 때 중국 측에서 그 미디어를 이해하고 설명한 방식에 이미 나타나 있다.
전통과 근대적 관념 사이의 긴장 속 근대 미디어 형성 과정을 파헤치다
서구 신문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미디어가 중국으로 도입될 때, 그것을 주도하는 서구의 경영자나 그 발간에 직접 참여하는 중국인 지식인, 또는 중국인 독자들은 각기 중국에서 신문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가지는지, 혹은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새로운 혁신적인 미디어가 등장할 때 일반적으로 겪는 과정으로, 대개는 기존의 미디어나 문화실천에서 형식 혹은 기능적으로 유사한 것과 비교하여 결정된다. 즉 기존 미디어나 문화적 실천을 재매개하면서 새롭고 낯선 것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 서구의 신문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형태에서는 중국의 『경보』, 공론 형성의 기능에서는 중국 고대의 여론 수집 전통, 그리고 문화적 취향에서는 중국적인 글쓰기와 문화풍속에 입각해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수용되었다.
이러한 수용과정은 후에 형태와 관념에 있어서 좀 더 서구의 근대적인 것으로 변화해 갔지만, 공론을 형성하는 미디어에 대한 중국의 전통과 서구의 근대적 관념사이의 긴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 속에서 중국의 근대 미디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19세기 후반 중국 미디어의 경관은 초기의 미성숙한 모습이나 중국적인 특징으로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지 중국만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한 문화와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여행’하면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이며, 그 상호 접촉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변주가 공명하는 글로벌 기준이 형성된다. 특히 중국에서 근대적 미디어의 형성은 처음부터 그 주체와 자본, 운영, 내용 모든 면에서 글로벌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조계지 상하이와 식민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세계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안목을 갖춘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도입한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는 중국과 세계가 서로 접속하는 창구일 뿐만 아니라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글로벌화를 통해 새롭게 의미를 확장하고 보편적인 규준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글로벌 대중사회와 하나 되기 : 1870~1910년, 중국 초기 신문의 언어, 이미지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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