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경계 : 오키나와·아이누·타이완·조선

’국민’의 경계 : 오키나와·아이누·타이완·조선

$72.00
Description
‘유색의 제국’을 넘어 세틀러(Settler) 콜로니얼리즘의 시작
이 책은 콜로니(colony)의 문제로서 ‘오키나와, 아이누, 타이완 그리고 조선인’이 어떻게 ‘일본인’으로 포섭되고 배제되는지를 “정치적 언어의 기법”을 통해 분석해 낸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일본인의 ‘경계’가 자의적으로 설정되어 피식민지인들과의 차이에서 ‘경계화’되는지를 설명한다. 일본인화와 경계 설정은 동화와 차별화라는 패러다임을 낳는 헤게모니의 재배치 프로세스임을 보여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오키나와, 아이누, 타이완 그리고 조선인을 일본인으로 통합하기 위해 ‘문명화=일본인화(동화)’를 주창하면서 동시에 민족이나 법적-제도적 차별을 유지했다. 이는 정치적 정책뿐만 아니라 국민교육이나 동화교육을 통해 전개했는데, 그 이론들은 ‘서구라는 타자의 시선’을 원용(appropriation)하는 방식이었다.
서구 제국주의의 모방과 변용을 통해 식민지의 일본인화는 ‘언어=정신, 법률=제도, 혈액=민족성’을 대입하는 방식으로 ‘일본인 내셔널 아이덴티티’가 주창되었다. 특히 서구에서 발생한 제국주의의 합리화를 만드는 주권 논리를 배우면서 동시에 아시아의 아이누, 오키나와, 타이완 더 나아가 조선은 주권이 없다고 간주하면서 ‘일본인화=주권 획득’을 합리화해가는 ‘변형된 글로벌 시각’을 근거로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모순은 다른 형태의 콜로니얼리즘 문제를 야기했다.
역설적으로 점진주의, 동화주의, 문화다원주의, 분리주의라는 이중성이 대두되고, 피지배자와 지배자로만 분리되지 않는 오리엔탈리즘의 굴절이 변증법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것은 피식민자가 식민자의 논리를 재원용하는 방식에서 모방과 저항의 불균형으로 나타났고, 열등함이나 후발성이 ‘피식민자’에게 각인되는 역설을 갖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제국주의의 패전으로 해체되거나 해방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전후 일본’에서 오키나와 복귀론, 재일한국ㆍ조선인, 아이누의 문제가 유제로 남게 되고, ‘일본인이면서 일본인 아닌 타자’의 존재로 불가시화되면서 일본인의 경계 문제는 지속되었다. 더 복잡한 문제는 패전 직후 미군정-식민지지배 속에서 일본 주체성을 강조하는 ‘반미주의=아시아 민족주의의 연대=일본 내셔널리즘의 재고’가 대두되고, 그것은 반전평화주의와 접속되는 형태로 탈식민주의라는 ‘혁신 내셔널리즘’을 창출해 냈다.
결국 일본인의 경계는 국민국가로 재편되고, 결국 국민의 경계로 전회(轉回)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 만들기’의 포섭과 배제의 망령이 부활된다. 국민의 공공성과 주권을 환기시키면서 국민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동시에 차이를 만들어 비국민, 기민을 만들어낸다. 이때 다시 사용되는 것이 주권과 자본 그리고 민족 개념이었다. 이것은 공정(公定) 내셔널리즘이라는 용어로 표상되면서 국민이 범위와 차이의 경계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었다. 동시에 일본은 메이지기(明治期)의 환영인 아시아 대 서구를 재소환하고 일본인의 서구화, 아시아와의 해방과 차별화의 도식을 ‘아시아연대=유색의 제국=유토피아’를 외친다. 제국의식의 변형이었지만 일본은 이를 ‘민중의 연대’라고 호소했고, 이에 함몰되었다. 유색의 제국이야말로 서구적 제국주의와 탈식민주의의 이론 효과들, 즉 서구적 인식의 콜로니 연장임을 각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 또한 글로벌 자장의 포섭과 배제에 더 머무는 것임을 알지 못했다.
바로 이 지점을 재고하기 위해 오구마 에이지는 ‘특정한 국민’에 속한다는 것이 과거 역사 속에서 어떻게 ‘경계’ 재편 속에서 나타났는지를 보여주고, 포섭과 배제의 왕환(往還)을 통해 그 이중성을 상대화하면서 ‘아이덴티티의 어중간한 상태’를 견디어내는 방법을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결정권을 통해 찾아내야 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것이 ‘탈서구주의’나 ‘탈국민국가’라는 이중의 근대적 유산의 상대화라는 ‘탈식민주의’의 시작인 것이다. 더 나아가 국민의 ‘경계화’를 의식하고 탈경계를 시작하는 치열한 대화의 실천이며, 그것은 이미 전제된 서구 중심주의나 아시아 우월주의의 발상을 만든 ‘외부 타자’를 응시하는 ‘세틀러 콜로니얼리즘’, 즉 정착(선주민)의 ‘순간’으로 되돌아가는 내부 발견인 것이다.
저자

오구마에이지

小熊英二,OgumaEiji
1987년도쿄(東京)대농학부졸업후출판사에서근무하다가,1998년도쿄대교양학부총합문화연구과국제사회과학전공대학원박사과정을수료하였다.현재게이오기쥬쿠대총합정책학부의교원이다.저서로는『単一民族神話の起源』(1995),『〈民主〉と〈愛国〉』(2002),『1968』(2009),『社会を変えるには』(2012),『生きて帰ってきた男』(2015),『日本社会のしくみ』(2019),AGenealogyof‘Japanese’Self-Images(2002)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장/‘경계ㆍ식민지ㆍ서구’라는시점-포섭과배제그리고불균형

제1부일본인의경계창출과정치언어
제1장/류큐처분-‘일본인’에의편입
제2장/오키나와교육과‘일본인’화-동화교육의논리
제3장/‘제국의북문’의사람들-아이누교육과홋카이도구토인(舊土人)보호법
제4장/타이완영유-동화교육을둘러싼갈등
제5장/총독부왕국의탄생-타이완‘63법문제’와구관조사
제6장/한국인혹은일본인-일한병합과‘신일본인’의호적

제2부일본형오리엔탈리즘과식민적주체
제7장/차별즉평등-식민정책학과인종주의
제8장/‘민권’과‘일시동인’-식민자와통혼문제
제9장/버들은푸르고꽃은붉다-일계(日系)이민문제와조선통치론
제10장/내지연장주의-하라다카시(原敬)와타이완
제11장/통치개혁의좌절-조선참정권문제

제3부내셔널리즘의변증법과민족해방
제12장/오키나와내셔널리즘의창조-이하후유(伊波普猷)와오키나와학
제13장/‘이신동체(異身同體)’의꿈-타이완자치의회설치청원운동
제14장/조선출생의일본인-유일조선인중의원의원박춘금(朴春琴)
제15장/오리엔탈리즘의굴절-야나기무네요시(柳宗悅)와오키나와언어논쟁
제16장/황민화와‘일본인’-총력전체제와‘민족’
제17장/최후의개혁-패전직전의참정권부여

제4부포스트전후와탈식민화
제18장/경계상의섬들-‘외국’이된오키나와
제19장/독립론에서복귀론으로-패전직후의오키나와귀속논쟁
제20장/‘조국일본’의의미-1950년대의복귀운동
제21장/혁신내셔널리즘사상-전후지식인의‘일본인’상과오키나와
제22장/1960년의방언찰(方言札)-전후오키나와교육과복귀운동
제23장/반복귀(反復歸)-1972년복귀와반복귀론

결론/‘국민국가ㆍ제국주의’라는아이덴티티-이중성을넘어서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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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콜로니통치방법론으로서서구식의융합:일본적오리엔탈리즘의형성
제1부는일본이제국주의를통해오키나와,아이누,타이완그리고조선을지배하게되는역사적배경과일본인화를둘러싸고전개된이론들의분석이다.특히여기에서는동화와일본인화의문제를제기하는데이는본저서가다루는‘일본인의경계’설정문제의기초가된다.이저서를관통하는‘동화와이화(異化)’의구조나인식을보여준다.그것은일본인의경계만들기에사용된정치적언어에담겨진포섭과배제의구조적특징을역사적으로보는방법을제시해준다.이를구체적이고단적으로설명해주는것이제2부의일본형오리엔탈리즘의형성과‘콜로니적주체’이다.다시말해서일본이식민정책학에활용한주된담론인인종,주권,제도로서의회라는텀(term)을활용한다는점이다.즉이는서구의‘근대’에의해‘창출된개념’으로일본은이를추종하면서동시에다시변형하는방식으로진행했다.물론이것은간접통치나동화정책으로영국식과프랑스식이라는유럽제국주의국가들의‘방법’을도입했다.여기서중요한것은일본의식민지정책이유럽의어느나라방식을따랐는가,그주장이나논리들은무엇이었는가를설명하는점에있지만,동시에이를통해오구마에이지는그정책논리들이가져온결과를설명한다.즉영국식이든프랑스식이든일본에서는일본인의기득권을유지하기위한‘우월적권력’의재구성이라는점이다.바로이부분을정치적언어의특성과구조,인식론속에서규명해내고,그것이내지일본인의안정성을담보하려는임시방편적인관념론들이었다는점을규명한다.그와동시에일본인의식민지지배는일본인자신들의‘아이덴티티를물상화’하는오리엔탈리즘에갇히게되었다는논리를설명한다.바로이점이일본인의경계를재고해야하는중요한이유로등장시킨다.

오리엔탈리즘들의굴절로서내셔널리즘의변증법:전후일본의혁신내셔널리즘의허망
제3부는제국주의지배하에존재하는오키나와,타이완,조선의‘내셔널리즘의굴절들’을보여준다.오키나와의이하후유(伊波普猷)의내셔널리즘이갖는동화와이화의변증법,연쇄와단절의논리를일류동조론을통해보여준다.
일본인화를위한계몽과오키나와의독자성을강조하는‘애매한상태’를유지하는반산(半産,abortion)을전달해준다.그리고타이완자치의회설치가갖는이중성,그연장선에서박춘금의활동을대비시키고중첩시키면서‘일본인의경계’에내재된허상,상상을엿보게해준다.이러한일련의경계설정문제는역설적으로야나기무네요시(柳宗?)의민예론을통해‘굴절된오리엔탈리즘’이재현된다.야나기는일본문화를‘인정해준’라프가디오헌(LafcadioHearn)의자세를흉내내어조선의미술을평가하는것이보편성을제창한다고본관념이다.물론이러한관념은지방성,문화적독창성강조논리와맞물리면서오히려지방을보편으로균질화한다는측면을만들어낸다는딜레마를갖게된다.그것은일선동조론이나일류동조론이라는포섭과배제의다른용어로나타났기때문이다.
제4부는패전후일본에서전개된독립론과복귀론,그리고일본내에남게된재일한국조선인,아이누인,타이완인의문제가미국종속론이라는국면에서찾아내는혁신내셔널리즘의문제를보여준다.오키나와의일본복귀와반복귀논쟁으로변형되어부상되고,전전에수행되었던‘일본인의경계’에내재된정치적언어가재현되고반복,변용되는것임을제시한다.특히시대적담론인친미반공과반미반공논리가오키나와복귀론이정치적으로접속되면서,복귀운동이변화되어오키나와인이일본인이되어가는과정을규명해낸다.그리고민족의식의재구성을‘애국심’의재편으로연결되고,민족의주체성을강조하는지식인들이대두하는상황을그려낸다.
편향적내셔널리즘을극복한다는‘일본역사와민족의발견’은다시일본인의경계를설정하는데활용되었고,단일민족사관이전경화되는상황이나타나게된다.그과정에서평화와혁신이강조되는세계적식민지주의의회색속으로들어가게되어,일본인의경계가서구와일본의오리엔탈리즘이라는식민지적혼혈속에서잉태된것임을소거시켜‘일본인=국민아이덴티티’가마치실체적인것으로느끼는‘무감각’을만들었다는점을제기한다.그것을인지하기위한방법으로서국민국가의내적식민지주의와서구에추종이라는두개의식민지주의를인식하지않으면탈식민주의는시작될수없음을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