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조사와 한국적인 것의 탄생 : ‘한국적인 것’이 발견되고 운위되어온 양상

사회조사와 한국적인 것의 탄생 : ‘한국적인 것’이 발견되고 운위되어온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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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적인 것의 탐문과 인문학의 한계
우리 사회에서 한국적인 것에 관한 문제의식과 탐문은 줄곧 인문학의 과제로 간주되어 왔다. 한국적인 것에 관한 논의에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하는 의지가 투영되기 일쑤였다. 그것은 종종 한국 민족 고유의 정서로 규정된 정(情)과 한(恨)의 문화를 추적하거나, 혹은 사회 습속 차원에 깃든 무속과 유교의 흔적을 발굴하는 일로 귀결되곤 했다. 또는, 갓과 한복의 복식문화, 김치와 장의 음식문화, 한옥과 온돌의 주거 양식 등이 한국적인 생활양식을 대표하는 표상으로 회자되곤 했다. 그간의 논의는 주로 문화적 내실을 직관적으로 추출하여 이를 한국적인 것으로 제시하는 데에 치중해온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렇게 추출된 문화 요소들이 이른바 ‘한국인의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다는 대중적 신념의 지지가 자리하고 있다.

사회과학과 한국적인 것
이에 비해, 그동안 사회과학 분야에서 한국적인 것은 외면되거나 도외시된 주제였다. 거기에는 그 개념 자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내셔널리즘 환원에 대한 연구자의 부담은 물론, 학문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에 이미 시대착오적이고 매우 고루하다고 여기는 편견도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적인 것을 이처럼 요소론적, 본질론적, 환원론적인 것이 아니라 실천적, 맥락적, 구성적인 것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되면, 질문은 새삼 우리 사회를 움직여온 메커니즘이 무엇이었는지를 발굴하고 가시화하는 것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질문의 전환 속에서 그동안 가족 및 친족 네트워크와 농촌공동체의 역사적 특수성에 주목하거나, 한국형 발전국가의 압축성과 속도에 주목하면서 사회적 신뢰나 네트워크, 거래비용의 측면에서 한국의 경험을 서구의 그것과 이질적인 것으로 모델화해온 한국 사회과학의 입론들이 새롭게 시야에 들어온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 서서 한국적인 것이 그동안 사회과학 연구에서 어떻게 문제화되고 또 무엇으로 규정되어 왔는지를 추적하고 그것이 가진 의미를 밝혀낸 작업의 산물이다. 특히, 그동안 사회조사로 대표되는 경험적 사회과학에서 한국적인 것이 어떻게 발견되고 운위되어왔는지, 나아가 이제 방향을 바꿔 사회조사의 결과물이 우리 사회와 학술장을 또 어떻게 의미화하고 주조해왔는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분석하였다.

한국적인 것의 계보학
이 책을 통해, 한국적인 것을 발견하고자 하는 학술장 사회과학 주체들의 인식관심과 지식실천의 태도, 이들이 연구를 개시하게 되면서 곧바로 직면하게 된 현장의 거친 질감과 분석단위의 재규정, 세계사적 비교지평 속에서 한국적인 것의 자리, 탈식민/냉전 및 탈냉전 시대의 비대칭적 글로벌 지식권력 체계와 그에 대한 비판적 대응 및 방법론적 내파, 탈식민 사회과학의 구축을 위한 외부자원의 이식과 그 토착화/한국화의 시도,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과학 지식인의 내면적 전환 등 한국적인 것을 둘러싼 지식정치의 은폐된 이면과 망각된 역사가 새롭게 드러난다. 이 책의 독자는 한국적인 것과 한국 사회과학이 서로 어떻게 연동하면서 탄생, 진화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인수,이영진

저자:김인수

서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는대구교육대학교사회과교육과조교수로있다.주요논저로서“TacitKnowledgeandtheSociologicalTurninPopulationStudiesinKoreainthe1960sand1970s”(KoreaJournal63-2,2023),“EnumeratedSociety:PoliticalImplicationsofTenancyStatisticsinColonialKoreainthe1930s”(KoreaJournal61-2,2021),「냉전과지식정치-박진환의(1966)의성립사정을중심으로」(동북아역사논총61,2018),「植民地の知識國家論-1930年代の朝鮮における社會性格論爭再考」(『思想』1067,2013),『서울대학교사회발전연구소50년사,1965~2015』(한울아카데미,2015)등이있다.



저자;이영진

서울대학교인류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는강원대학교문화인류학과조교수로있다.주요논저로서「파국과분노-3·11이후일본사회의脫원전집회를중심으로」,「부끄러움과전향-오월광주와한국사회」,「‘질병’의사회적삶-미나마타병의계보학」,「‘평범한악’과함께살아가기-아우슈비츠이후의윤리」,『세월호이후의사회과학』(그린비,2026),『애도의정치학』(길,2027),『죽음과내셔널리즘-전후일본의특공위령과애도의정치학』(서울대출판문화원,2018)등이있다.

목차

제1장‘한국적인것’에관한질문의출현-1950~1970년대

1.사회조사론재고
2.해방이후초기의사회조사와‘한국적인것’의재점화
3.‘한국적인것’의압박과사회조사에의반영-현실적합성의추구
4.가족계획사업에서의‘사회조사의한국화’기획

제2장연구대상으로서의촌락사회

1.초기사회학의촌락사회연구
2.초기인류학의촌락사회연구-브란트와한상복

제3장종족-가장전통적인,하지만여전히중요한정치집단

1.분석대상으로서의종족
2.동족촌락의형성과변화-조선시대
3.촌락재편성정책과종족-일제강점기
4.토지개혁,산업화,도시화에따른변화-해방이후부터현재까지
5.종족은여전히중요한정치적단위인가

제4장한국‘마을’연구의초기경향을통해본‘마을’개념의계보학적탐구

1.연구의분석단위로서‘촌락/부락’,‘마을’,‘공동체’,‘지역사회’는서로일치하는가
2.자연촌이라는자장
3.1960년대한국농촌사회학의응답
4.남은질문들-소용돌이vs.자연촌
5.논점과연계된향후의과제

제5장무속-문화체계로서의종교와실천으로서의종교

1.들어가며
2.분석대상으로서의종교
3.초기인류학의한국무속연구
4.무속을바라보는한국인류학의새로운시각

제6장해보면알게되는것들-출산력조사와사회조사의한국화기획(1960~1970년대)

1.연구의목적과범위
2.사회조사지식의특성과냉전기사회조사의재인식
3.동조화-미국사회조사방법론의수용
4.현장화-‘한국적인것’에대한관심과‘융기하는현실’
5.제도화경쟁-의사집단의출산력조사에대한비판
6.질문지를다시열어보다-인구연구의사회학적전환
7.망각된유산으로서의‘사회조사의한국화’

제7장메커니즘으로서의‘한국적인것’에관한응시

1.탈식민?/?근대화여정속에서의‘한국적인것’의추출
2.가족연구의지층
3.사회의식조사를통한‘한국적인것’의체계적인검증

맺으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회과학과한국적인것

이에비해,그동안사회과학분야에서한국적인것은외면되거나도외시된주제였다.거기에는그개념자체로부터뿜어져나오는내셔널리즘환원에대한연구자의부담은물론,학문적분석의대상으로삼기에이미시대착오적이고매우고루하다고여기는편견도자리하고있다.그러나한국적인것을이처럼요소론적,본질론적,환원론적인것이아니라실천적,맥락적,구성적인것으로다시자리매김하게되면,질문은새삼우리사회를움직여온메커니즘이무엇이었는지를발굴하고가시화하는것으로전환된다.이러한질문의전환속에서그동안가족및친족네트워크와농촌공동체의역사적특수성에주목하거나,한국형발전국가의압축성과속도에주목하면서사회적신뢰나네트워크,거래비용의측면에서한국의경험을서구의그것과이질적인것으로모델화해온한국사회과학의입론들이새롭게시야에들어온다.이책은이런관점에서서한국적인것이그동안사회과학연구에서어떻게문제화되고또무엇으로규정되어왔는지를추적하고그것이가진의미를밝혀낸작업의산물이다.특히,그동안사회조사로대표되는경험적사회과학에서한국적인것이어떻게발견되고운위되어왔는지,나아가이제방향을바꿔사회조사의결과물이우리사회와학술장을또어떻게의미화하고주조해왔는지를적극적으로찾아내어분석하였다.

한국적인것의계보학

이책을통해,한국적인것을발견하고자하는학술장사회과학주체들의인식관심과지식실천의태도,이들이연구를개시하게되면서곧바로직면하게된현장의거친질감과분석단위의재규정,세계사적비교지평속에서한국적인것의자리,탈식민/냉전및탈냉전시대의비대칭적글로벌지식권력체계와그에대한비판적대응및방법론적내파,탈식민사회과학의구축을위한외부자원의이식과그토착화/한국화의시도,그리고이과정에서발생한사회과학지식인의내면적전환등한국적인것을둘러싼지식정치의은폐된이면과망각된역사가새롭게드러난다.이책의독자는한국적인것과한국사회과학이서로어떻게연동하면서탄생,진화해왔는지를확인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