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내딛는 찬찬한 걸음

함께 내딛는 찬찬한 걸음

$36.00
Description
한국사회의 파란 속에서 정한 첫 걸음을 ‘함께’ 내딛으며 비로소 ‘함께 살기’ 위해 너르게 걷는 사람, 문학자 류수연의 첫 평론집
이 책에 담은 글들은 이토록 뜨거웠던 지난 10년을 관통하며 성실하게 문학과 시대를 고찰하고자 했던 결과물들이다. 무엇보다 이 격동하는 시대 안에서 문학을 둘러싼 여러 변화들을 포착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주류문학이라는 틀 바깥까지 나아가 오늘의 문학을 보다 폭넓게 사유하고자 하였다. 웹 기반 장르문학의 부흥과 그것을 매개한 웹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대한 사유들은 그로부터 기인한다. 이를 통해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을 한국문학이라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는 비평적 과정을 실천하고자 하였다.
제1부 ‘오늘을 되짚어보기’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기점으로 시작된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는 사유를 담아내고자 했다. 팬데믹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화두는 바로 돌봄이었다. 돌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영역이다. 학교, 병원, 요양원 등은 감염에 너무나 취약했고, 그로 인한 시스템상의 문제를 노출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팬데믹은 그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돌봄노동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했다. 돌봄이 ‘멈춤’이 된 순간, 사회 곳곳의 기능들이 마비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의 정점에서도, 그리고 엔데믹에 들어선 오늘날에도 돌봄을 둘러싼 고질적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만성적인 저임금과 인권유린을 감당해야 했던 돌봄노동자를 둘러싼 구조적 모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돌봄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통해서, 돌봄을 화두로 젠더와 노동, 정치로 이어지는 최근 문학적 경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제2부 ‘다시 어제, 애도의 사회학’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하는 작품들을 천착한 장이다. 광주, 용산참사, 그리고 세월호 사건까지 이어지는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문학을 통해 지속되고 있는 ‘애도’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았다. 이것은 다양한 미디어와 화려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문학이라는, 어찌 보면 낡고 진부한 콘텐츠가 생생한 현장감으로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와 의미를 짚어보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오늘의 문학이 가진 소명과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제3부 ‘경계, 사유의 기원’은 비평가로서 스스로의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등단을 전후로 한 2010년대 초반에 집필했던 비평문들을 담아냈다. 권여선의 작품론을 다루었던 등단작부터, 황석영과 강영숙, 그리고 방현석의 작품을 분석한 미발표 원고까지 두루 담아내었다. 또한 오늘날 n포세대로 지칭되고 있는 청년세대의 현실적인 고통을 직접적인 목소리로 드러냈던 김애란의 초기작을 당대적 시각을 살펴본 글도 함께 담았다. 이는 20세기에서 21세기까지를 관통해온 작가정신을 통해 동시대의 삶을 되짚어 보고자 하는 시도였다.
제4부 ‘‘함께’의 가치’와 제6부 ‘다시 여는 노래’는 한 쌍을 이루는 대칭으로서 구조화하였다. 먼저 제4부는 201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게재했던 여러 소설론을 묶어낸 챕터로 구성하였다. 여기서는 주로 젠더적 관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다루었다. 조해진, 김이설, 윤고은, 양선미, 김금희 작가가 그 대상이다. 이들의 작품은 여성적 연대뿐만 아니라 보다 폭넓은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6부에는 다양한 매체에서 발표했던 시에 대한 해설과 서평 등을 담아냈다. 이 시기의 시에서는 젠더적 관점과 함께 사회적 윤리의식이 첨예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세월호 사건과 국정농단, 그리고 n번방 사건으로 연결되는 사회적 폭력에 대한 시적 반향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문제적인 장은 아무래도 제5부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문학’일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등장 속에서 우리 문학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포착하고 있는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변화들 역시 한국문학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루는 또 다른 축이라는 점에서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논의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매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 그러므로 트랜스미디어적 환경 속에서 변화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고찰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제5부에는 2010년대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문화의 부흥과 함께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 K문학의 가치를 도출하고, 더 나아가 웹 플랫폼 시대를 맞이하며 웹 기반 콘텐츠의 강자로 성장하고 있는 웹-문학의 가치를 탐색한 글들을 실었다. 이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문학, 그 콘텐츠로서의 가치에 대한 포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류수연

柳受延,RyuSu-yun
문학,문화평론가.2013년계간『창작과비평』신인평론상으로등단했다.전인천문화재단이사직을맡았으며,현재인하대학교프런티어학부대학교수로재직중에있다.최근에는문학연구를토대로대중문화연구와비평으로관심을확대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오늘을되짚어보기
제1장/2020년,우리는무엇을노래했는가?
제2장/돌봄과공생의윤리__전염병의시대가우리에게이야기하는것들
제3장/돌봄,노동에서정치로__김유담·임솔아·김혜진의작품을중심으로

제2부
다시어제,애도의사회학
제1장/광장으로들어서다
제2장/오늘의‘문학’에묻는다
제3장/다시‘광주’,애도의사회학__권여선·공선옥·한강

제3부
경계,사유의기원
제1장/통각痛覺의회복,‘이름’의기원을재구성하다__권여선의『레가토』와『비자나무숲』
제2장/잉여의공간에서꿈꾸는‘자리찾기’__김애란의『비행운』에대한소고
제3장/잉여된삶을사유하는두개의시선__강영숙의『리나』와황석영의『바리데기』
제4장/연대의자각,페이소스를넘어선저항의서사__다시읽는방현석

제4부
‘함께’의가치
제1장/‘함께’내딛는찬찬한걸음
제2장/생존이라는부정방정식__조해진론
제3장/여전히,살아남은그녀들__김이설론
제4장/불안의가시화와회복으로서의언어
제5장/이상한나라의그녀들__윤고은·양선미·김금희의소설집에대한리뷰

제5부
트랜스미디어시대의문학
제1장/다시접속으로,언택트시대의한국문학
제2장/스토리스케이핑storyscaping과K문학의가능성__한강과백희나의작품을중심으로
제3장/웹-문학과트랜스미디어적가치

제6부
다시여는노래
제1장/다시,문門을사유하다__표제작으로만나는90년대시인들
제2장/이지옥에서여전히노래하는이유__김안의『아무는밤』에서
제3장/이중부정의세계,광인의논리학__임경섭의『우리는살지도않고죽지도않는다』
제4장/꼭1인분의,그리하여누구나의__김승희의『도미는도마위에서』
제5장/다만시를쓴다는것
제6장/죽은시의잔상殘像을더듬다__송승언의『철과오크』
제7장/배반의언어,이토록눈부신소멸__김근의『당신이어두운세수를할때』
제8장/이상동몽異床同夢,액자의안팎__김지녀의『양들의사회학』,이진희의『실비아수수께끼』

출판사 서평

제1부‘오늘을되짚어보기’에서는2020년코로나19바이러스확산을기점으로시작된팬데믹시대를관통하는사유를담아내고자했다.팬데믹시대에가장중요하게떠오른화두는바로돌봄이었다.돌봄은사회적거리두기로인해가장큰타격을받은영역이다.학교,병원,요양원등은감염에너무나취약했고,그로인한시스템상의문제를노출하였다.하지만동시에팬데믹은그간우리사회에서소외되었던돌봄노동의가치를되돌아보게만들기도했다.돌봄이‘멈춤’이된순간,사회곳곳의기능들이마비된다는것을깨닫게되었기때문이다.그러나코로나의정점에서도,그리고엔데믹에들어선오늘날에도돌봄을둘러싼고질적인문제들은해결되지않고있다.만성적인저임금과인권유린을감당해야했던돌봄노동자를둘러싼구조적모순은여전히현재진행형이기때문이다.이러한돌봄의문제를직접적으로다룬작품들을통해서,돌봄을화두로젠더와노동,정치로이어지는최근문학적경향을살펴보고자하였다.

제2부‘다시어제,애도의사회학’은한국현대사의비극적인사건을마주하는작품들을천착한장이다.광주,용산참사,그리고세월호사건까지이어지는현대사의비극을다룬작품들을통해문학을통해지속되고있는‘애도’의의미와가치를살펴보았다.이것은다양한미디어와화려한콘텐츠가넘쳐나는21세기에도여전히,문학이라는,어찌보면낡고진부한콘텐츠가생생한현장감으로여전히살아남을수있었던이유와의미를짚어보는과정이기도했다.이를통해오늘의문학이가진소명과가치를재확인할수있었다.

제3부‘경계,사유의기원’은비평가로서스스로의출발점을거슬러올라가는장이라고할수있다.등단을전후로한2010년대초반에집필했던비평문들을담아냈다.권여선의작품론을다루었던등단작부터,황석영과강영숙,그리고방현석의작품을분석한미발표원고까지두루담아내었다.또한오늘날n포세대로지칭되고있는청년세대의현실적인고통을직접적인목소리로드러냈던김애란의초기작을당대적시각을살펴본글도함께담았다.이는20세기에서21세기까지를관통해온작가정신을통해동시대의삶을되짚어보고자하는시도였다.

제4부‘‘함께’의가치’와제6부‘다시여는노래’는한쌍을이루는대칭으로서구조화하였다.먼저제4부는2010년대부터2020년대까지게재했던여러소설론을묶어낸챕터로구성하였다.여기서는주로젠더적관점이뚜렷하게드러난여성작가들의작품을다루었다.조해진,김이설,윤고은,양선미,김금희작가가그대상이다.이들의작품은여성적연대뿐만아니라보다폭넓은사회적연대의가능성을적극적으로드러내고있다는점에서시사하는바가크다.제6부에는다양한매체에서발표했던시에대한해설과서평등을담아냈다.이시기의시에서는젠더적관점과함께사회적윤리의식이첨예하게드러난다는점이인상적이었다.세월호사건과국정농단,그리고n번방사건으로연결되는사회적폭력에대한시적반향을포착할수있었다.

이책에서가장문제적인장은아무래도제5부‘트랜스미디어시대의문학’일것이라생각한다.새로운미디어환경의등장속에서우리문학이어떻게변화하고있는지를포착하고있는이부분은이책에서가장이질적인성격을가지고있을지도모르겠다.하지만이변화들역시한국문학이라는거대한흐름을이루는또다른축이라는점에서는본질에서벗어나는논의들은아닐것이라고생각한다.오늘날매체환경의변화속에서주류문학과장르문학의경계는이미무너지고있다.그러므로트랜스미디어적환경속에서변화하고있는한국문학의현주소를고찰하는것은특별한의미를갖는다.이에제5부에는2010년대부터전세계를휩쓸고있는K문화의부흥과함께새롭게주목되고있는K문학의가치를도출하고,더나아가웹플랫폼시대를맞이하며웹기반콘텐츠의강자로성장하고있는웹-문학의가치를탐색한글들을실었다.이는새로운전환점을맞이하고있는한국문학,그콘텐츠로서의가치에대한포착이될것이라고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