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접경 연구서
이 책은 기존 연구들에서 발견되는 공간적 관점의 편협성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잡거와 혼종이라는 대주제 하에, 유라시아 다중 접경을 새롭게 조망하고자 하였다. 특히 매리 루이스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역사 연구의 공간적 전회에 기여하려 한다. 흔히 접경 혹은 접촉 지대로 번역되는 콘택트 존은 언어적, 종족적, 인종적, 젠더적으로 서로 다른, 포괄적으로 말하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새로운 의미 생산이 이뤄지는 공간을 말한다. 이때 공간은 일차적으로 정치적, 행정적, 사법적 경계와 관련이 있지만, 오직 그러한 물리적 경계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프랫이 콘택트 존이라 부르는 것은 단순히 국경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계서제 및 그러한 위계질서 내의 차별, 지배, 그리고 저항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순히 그들을 명확하게 구획하는 경계(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언어를 주고받는 복수의 ‘지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전통적 접경 연구에서 중시되던 국경만이 아니라 도시, 도시 내의 특정 주거지, 영화 제작을 위한 로케이션, 소수민족의 언어, 이주/이민, 동포, 인종주의 문제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잡거와 혼종』은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접경’을 연구한 책이다.
연구단이 제시하는 접경공간(Contact Zones)은 국경과 변경 지역 등의 ‘외적 접경’과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이질적 문화와 정체성의 교차 공간인 ‘내적 접경’을 아우른다. 접경 혹은 접촉지대의 메타이론, 개념, 그리고 연구방법(론)을 재검토하고, 이를 과거와 현재의 내외적 접경과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적용하여 서술하였다. 접경의 실증적 재구성을 위해 개별적 방법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접경 연구의 다원적 융합을 위한 방향을 정립해보고자 했다.
접경의 발견과 복원,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과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접경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다룬다. 반기현은 접경사 연구의 맥락에서 프랫의 개념을 재조망하고 그것의 연구 방법론 및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박지훈은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이 기반하고 있는 메타이론적 문제, 특히 그것의 언어학적·사회이론적 문제의식을 검토한다. 이에 기반해 기존 접경 연구 및 접촉지대 연구를 평가한 후 대안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2부는 접경의 역사를 다룬다. 이근명은 10세기 말부터 11세기 초에 일어난 동아시아 정세의 변화, 특히 송과 서하 사이의 관계 변천을 고찰한다. 차용구는 12세기 초부터 14세기 중반 사이의 동유럽 개척과 이주를 분석한다. 박지배는 18~19세기 러시아의 대중국 접경도시 카흐타에서의 잡거와 혼종을 접촉지대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3부에서는 내적 접경과 문화의 문제가 다뤄진다. 손준식은 대만의 외성인 집단 거주지의 주거형태와 공동체 의식의 문제를 내적 접경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전우형은 국제 사회와 북한과의 접촉 지대를 다중스케일적 관점에서, 특히 북한의 해외 합작 영화나 서양 영화인들의 평양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임경화는 소비에트시대 사할린 코리언들의 언어 문제와 소련 지역 유대인들의 언어 현실을 비교하면서 그들이 충돌하고 교섭하며 모색한 언어 공간을 드러낸다.
4부는 월경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현명호는 20세기 초 미국 이민자인 박룡학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경 제도와 인종 담론 간의 관계를 재검토한다. 박노자는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왔던 동포 역이민의 문제를 재한 조선족과 고려인들의 중심으로 분석한다. 고가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고려인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망한다.
이 책은 기존 연구들에서 발견되는 공간적 관점의 편협성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잡거와 혼종이라는 대주제 하에, 유라시아 다중 접경을 새롭게 조망하고자 하였다. 특히 매리 루이스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역사 연구의 공간적 전회에 기여하려 한다. 흔히 접경 혹은 접촉 지대로 번역되는 콘택트 존은 언어적, 종족적, 인종적, 젠더적으로 서로 다른, 포괄적으로 말하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새로운 의미 생산이 이뤄지는 공간을 말한다. 이때 공간은 일차적으로 정치적, 행정적, 사법적 경계와 관련이 있지만, 오직 그러한 물리적 경계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프랫이 콘택트 존이라 부르는 것은 단순히 국경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계서제 및 그러한 위계질서 내의 차별, 지배, 그리고 저항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순히 그들을 명확하게 구획하는 경계(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언어를 주고받는 복수의 ‘지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전통적 접경 연구에서 중시되던 국경만이 아니라 도시, 도시 내의 특정 주거지, 영화 제작을 위한 로케이션, 소수민족의 언어, 이주/이민, 동포, 인종주의 문제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잡거와 혼종』은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접경’을 연구한 책이다.
연구단이 제시하는 접경공간(Contact Zones)은 국경과 변경 지역 등의 ‘외적 접경’과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이질적 문화와 정체성의 교차 공간인 ‘내적 접경’을 아우른다. 접경 혹은 접촉지대의 메타이론, 개념, 그리고 연구방법(론)을 재검토하고, 이를 과거와 현재의 내외적 접경과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적용하여 서술하였다. 접경의 실증적 재구성을 위해 개별적 방법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접경 연구의 다원적 융합을 위한 방향을 정립해보고자 했다.
접경의 발견과 복원,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과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접경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다룬다. 반기현은 접경사 연구의 맥락에서 프랫의 개념을 재조망하고 그것의 연구 방법론 및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박지훈은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이 기반하고 있는 메타이론적 문제, 특히 그것의 언어학적·사회이론적 문제의식을 검토한다. 이에 기반해 기존 접경 연구 및 접촉지대 연구를 평가한 후 대안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2부는 접경의 역사를 다룬다. 이근명은 10세기 말부터 11세기 초에 일어난 동아시아 정세의 변화, 특히 송과 서하 사이의 관계 변천을 고찰한다. 차용구는 12세기 초부터 14세기 중반 사이의 동유럽 개척과 이주를 분석한다. 박지배는 18~19세기 러시아의 대중국 접경도시 카흐타에서의 잡거와 혼종을 접촉지대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3부에서는 내적 접경과 문화의 문제가 다뤄진다. 손준식은 대만의 외성인 집단 거주지의 주거형태와 공동체 의식의 문제를 내적 접경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전우형은 국제 사회와 북한과의 접촉 지대를 다중스케일적 관점에서, 특히 북한의 해외 합작 영화나 서양 영화인들의 평양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임경화는 소비에트시대 사할린 코리언들의 언어 문제와 소련 지역 유대인들의 언어 현실을 비교하면서 그들이 충돌하고 교섭하며 모색한 언어 공간을 드러낸다.
4부는 월경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현명호는 20세기 초 미국 이민자인 박룡학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경 제도와 인종 담론 간의 관계를 재검토한다. 박노자는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왔던 동포 역이민의 문제를 재한 조선족과 고려인들의 중심으로 분석한다. 고가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고려인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망한다.
잡거와 혼종 (유라시아 다중 접경)
$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