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 - 한국연구총서 117 (양장)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 - 한국연구총서 117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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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이 신라 말에서 조선 초기까지의 역사인식과 다원적 사상지형을 다루고 있다. 우리 사상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리학의 수용과 확산, 그리고 내재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큰 변화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14세기 성리학이 수용되고 난 직후 변화된 세계관과 자아인식을 다루었다. 성리학의 수용을 도식적으로 설명하면, 결과주의에서 동기주의로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성리학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단어가 의리와 명분이다. 의리와 명분은 올바른 동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성리학 수용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 그리고 고려를 둘러싼 국가 간의 관계와 외래문화 수용 전반에 대한 이해 역시 결과론이 아닌 동기론적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적 변화는 세대를 거듭해야만 변화를 감지하고 느낄 수 있다. 변화는 아주 느리게 여러 단계에 걸쳐 나타난다. 성리학 수용은 세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심화되고 우리 자신으로 내재화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운영의 방향이 달라졌으며, 과거 역사에 대한 해석의 방향도 달라졌다. 즉, 시대정신이 달라졌으므로,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성리학 수용에 따라 중국 문화에 대한 우리 고유의 가치관과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의 방향도 달라졌다. 성리학의 수용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 세계에 대한 인식, 그리고 과거를 인식하는 방향이 달라졌다. 중국 문화, 즉 중국적 마인드 수용은 선택의 문제에서 이제 당위의 문제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이는 사상지형에서도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니까 유불선과 풍수도참, 민간신앙 등 고려사회 안에 존재하는 모든 사상적 요소들이 공존과 조화를 지향하는 다원적 사상지형도 성리학의 수용을 계기로 모종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리학 수용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으나, 사상사적으로 큰 획을 그은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와 일연에 대한 설명이 거의 빠지게 되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가 고려시대 역사인식에 큰 획을 그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유학이 경세론의 입장에서 역사인식을 전개하였기 때문에, 고대사회에서 유학자들이 역사기록과 인식을 지배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역사인식 모두가 유학의 영역이라 할 수도 없다. 불교나 도교에서도 역사인식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일연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고려시대의 역사인식과 사상지형에 대한 연구의 첫 단추로서 되도록 유학의 입장에서 정리해보고자 하였다. 일연과 『삼국유사』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기약하도록 하겠다.
이 책에서는 나말여초 최치원의 난랑비 서문의 한 구절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러 연구에서 인용하는 최치원의 난랑비 서문의 한 구절은 다원적 사상지형이라는 객관적 배경을 잘 보여준다. 나아가 이 구절은 적어도 통일신라가 다원적 사상지형을 기본적 배경으로 깔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는 성리학 수용과 내면화 이전까지는 다원적 사상지형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학사 연구는 매우 많은 연구성과가 축적되어 왔으며, 양적으로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제1장에서는 다원적 사상지형을 주제로 고려시대의 역사인식에 대한 연구성과 전반을 이해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해보도록 하였다. 여기에는 고려시대의 역사인식과 사상사에 대한 저자 나름의 이해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였다.
다음으로 제2장에서는 고려시대의 역사인식과 다원적 사상지형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그 작동원리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였다. 이를 다원적 역사계승의식과 이중적 자아인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설명하였다. 이는 고려시대를 다원성과 통합성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하고자 하는 최근의 연구 경향과 흐름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여기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 즉, 사상사의 한 부분으로서의 사학사는 시대정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사회성격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중적 자아인식도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다원성은 어느 사회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다원성이 없는 사회는 죽어있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은 어니다. 다만 그것이 지역과 종족에 따라, 그리고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주변국가가 아닌 적이 없었으며, 중국 문화는 보편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고유한 문화적 전통이 있다고 할 때, 과연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며, 전체적인 문화와 함께 자기 자신을 어떻게 위치를 지을 것인가?” 라고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자아인식과 시대정신, 그리고 역사인식은 당시의 의식구조와 깊은 관계가 있다. 사상사와 사학사에 대해 톺아보기 전에 먼저 그들의 의식구조를 파헤쳐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3~6장은 각각의 시기를 대표하는 유학자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과 세계관, 문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역사인식을 정리하였다. 다원적인 사상지형과 자기인식을 배경으로 전개된 것이 성리학 수용 이전의 역사인식의 전통이라면, 성리학 수용 이후 사상지형과 자기인식, 그리고 역사인식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유학자를 중심으로 설명하면, 12세기는 김부식과 김관의를 통해 서로 다른 인식적 지향이 나타났다면, 13세기에는 이규보와 이승휴, 14세기 전반기에는 이제현과 이곡, 14세기 말에는 이색과 정도전, 그리고 권근 등이 각각의 시기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인식적 지향점은 단계적 변화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모두 5개의 단계로 설정해볼 수 있다.
이들의 사상과 세계관, 그리고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인식은 각각의 시대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들의 역사인식과 세계관, 그리고 ‘문명론’을 윤리의식과 화이관, 경세론 등 유학사상의 틀에서 역사적 시원에 관한 인식, 삼국시대와 신라, 고려 태조 왕건, 당대사, 중국의 인물과 역사에 대한 평가 등 여러 부분에 걸쳐 다각도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역사인식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저자

최봉준

(崔俸準,ChoiBong-jun)
1972년서울출생.아주대학교인문대학사학과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사학과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연세대,아주대,명지대,가천대,청주교대등에서강의를하였다.현재가톨릭대학교인문사회연구소에서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한림대에서강의를하고있다.고려후기성리학수용과내재화를역사인식의변화를통해재인식하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최근에는그연장선에서우리역사속의자연재해를사상사적관점에서살펴보고,그에대한인식과대응에관하여관심을가지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고려시대다원적사상지형과역사인식연구론
1.신라삼국통일의의식적한계와다원적사상지형
2.사학사ㆍ사상사연구와고려시대사회성격론
3.다원사회에서유학의역할과역사인식
4.성리학수용이전의역사인식과문명론
5.성리학의수용과역사인식ㆍ세계관의변화

제2장/고려전기역사계승의식과이중적자아인식의형성
1.후삼국통일과다원적사상지형의성립
2.다원적사상지형과왕권중심의사상정책
3.다원적역사계승의식과이중적자아인식

제3장/12~13세기역사계승의식과문명론의형성
1.다원적사상지형과보편중심의윤리의식의공존
2.유보적신이사관과이중적자아인식
3.의종대의사상지형과김관의의『편년통록』

제4장/무신정권기~원간섭초기역사계승의식과자아인식의변화
1.다원적역사계승의식과신이사관의변화
2.단군의역사화와다원적문명론의전개

제5장/원간섭기성리학적역사인식과자아인식의변화
1.명분과인의중심의역사인식과성리학적윤리의식추구
2.기자중심의역사계승의식과절충적문명론

제6장/여말선초역사계승의식과문명론의분화
1.시세적춘추론과도학적춘추론의대립
2.점진적문명론과급진적문명론의대립
3.춘추론과문명론의절충과통합

제7장/맺음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상적변화는세대를거듭해야만변화를감지하고느낄수있다.변화는아주느리게여러단계에걸쳐나타난다.성리학수용은세대를거듭하는과정에서심화되고우리자신으로내재화되었다.이에따라국가운영의방향이달라졌으며,과거역사에대한해석의방향도달라졌다.즉,시대정신이달라졌으므로,과거를바라보는관점이달라졌다고말할수있는것이다.
성리학수용에따라중국문화에대한우리고유의가치관과문화적전통에대한이해의방향도달라졌다.성리학의수용으로자신은물론주변세계에대한인식,그리고과거를인식하는방향이달라졌다.중국문화,즉중국적마인드수용은선택의문제에서이제당위의문제로변화하게된것이다.이는사상지형에서도변화가시작된다는것을의미하였다.그러니까유불선과풍수도참,민간신앙등고려사회안에존재하는모든사상적요소들이공존과조화를지향하는다원적사상지형도성리학의수용을계기로모종의변화가시작된다는것을의미한다.성리학수용은매우느리게진행되었으나,사상사적으로큰획을그은계기가되었다고할수있다.

이책에서는『삼국유사』와일연에대한설명이거의빠지게되었다.김부식의『삼국사기』와일연의『삼국유사』가고려시대역사인식에큰획을그었다는점은누구도부정할수없다.유학이경세론의입장에서역사인식을전개하였기때문에,고대사회에서유학자들이역사기록과인식을지배한것도사실이다.그렇다고역사인식모두가유학의영역이라할수도없다.불교나도교에서도역사인식은얼마든지있을수있다.일연에대한수많은연구가이를증명한다.그렇지만,이책에서는고려시대의역사인식과사상지형에대한연구의첫단추로서되도록유학의입장에서정리해보고자하였다.일연과『삼국유사』에대해서는후속연구를기약하도록하겠다.

이책에서는나말여초최치원의난랑비서문의한구절에서이야기를시작한다.여러연구에서인용하는최치원의난랑비서문의한구절은다원적사상지형이라는객관적배경을잘보여준다.나아가이구절은적어도통일신라가다원적사상지형을기본적배경으로깔고있다는것을잘보여주는것이아닌가생각한다.그만큼우리는성리학수용과내면화이전까지는다원적사상지형을당연한것으로여기고살아왔던것이라할수있다.

지금까지고려시대를배경으로하는사학사연구는매우많은연구성과가축적되어왔으며,양적으로는일일이셀수없을정도로많다.제1장에서는다원적사상지형을주제로고려시대의역사인식에대한연구성과전반을이해해보고,앞으로의전망을해보도록하였다.여기에는고려시대의역사인식과사상사에대한저자나름의이해를담고있다.그렇기때문에독자의입장에서다소불편할수있다.그러나,이책의내용을전개하기위해서는반드시필요한과정이라고생각하였다.

다음으로제2장에서는고려시대의역사인식과다원적사상지형이어떠한과정을통해형성되었으며,그작동원리는어떠한모습을하고있는지설명하였다.이를다원적역사계승의식과이중적자아인식이라는주제를통해설명하였다.이는고려시대를다원성과통합성이라는키워드로설명하고자하는최근의연구경향과흐름에서자유롭다고말할수없다.오히려여기에깊숙이발을담그고있다.즉,사상사의한부분으로서의사학사는시대정신과밀접한관계가있기때문에,사회성격론과밀접한관계가있다고해야할것이다.

이중적자아인식도마찬가지의관점에서이해할수있다.사실다원성은어느사회에서나발견할수있다.다원성이없는사회는죽어있는사회라고해도과언은어니다.다만그것이지역과종족에따라,그리고문화적배경에따라다르게나타날수있다.우리는역사적으로중국의주변국가가아닌적이없었으며,중국문화는보편적지위를가지고있다.그렇다면,“고유한문화적전통이있다고할때,과연양자의관계를어떻게설정할것이며,전체적인문화와함께자기자신을어떻게위치를지을것인가?”라고물어보지않을수없다.자아인식과시대정신,그리고역사인식은당시의의식구조와깊은관계가있다.사상사와사학사에대해톺아보기전에먼저그들의의식구조를파헤쳐볼필요가있을것이다.

제3~6장은각각의시기를대표하는유학자를중심으로그들의사상과세계관,문화에대한인식,그리고역사인식을정리하였다.다원적인사상지형과자기인식을배경으로전개된것이성리학수용이전의역사인식의전통이라면,성리학수용이후사상지형과자기인식,그리고역사인식은서서히변화하기시작하였다.유학자를중심으로설명하면,12세기는김부식과김관의를통해서로다른인식적지향이나타났다면,13세기에는이규보와이승휴,14세기전반기에는이제현과이곡,14세기말에는이색과정도전,그리고권근등이각각의시기를대표한다고할수있다.그리고각각의인물이가지고있는인식적지향점은단계적변화를보인다.그렇기때문에이를모두5개의단계로설정해볼수있다.

이들의사상과세계관,그리고문화적전통에대한인식은각각의시대정신을내포하고있다.이책에서는이들의역사인식과세계관,그리고‘문명론’을윤리의식과화이관,경세론등유학사상의틀에서역사적시원에관한인식,삼국시대와신라,고려태조왕건,당대사,중국의인물과역사에대한평가등여러부분에걸쳐다각도로설명하였다.그리고그연장선에서역사인식을설명하고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