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산들 - 문학인 산문선 5

머나먼 산들 - 문학인 산문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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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렇다. 그는 조선과 일본에 걸친 경계인이었고, 등산의 실제적 준비와 세밀한 실행 과정을 챙기는 엄격한 실무가이면서도 항시 히말라야와 아프리카 야생의 고원 등 천상에 닿은 산들의 그 너머를 망연히 꿈꾸는 몽상가였다. …… 내가 보기에 그의 진면목은 오히려 그 산들 너머로 인간의 심연을 꿰뚫어 보는 그의 몽상가적 능력이다.(「역자 후기」 중에서)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이치의 학문적 회고록

이 책은 저자인 이즈미 세이이치(泉靖一)가 평생에 걸친 다양한 산악활동과 학문적 작업들을 회고적으로 기록한 자서전적 기록이지만, 그의 전반기 삶의 무대였던 당시 조선에서의 초창기 등반 활동과 근대화 이전의 제주도와 한라산 그리고 북녘의 금강산과 백두산, 관모연산 등에 대한 생생한 기록으로 우리에게 특히 의미있는 책이기도 하다. 나아가 북만주 및 몽골, 중국 전역의 다양한 민족들의 독자적 문화 그리고 남태평양의 서뉴기니지역과 남미 안데스지역에 이르는 그야말로 전세계의 ‘머나먼 지역들’의 특색있는 문명들에 대한 인류학자로서의 냉철한 현장 조사 기록들로 구성되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세계를 두루 조망하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이즈미의 탐험가, 등산가로서의 낭만적인 기질이 절묘하게 표현된 우수한 문학성으로 더욱 가치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즈미는 일본의 저명한 인류학자로서, 어린 시절 경성제국대학 교수인 부친을 따라 1926년 당시 조선에 와서 동대문소학교에 전학한 후 경성중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일찍부터 산을 좋아하여 경성중학 시절부터 서울 주변의 여러 산들에 등반 활동을 하였는데, 근대적 의미에서의 산악 활동이 없었던 당시 조선에서 이는 최초의 근대적 등반운동의 개척사에 해당한다. 서울 근교의 주요 산들, 특히 백운대 인수봉을 드물게 암벽등반으로 오르고 당시의 산행을 자세하게 기록한 내용들은 한국등반운동사의 중요한 초기 기록이 되고 있다.
저자

이즈미세이이치

저자:이즈미세이이치

1915년일본도쿄출생.1927년부친이즈미아키라가경성제대교수로부임하면서조선으로이주하였다.경성공립동대문소학교(이후동대문초등학교,1972년폐교),경성부립중학교(현서울고등학교)와경성제대법문학부를졸업했다.1949년메이지대학조교수,1951년도쿄대학조교수와교수를거쳐1970년에는도쿄대학동양문화연구소소장직을역임하였다.1970년11월뇌출혈로급서하였다.주요저서로는『잉카제국-사막과고산의문명(インカ帝-砂漠と高山の文明)』(1959),『안데스의예술(アンデスの芸術)』(1964),『제주도(州島)』(1966),『필드노트-문화인류학·사색의길(フィルド·ノト-文化人類·思索の旅)』(1967),『머나먼산들(かな山やま)』(1971),『이즈미세이이치저작집(泉靖一著作集)』(전7권,1971~1972)등이있다.



역자:김영수

서울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삼성중공업,한국장기신용은행,국민은행에서근무했다.2004년부터연구공간‘수유+너머’의일본근대사상번역팀,영문고전읽기세미나에참여하여『삼취인경륜문답(三醉人經倫問答)』(2005),『근대일본사상사(日本近代思想史)』(2006)를공동번역하였고,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히로히토유죄(InternationalWomen’sTribunal)』(2007)를번역하였다.그밖에『사회혁신이란무엇이며,왜필요하며,어떻게추진하는가?(SocialInnovation)』(2011)와『필란트로피란무엇인가?(UnderstandingPhilanthropy)』(2017)를옮겼다.

목차

추천사

시작하며_산과알게되다

선배들의추억
금강산의방갈로
산오르기

스포츠알피니즘의싹틈

서울근교의산들
겨울산으로서의금강산
집선봉(集仙峰)바위오르기

북조선의산들

‘스키산악회’와‘산악부’
관모연산(冠帽連山)
겨울의부전고원(赴戰高原)
백두산과겨울의민막골

제주도와남조선의산들

지리산과남조선의산들
적설기의제주도
조난
전향(轉向)

등산에서‘탐험’

샤오우타이산(小五臺山)을찾아서
다싱안링의쳰족조사
습원(濕原)
말에서내동댕이쳐져
구형롤라이플렉스(Rolleiflex)카메라
고시부사와게이죠의추억

강남의여로

상하이의우중충한봄
양쯔강(揚子江)과동정호(洞庭湖)
남중국해와타이완

쑹화(松花)강과몽강(蒙疆)의조사

허저(赫哲)족과한족샤먼따시엔(大仙)
경성제국대학몽강학술조사대
내몽골기행
샤오우타이산등반기

태평양전쟁의어려운시기

초년병시절
태평양전쟁이일어날때까지
전쟁중의대학

서西뉴기니탐험

고다야마리사부로이학박사
서(西)뉴기니로의길
‘열대’라는곳
야무르해협횡단
눈에선한앙가디섬이여
옴바강을내려가다
에트나만으로부터야무르호로
스하우튼제도로의여로
귀로

패전전후

겨울의북부다싱안링(大興安嶺)
대륙자원과학연구소의시작과끝
패전의‘울부짖음’속에서

일본에서의6년

황폐한일본
학문세계로의복귀
일본민족학협회의아이누조사

남아메리카의일본인연구

사회적긴장의연구
남아메리카횡단
브라질의일본계사람들
두번째브라질

중앙안데스로의여정

안데스로의첫여행
두번째의페루
제1차도쿄대학안데스지대학술조사단
북부페루의여러유적
중부페루산악지대의여러유적들
남부페루의여러유적

일본에서의2년간

일본에서생각한것
사할린이보이는언덕의발굴

코토시의발굴

발굴의의미
보물찾기
‘교차된손의신전’의수수께끼
저주의‘손’의전말

유라시아대륙으로의회귀

시베리아와중앙·서아시아
한국으로의<무도회의수첩>

에필로그

최악의1968년
멕시코만연안여행
유카탄반도여행
산로렌소유적과와하카주로의여행
마지막장

우메사오다다오(梅棹忠雄)_이즈미세이이치에게산과탐험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근대한국등반운동의개척과고고학적성과
겨울철금강산등산을최초로시도한뒤,근대화로훼손되기전의내ㆍ외금강산에대한자세하고애정어린기록도남겼으며,경성제대에입학한뒤에는최초의대학산악회인경성제대산악회를창설하여북한지역의관모봉과부전고원을거쳐백두산등정까지실행하여당시조선주요산들의모습과산행과정들에대해상세히기록하였다.
이후그는경성제대산악회의적설기한라산최초등반을이끌었는데그과정에서동료의조난실종사고가발생하였다.실종수색작업에서제주도의농어촌민들뿐아니라한라산무속인들의도움까지받으면서처음으로당시조선민중문화의실상을접했다.그는그생동하는독자적모습들에깊은감명을받고그영향으로당초의일본문학전공에서사회학전공으로전과하였으며그졸업논문으로「제주도-그사회인류학적연구」를제출한바있다.
그후그의산악탐험과민족학적관심은북만주와몽골,나아가중국대륙전반으로펼쳐졌고,태평양전쟁시기에는남태평양의서뉴기니에대한인류학적조사작업으로까지확장되었지만,비록그의활동이일제의침략전쟁에부수된것임에도그는현지인과현지문화의상대적독자성을철저히존중하는반식민주의적입장을뚜렷이유지하였다.
종전후에는도쿄대학에인류학교실을개설하는등전후일본인류학계를이끌었고,남미브라질의일본계이민사회를연구하면서남미안데스지역탐사에흥미를갖게된그는본격적으로해당지역에대한등반활동과함께잉카문명유적의발굴조사에착수한다.이작업은15년이상,여러차례에걸친도쿄대학조사단의대규모‘FieldWork’를통한체계적작업으로,페루지역의여러잉카및잉카이전시기유적들을세계학계에소개하게되었다.특히코토시지역에대한발굴작업은전인미답의성과를거두어전후안데스고고학을세계적으로발전시키는바탕이되었다.

그후그는도쿄대학의인류학교실을이끌면서세계에일본을대표하는인류학자로서다양한활동을하는한편국립민족학박물관의기초를닦았다.그러나그의모든모색과방황으로기록된한뛰어난인간의면모는제대로그꽃을펼쳐보이기도전에55세의그야말로연부역강한나이로홀연히그막을내리고말았다.마지막으로추도사로서등산,탐험,민속학등에서이즈미와가히쌍벽을이루었다고해도좋을우메사오다다오(梅棹忠夫)의그야말로가슴에와닿는글이한편덧붙여져있어일독의값어치가더욱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