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와 접합의 지(知) -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동아시아 모더니티 8

교차와 접합의 지(知) -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동아시아 모더니티 8

$31.00
Description
반일ㆍ혐한 시대에 돌아보는 한일 지식인 교류사
이 책은 반일과 혐한이라는 극단화된 단절의 시대에 한일 교류의 역사를 발굴하고 그것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살핀다. 특히 한일 지식인 교류에 초점을 맞춰 그 안에서의 갈등과 협력, 대립과 타협, 이견과 조율의 면면을 드러냄으로써, 한일관계의 임계점을 확인하고 향방을 가늠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성과물이다.
이 책의 학술적 의미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지식인 교류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라는 점이다. 1970년대 이후로 한일의 사회과학자들은 미국에 연원을 둔 비교정치학, 발전국가론, 아시아 사회론의 지적 자양분을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다. 1980년대에는 식민지 경제사를 둘러싸고 활발한 공동연구가 이루어졌다. 1990년대 이후로 인문학 영역에서 한일 간 교류와 공동연구가 급증했고 의제의 동조화(탈민족주의론, 제국론, 동아시아론)가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지식인 교류의 역사, 궤적, 의미에 관한 연구는 수행된 바가 없다.
이 책에서는 한일 지식인 교류의 흔적과 유산을 추적하고, 그것이 한일관계의 좁은 틈 속에서 지닐 수밖에 없었던 한일 양국 지식인 사이의 특수한 양가성(ambivalence)에 착목했다. 대화가 갈등을 낳고 교류 속에서 차이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동상이몽의 현장을 응시함으로써, 한일 관계에 대한 지리멸렬한 비관도 섣부른 낙관도 아닌 진지한 교류와 상호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었는지 성찰했다.

이 책에 실린 7편의 글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2000년대까지 한일 지식인 교류의 다양한 사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각 글은 그 분석 시기마다 ‘지식인 교류’가 얼마나 뜨겁게 ‘정치적’이었는지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이 책의 글을 모두 읽고 나면, 지금의 반일과 혐한은 그렇게 지나온 한일 양국 지식인의 ‘뜨거운 정치’의 결과물에 불과함이 드러나게 된다.
오타 오사무는 1968년 재한 원폭피해자의 월경 행위가 히로시마ㆍ나가사키의 원폭 피해를 ‘전후 일본인’의 희생으로만 생각하는 일본 시민의 일국주의적 ‘평화’를 성찰하고, 식민지 책임을 불문에 부치는 한일조약 체제를 다시 묻는 재한 원폭 피해자와의 연대를 도모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박삼헌은 1970년대 일본에서 지한파로 평가받던 다나카 아키라를 일본(인)의 속죄의식을 전제로 한 반공주의와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로 규정하고, 1982년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를 일본 국가에 대한 주권 침해로 인식하고 더 이상 속죄를 전제로 한 ‘좋은 일본인’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는 했던 그의 역사 인식이 현재 일본 사회의 혐한론의 원형을 이루는 기본 논리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김인수는 1977년 7월에 일본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회과학자들이 모였던 제1차 한일지식인교류회의(Korea-Japan Intellectual Exchange, KJIE)를 분석했다. 그 결과 KJIE는 한일관계에서 필연적으로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역사’와 ‘영토’ 담론을 배제하고 이를 상쇄하는 ‘안보’와 ‘경제’ 위주의 상호협력 담론을 생산하는 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한 한국 사회학자들의 불신을 온전히 해소시키지 못하는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조수일은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 촉발된 재일 지식인들이 주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계간 삼천리』야말로 동시대 한국의 현대사적 과제 및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현안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역사적 합의를 위한 ‘한일교류사’를 시도한 일본어 공론장이라 분석한다.
홍종욱은 1985년 안병직의 일본 유학을 계기로 한국 경제 발전의 역사적 조건을 탐구하려는 한일 공동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공동연구를 식민지근대화론의 발원지로 단순화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다는 한편, 식민지에 대한 다양한 실증적, 이론적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1990년대 이후 본격화하는 식민지 연구의 원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도베 히데아키는 일본의 국제관계사 연구자 아라이 신이치를 통해서 전후 일본의 지식인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문제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심화시켰는지 분석했다. 또한 아라이의 실천적 활동이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공동 토론장 형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심정명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에 걸친 한일 지식인의 교류를 내셔널리즘 비판/탈민족주의라는 맥락에서 분석했다. 특히 『당대비평』과 같은 잡지는 일본의 논의를 한국에 소개하는 매개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이 지면을 통해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의 교류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 국가와 식민지라는 역사적 경험의 차이가 이러한 대화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계점으로 지적한다.
저자

박삼헌,오타오사무,김인수,조수일,홍종욱,도베히데아키,심정명

저자:박삼헌

1971년생.건국대학교일어교육과교수겸아시아콘텐츠연구소소장.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하고,고베대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근대일본국가체제형성을비롯하여근대도시형성사등에관심이많다.저서로『근대일본형성기의국가체제-지방관회의·태정관·천황』(소명출판,2012),『천황그리고국민과신민사이-근대일본의심상지리』(RHK,2016)등이있다.



저자:오타오사무

1963년생.도시샤대학대학원글로벌스타디즈연구과교수.고려대학교한국사학과대학원에서공부했다.1951년부터1965년까지진행된한일회담,1945년이후한국사회와문화등에관한논문과책을써왔다.저서로『[新新版]日韓交-請求問題の究』(クレイン,2015),『朝鮮近現代史をく-京都からソウルへ』(思文閣出版,2009),편저로『동아시아냉전의문화』(소명출판,2017),『植民地主義,冷から考える日韓係』(同志社コリア究センタ,2021)등이있다.



저자:김인수

1974년생.대구교육대학교사회과교육과조교수.서울대학교사회학과대학원에서공부했다.한국의근현대사회과학지식체계의역사를사회공학과지식국가의관점에서조명하는작업을해왔다.저서로는『서울대학교사회발전연구소50년사』(한울아카데미,2015),논문으로는“TacitKnowledgeandtheSociologicalTurninPopulationStudiesinKoreainthe1960sand1970s”(KoreaJournal63-2,2023),“EnumeratedSociety:PoliticalImplicationsofTenancyStatisticsinColonialKoreainthe1930s”(KoreaJournal61-2,2021),「냉전과지식정치-박진환의FarmManagementAnalysis(1966)의성립사정을중심으로」(『동북아역사논총』61,2018),「植民地の知識國家論-1930年代の朝鮮における社會性格論爭再考」(『思想』1067,2013)등이있다.



저자:조수일

1982년생.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교수.건국대학교사범대학일어교육과,도쿄대학총합문화연구과언어정보과학전공에서공부했다.김석범문학을비롯한재일조선인문학을중심으로연구하고있으며,저서로는『金石範の文-死者と生者のを紡ぐ』(岩波書店,2022),역서로는김석범소설집『만덕유령기담』(보고사,2022,공역)등이있다.



저자:홍종욱

1970년생.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부교수.서울대학교와도쿄대학대학원에서공부했다.식민지시기사회주의사상과전향,내재적발전론의형성과전개,북한의역사학등에관해공부하고있다.저서로는『時期朝鮮の向者たち-帝/植民地の統合と裂』(有志,2011),『가지무라히데키의내재적발전론을다시읽는다』(아연출판부,2014,공저),논문으로「주체사관에서인민과민족의자리(2012)」등이있다.



저자:도베히데아키

1974년생.도쿄경제대학전학공통교육센터교수.와세다대학대학원에서일본사를전공했다.전후오키나와복귀운동사의사회사,전후일본의사학사등을연구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는「「後」沖における復運動の出-員層からみる場後」(『日本史究』547,2008),「「沖」認識の再討-いま,本に問われていること」(『日本史協年報』24,2009)등이있다.



저자:심정명

1980년생.조선대학교인문학연구원HK교수.일본오사카대학대학원에서내셔널리즘과일본현대문학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동일본대지진등의재난과관련된문학을비롯해원폭,오키나와전투등전쟁과폭력의기억과표상에대해연구하고있다.최근논문으로「하야시교코의『기야망비드로』와피폭경험의경계」(2023),「‘오키나와문학’의모색-오시로사다토시「마부이와카시기담」을중심으로」(2023),역서로『처음만난오키나와』(한뼘책방,2019),『시작의앎』(문학과지성사,2020)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월경하는재한피폭자와일본의연대운동
-손귀달의‘밀항’과엄분련·임복순의도일치료시도를둘러싸고|오타오사무

1.들어가며
2.1968년-재한피폭자를둘러싼상황
3.손귀달의‘밀항’과엄분련·임복순의도일치료시도
4.1969~1971년의재한피폭자와일본의연대운동
5.나가며

제2장|1970년대‘조선반도연구자’의한국론
-다나카아키라(田中明)를중심으로|박삼헌

1.들어가며-다나카아키라에대한서로다른기억들
2.‘조선반도연구’의출발점,두번의한국방문과‘조선문학의회’
3.‘조선반도연구’의심화,한국유학의실감(實感)
4.‘조선반도연구’의과제,민족주의를어떻게볼것인가
5.나가며-‘나쁜일본인’으로의전향?

제3장|아시아냉전학술의자장과1970~1980년대한일지식인교류|김인수

1.지식교류의정치적·물질적토대에대한질문
2.냉전시기아시아지식네트워크의형성과작용
3.담론분석
4.나가며
부록_제1~4차회의단행본의세부목차와논고

제4장|재일在日지식인이구축한연대의공론장『계간삼천리』|조수일

1.들어가며
2.1970년대일본과『계간삼천리』의목적의식
3.특집-‘한일교류(사)’를위한폴리포니
4.대담/정담/좌담회-격동이낳은시대의증언
5.연재-‘또하나의연재’에담긴유·무명의증언?:?K·I,마에다야스히로
6.번역-자성을촉구하는한국지식인의사유와시대정신
7.나가며

제5장|탈식민적식민지연구의원점
-1980년대후반한국근대경제사한일공동연구|홍종욱

1.한국의경제성장과탈식민적한일관계모색
2.‘NICs충격’과일본지식인의한국자본주의인식
3.한일교류와식민지반봉건사회론의동요
4.탈냉전민주화와식민지근대화론대두
5.새로운식민지역사상의모색

제6장|아라이신이치의‘식민지책임’에이르는길
-1990년대이후동아시아지적교류속에서|도베히데아키

1.들어가며
2.연구의원천과한국에대한관심-1980년대까지
3.시민운동으로서전쟁책임추구-1990년대
4.동아시아역사대화에대한공헌-2000년대
5.식민지지배책임으로서문화재문제-2010년대의도달점
6.나가며-아라이가완수한역할과지적교류의의의

제7장|내셔널리즘비판의맥락에서본한일지식인의교류|심정명

1.들어가며
2.일본내셔널리즘비판에서부터
3.『당대비평』과한일지식인의대화
4.‘동아시아역사포럼’의주변
5.나가며

참고문헌
필자소개

출판사 서평

이책에실린7편의글은1965년한일국교정상화이후2000년대까지한일지식인교류의다양한사례를대상으로하고있으며,각글은그분석시기마다‘지식인교류’가얼마나뜨겁게‘정치적’이었는지분석하고있다.그결과이책의글을모두읽고나면,지금의반일과혐한은그렇게지나온한일양국지식인의‘뜨거운정치’의결과물에불과함이드러나게된다.

오타오사무는1968년재한원폭피해자의월경행위가히로시마·나가사키의원폭피해를‘전후일본인’의희생으로만생각하는일본시민의일국주의적‘평화’를성찰하고,식민지책임을불문에부치는한일조약체제를다시묻는재한원폭피해자와의연대를도모하는계기가되었다고평가한다.

박삼헌은1970년대일본에서지한파로평가받던다나카아키라를일본(인)의속죄의식을전제로한반공주의와자유주의적보수주의자로규정하고,1982년일본역사교과서문제를일본국가에대한주권침해로인식하고더이상속죄를전제로한‘좋은일본인’을그만두겠다고선언하는했던그의역사인식이현재일본사회의혐한론의원형을이루는기본논리가되었다고평가한다.

김인수는1977년7월에일본에서한국과일본의사회과학자들이모였던제1차한일지식인교류회의(Korea-JapanIntellectualExchange,KJIE)를분석했다.그결과KJIE는한일관계에서필연적으로충돌을불러올수밖에없는‘역사’와‘영토’담론을배제하고이를상쇄하는‘안보’와‘경제’위주의상호협력담론을생산하는장이었음에도불구하고,일본에대한한국사회학자들의불신을온전히해소시키지못하는한계점을드러냈다고평가한다.

조수일은1972년7·4남북공동성명에촉발된재일지식인들이주체적으로만들기시작한『계간삼천리』야말로동시대한국의현대사적과제및한반도와일본열도의현안에대한다양한목소리를수렴하여역사적합의를위한‘한일교류사’를시도한일본어공론장이라분석한다.

홍종욱은1985년안병직의일본유학을계기로한국경제발전의역사적조건을탐구하려는한일공동연구를분석했다.그결과이공동연구를식민지근대화론의발원지로단순화할수없다는단서를다는한편,식민지에대한다양한실증적,이론적분석을시도했다는점에서1990년대이후본격화하는식민지연구의원점으로자리매김할수있다고평가한다.

도베히데아키는일본의국제관계사연구자아라이신이치를통해서전후일본의지식인이일본의식민지지배문제에대한인식을어떻게심화시켰는지분석했다.또한아라이의실천적활동이일본역사교과서문제에대한동아시아지식인들의공동토론장형성에기여했다고평가한다.

심정명은1990년대후반에서2000년대에걸친한일지식인의교류를내셔널리즘비판/탈민족주의라는맥락에서분석했다.특히『당대비평』과같은잡지는일본의논의를한국에소개하는매개로서기능하는동시에,한국과일본의지식인들이지면을통해만나는장을마련했다고평가한다.그러나이들의교류에서볼수있었던것은,그럼에도불구하고제국주의국가와식민지라는역사적경험의차이가이러한대화에계속해서영향을미치고있었다는사실을한계점으로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