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소설을 독하다

연암소설을 독하다

$34.00
Description
삶과 작품이 일체가 되다
『연암소설을 독하다』는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유학의 본질을 연구했던 연암의 삶, 그리고 12편의 소설을 좇은 책이다. 연암은 조선 최고 문장가이다. 전략적인 글쓰기와 재주가 뛰어나지만, 한계성을 지닌 유자(儒者)로서 제 스스로 몸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다. 억지밖에 없는 세상에 칼 같은 비유를 든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 삶을 정갈하게 꾸린다. 그는 조국 조선을 사랑하여, 소설을 몸으로 삼아 갈피갈피 낮은 백성들의 삶을 그려냈다. 그의 삶과 작품은 따로가 아니었다.

바른 삶을 독(讀)하다
이 책은 「개를 키우지 마라」를 화두로 잡고 연암소설 12편을 각각 독(讀)한다. ‘독(讀)’이란, 연암소설을 읽되 저자의 전공인 고소설 비평어를 넣어 말 그대로 ‘시론적(試論的)’으로 살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고소설 비평에 대한 인식이 없기에 군데군데 용어에 대한 설명을 두었다. 연암소설은 18살 즈음의 「마장전」에서부터 50대의 「열녀함양박씨전 병서」까지, 그 처음과 끝이 따로 없이 모두 하나의 이야기로 마치 뫼비우스 띠처럼 동선(動線)을 이루고 있다. 12편의 작품이 다룬 주제는 다르지만 ‘양반들에게서 부조리를 찾고 낮은 백성들의 절박한 삶에 시선을 두고서 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내면적 통일성을 이루기 때문이다.
연암소설은 낮은 백성과 높은 양반, 선과 악, 계층적 질서를 뒤집는 인간상, 정의와 위선, 속악한 관습 등의 부조리한 삶의 세계를 드러낸다. 또한 거간꾼, 분뇨수거인, 걸인, 역관, 과부 등의 개성적이고 새로운 인간상을 등장시켜 ‘조선의 바람직한 대안적 인간형’을 모색하여 부조리한 세계를 명징하고 예리하게 짚어내었다. 대표적으로 「민옹전」·「김신선전」에서는 비록 삶의 외곽에 살지라도 세속을 초월할 수 없다는 은유가 분명히 깔려 있고 「호질」·「허생전」은 필묵을 가장 두두룩하게 놓고 간 작품들로 지배층의 도덕불감증과 부끄러운 경제와 국방이라는 치부를 노출시켜 조선의 총체적 부실을 비판하는 한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생을 희망하는 지렛대, 연암소설
연암소설이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 화두로 놓이는 이유는, 양반에서 낮은 백성까지 공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지평을 열어놓고 만인이 공유할 수 있는 화창한 질서를 꿈꾸게 하는 ‘희망의 지렛대’가 그 소설 속에 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개를 키우지 마라」와 같은 정을 삶의 곁에 놓아둘 줄 안다면, 연암이 꿈꾸었던 ‘화창한 질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간호윤

저자:간호윤
현인하대학교초빙교수,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간호윤은1961년경기화성,물이많아이름한‘흥천(興泉)’생으로,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한국외국어대학교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거쳐인하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두메산골예닐곱때명심보감을끼고논둑을걸어큰할아버지께한문을배웠다.12살에서울로올라왔을때꿈은국어선생이었다.대학을졸업하고고등학교국어선생을거쳐지금은대학강단에서고전을가르치고배우며현대와고전을아우르는글쓰기를평생갈길로삼는다.
저서들은특히고전의현대화에잇대고있다.『한국고소설비평연구』(2002문화관광부우수학술도서)이후,『기인기사』(2008),『아름다운우리고소설』(2010),『다산처럼읽고연암처럼써라』(2012문화관광부우수교양도서),『그림과소설이만났을때』(2014세종학술도서),『연암박지원소설집』(2016),그리고『아!나는조선인이다-18세기실학자들의삶과사상』(2017),『욕망의발견』(2018),『연암평전』(2019),『아!조선을독(讀)하다-19세기실학자들의삶과사상』(2020)에서『조선읍호가연구』(2021),『별난사람별난이야기』(2022),『조선소설탐색,금단을향한매혹의질주』(2022),『기인기사록』(상)(2023),『코끼리코를찾아서』(2023)등50여권과이책까지모두직간접으로고전을이용하여현대글쓰기와합주를꾀한글들이다.
‘연구실이나논문집에만갇혀있는고전(古典)은고리삭은고전(苦典)일뿐이다.연구실에박제된고전문학은마땅히소통의장으로나와현대독자들과마주해야한다’는생각으로글을쓴다.연암선생이그렇게싫어한사이비향원(鄕愿)은아니되겠다는게소망이다.

목차

머리말

제1부
1.개를기르지마라
2.나는껄껄선생이라오
3.나는기억력이아주나쁘다
4.책을펴놓고공부할방이없었다
5.첫벼슬은건축공사감역이셨다
6.새벽달은누이의눈썹과같구나
7.연암이소설을지은이유는무엇일까
8.세상돌아가는꼴이미워소설9편을지으셨다
9.연암소설은참여소설이다
10.고소설과고소설비평이란무엇인가

제2부
마장전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민옹전(閔翁傳)
양반전(兩班傳)
김신선전(金神仙傳)
광문자전(廣文者傳)
우상전(虞裳傳)
역학대도전(易學大盜傳)
봉산학자전(鳳山學者傳)

제3부
호질(虎叱)
허생(許生)
열녀함양박씨전병서(烈女咸陽朴氏傳竝書)

제(題)“연암소설”12편후(後)

출판사 서평

화창한질서를찾아연암소설을살피다

삶과작품이일체가되다
『연암소설을독하다』는글쓰기를업으로삼고유학의본질을연구했던연암의삶,그리고12편의소설을좇은책이다.연암은조선최고문장가이다.전략적인글쓰기와재주가뛰어나지만,한계성을지닌유자(儒者)로서제스스로몸을낮출줄아는사람이다.억지밖에없는세상에칼같은비유를든말을하면서도스스로삶을정갈하게꾸린다.그는조국조선을사랑하여,소설을몸으로삼아갈피갈피낮은백성들의삶을그려냈다.그의삶과작품은따로가아니었다.

바른삶을독(讀)하다
이책은「개를키우지마라」를화두로잡고연암소설12편을각각독(讀)한다.‘독(讀)’이란,연암소설을읽되저자의전공인고소설비평어를넣어말그대로‘시론적(試論的)’으로살폈다는뜻이다.일반적으로고소설비평에대한인식이없기에군데군데용어에대한설명을두었다.연암소설은18살즈음의「마장전」에서부터50대의「열녀함양박씨전병서」까지,그처음과끝이따로없이모두하나의이야기로마치뫼비우스띠처럼동선(動線)을이루고있다.12편의작품이다룬주제는다르지만‘양반들에게서부조리를찾고낮은백성들의절박한삶에시선을두고서바르게살아가는법을제시’한다는점에서내면적통일성을이루기때문이다.
연암소설은낮은백성과높은양반,선과악,계층적질서를뒤집는인간상,정의와위선,속악한관습등의부조리한삶의세계를드러낸다.또한거간꾼,분뇨수거인,걸인,역관,과부등의개성적이고새로운인간상을등장시켜‘조선의바람직한대안적인간형’을모색하여부조리한세계를명징하고예리하게짚어내었다.대표적으로「민옹전」·「김신선전」에서는비록삶의외곽에살지라도세속을초월할수없다는은유가분명히깔려있고「호질」·「허생전」은필묵을가장두두룩하게놓고간작품들로지배층의도덕불감증과부끄러운경제와국방이라는치부를노출시켜조선의총체적부실을비판하는한편대안을제시하고있다.

공생을희망하는지렛대,연암소설
연암소설이여전히우리의현실에화두로놓이는이유는,양반에서낮은백성까지공생할수있는가능성의지평을열어놓고만인이공유할수있는화창한질서를꿈꾸게하는‘희망의지렛대’가그소설속에있기때문이다.예나지금이나「개를키우지마라」와같은정을삶의곁에놓아둘줄안다면,연암이꿈꾸었던‘화창한질서’에접근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