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일본인의 밥상을 어떻게 바꿨나 - 중일전쟁부터 패전 이후까지

전쟁은 일본인의 밥상을 어떻게 바꿨나 - 중일전쟁부터 패전 이후까지

$17.00
Description
먹거리의 부재에서 전쟁의 본질을 찾다
이 책은 사이토 미나코의 『전시하 레시피(戦下のレシピ)』(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2015)를 완역한 것이다. 저자는 오랜 전쟁으로 피폐해져 가는 일본인의 먹거리 사정을 당대 여성지에 실린 요리 레시피를 통해 밝힌다. ‘총력전은 절미부터’, ‘관민 하나가 되어 절미운동’, ‘부엌의 전투 배치’, ‘장엄한 결전 비상식’ 등의 장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전쟁 전 풍요로운 먹거리 시대를 구가하던 일본이 중일전쟁, 아시아태평양전쟁을 거치며 일반 가정의 밥상에까지 ‘대동아공영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게 되는 과정이 실감 나게 펼쳐진다.
주부들은 식구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적은 양의 쌀을 몇 배로 불려 밥을 짓고, 평상시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길가의 잡초까지 식자재로 활용해야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입을 것이 부족해 매일매일 바느질에 시달려야 했고, 물자를 배급받기 위해 긴 시간 줄을 서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했다. 매일 밤 공습경보가 울리는 통에 잠도 편하게 잘 수 없는 삶. 저자는 이렇듯 수면 부족과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밥이 없다는 것에서 전쟁의 본질을 찾는다.

오늘날 풍요로운 식생활 이면에 자리한 궁핍하고 처절한 식문화의 역사

이 책은 전쟁을 옹호하거나 미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당시 생활에서 인내하는 것, 참는 것의 숭고함을 배우자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전쟁은 먹거리와의 전쟁이자 민중의 수난사이기도 했음을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사례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전쟁의 고된 삶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국가와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촉구한다. 더 나아가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상천외한 레시피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다시는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반전평화의 메시지까지 분명하게 전달한다.
단순한 요리 레시피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펼쳤다면, 오늘날의 풍요로운 식생활 이면에 전쟁이 초래한 궁핍하고 처절한 식문화의 역사가 자리한다는 사실을 떠올려주기 바란다. 전쟁의 광기가 우리들의 평범한 밥상을 침입하고 위협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다.
저자

사이토미나코

저자:사이토미나코
1956년니가타현출생.문예평론가.1994년에『임신소설』로문단데뷔.문예평론,사회평론,서평등을폭넓게집필.2002년『문장독본씨에게』로제1회고바야시히데오小林秀雄상수상.이외에도『취미는독서.』,『책의책本の本』,『관혼상제의비밀冠婚葬祭のひみつ』등이있다.

역자:손지연
경희대학교일본어학과교수.경희대글로벌류큐오키나와연구소소장.저서로『전후오키나와문학을사유하는방법』,『냉전아시아와오키나와라는물음』(공편),『전후동아시아여성서사는어떻게만날까』(공편),역서『오시로다쓰히로문학선집』,『기억의숲』,『오키나와와조선의틈새에서』,『오키나와영화론』,『슈리의말』,『일본근대소설사』등이있다.

목차

전시기레시피를활용해만든요리들
길가의잡초도고구마줄기도채소로등극!
전시하식생활용품카탈로그-냄비와밥통은있지만쌀이없다
돈만으로는먹을것을살수없다

서문

제1장/쇼와의모던한식문화-전쟁전레시피
농촌먹거리와도시먹거리
여성지와가정요리

제2장/총력전은절미부터-중일전쟁레시피
요리에도대동아공영권그림자
절미요리까지고안해야했던시대
관민(官民)하나되어절미운동
쌀은왜부족했을까
영양기준이라는아이러니

제3장/부엌의전투배치-태평양전쟁레시피
배급시대의식생활전쟁
단백원을결집시켜라!
식량전을이겨내자
쌀과우동의아슬아슬한줄타기
똑똑똑문을활짝열어요공동취사
음력시월(小春日和)의수제간식

제4장/장엄한결전비상식-공습하레시피
전쟁말기는서바이벌
고구마와호박의하극상
이런것까지먹던시절!
풍로도조미료도대용품
공습경보가울리면

제5장/전쟁과식생활-불탄자리의레시피
전쟁이바꿔놓은일본인의밥상풍경
전쟁은목숨만이아니라식량도빼앗는다

후기
점령기레시피
옮긴이후기
전시식생활연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오늘날풍요로운식생활이면에자리한궁핍하고처절한식문화의역사

이책은전쟁을옹호하거나미화하는것과는거리가멀다.또한당시생활에서인내하는것,참는것의숭고함을배우자고말하려는것도아니다.전쟁은먹거리와의전쟁이자민중의수난사이기도했음을구체적이고실증적인사례들을통해보여줌으로써두번다시전쟁이일어나서는안된다는것을일깨워주며,전쟁의고된삶이반복되지않도록정치·국가와어떻게마주할것인지진지하게고민하도록촉구한다.더나아가전쟁에서살아남기위해기상천외한레시피를만들어야하는상황에다시는빠지지않아야한다는반전평화의메시지까지분명하게전달한다.

단순한요리레시피라고생각하고이책을펼쳤다면,오늘날의풍요로운식생활이면에전쟁이초래한궁핍하고처절한식문화의역사가자리한다는사실을떠올려주기바란다.전쟁의광기가우리들의평범한밥상을침입하고위협하는일이다시일어나지않도록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