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지광과 한국 근대문학

학지광과 한국 근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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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펜과 붓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조선인 유학생들
빛의 속도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21세기의 디지털 시대와 달리 20세기 전반기는 활자 매체의 힘이 컸다. 특히 신문은 ‘사회의 목탁’으로, 잡지는 ‘지식의 창고’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활자 매체의 힘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조선의 상황에서 더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독립투사들이 만주 벌판에서 총과 칼로 독립운동을 했다면 젊은이들은 한반도와 국외에서 펜과 붓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일제 강점기 젊은이들의 문필을 통한 독립운동은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졌다. 한 축은 현해탄 건너 일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다른 한 축은 태평양 너머 미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도쿄와 그 인근 대학에서 유학하던 조선인 학생들의 단체인 재일본동경유학생총회가 발행한 『학지광(學之光)』과 미국 유학생 단체인 북미조선학생총회가 발행한 『우라키(Rockey)』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1914년 4월 창간호를 발간하여 1930년 12월 30호를 종간호로 폐간된 『학지광』은 유학생의 규모나 모국과의 인접성 등에 힘입어 그 활동이 광범위하고 파급 효과도 훨씬 컸다. 식민지 시대 젊은 지식인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러 방면에 걸쳐 서구 정신을 호흡하여 조국의 해방을 앞당길 뿐 아니라 해방 후의 미래를 준비하려 했다. 그러나 서구를 단순히 답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판적 시각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조선의 문학계에 빛을 밝힌 『학지광』

『『학지광』과 한국 근대문학』은 제목 그대로 『학지광』이 한국 근대문학에 끼친 영향을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조선인 일본 유학생들의 활동 중에서 문학과 예술과 관련한 주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시 말해 『학지광』이 다루는 정치나 경제, 사회 문제 등은 이 책의 범위에서 벗어난다. 다만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에 관한 글이라도 문학과 예술을 조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부분적으로 다루었다.
첫째, 이 책은 한국 근대문학이 발전하는 데 『학지광』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잡지가 한국 근대문학에 끼친 역할을 ① 우화, 수필, 서간문, ② 시와 시조, ③ 단편소품과 단편소설, ④ 단편희곡과 극시, ⑤ 문학이론과 문학비평, ⑥ 외국문학 번역 등 장르 중심으로 기술한다. 이렇게 여섯 장르에 걸쳐 『학지광』이 한국이 근대문학이 발전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자세히 밝힌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그동안 잘못 알려졌거나 미결로 남아 있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둘째, 이 책은 『학지광』의 필자들이 통일된 문학관이나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견지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독자들에게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려 한 점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당시 서유럽과 일본을 풍미하던 사회 진화론을 두고 필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한 문학의 기능에 대해서도 사회적 기능을 중시하는 계급문학과 심미적 기능을 강조하는 순수문학의 장단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식민지 조선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셋째, 이 책은 한국 근대문학이 발전하는 데 번역의 역할이 무척 컸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다른 문화권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근대문학도 번역에 토대를 두고 발전했다.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엽 한국 신문학은 창가나 신소설이 나오기 전에 외국의 작품을 국문으로 번역한 작품이나 번안소설이 그 준비 과정으로서 먼저 나타났다. 『학지광』의 업적은 번안의 형태의 번역에서 벗어나 원문을 직접 번역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는 데 있다. 특히 진학문(秦學文)의 러시아문학 번역과 안서(岸曙) 김억(金億)의 영문학과 프랑스문학 번역은 주목할 만하다.
만약 『학지광』이 없었더라면 한국 근대문학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발전했을 것이고,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해도 지금보다 뒤늦게 발전했을 것이다. 이 잡지는 제호에 걸맞게 식민지 조선의 문학계와 학계에 찬연한 빛을 던졌다.
저자

김욱동

저자: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영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한뒤미국미시시피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뉴욕주립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포스트모더니즘을비롯한서유럽이론을국내학계와문단에소개하는한편,이러한방법론을바탕으로한국문학과문화현상을새롭게해석하여주목을받았다.현재서강대학교인문대학명예교수다.저서로는『모더니즘과포스트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번역의미로』,『소설가서재필』,『오역의문화』,『번역과한국의근대』,『시인은숲을지킨다』,『문학을위한변명』,『지구촌시대의문학』,『적색에서녹색으로』,『부조리의포도주와무관심의빵』,『문학이미래다』,『외국문학연구회와『해외문학』』,『아메리카로떠난조선의지식인들』,『이양하그의삶과문학』,『궁핍한시대의한국문학』,『한국문학의영문학수용1922~1954』,『설정식분노의문학』,『천재와반역-최재서연구』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재일본동경조선유학생학우회와『학지광』
1.조선인의일본유학
2.재일본동경조선유학생학우회의설립
3.‘학문의빛’으로서의『학지광』
4.한국근대문학과『학지광』

제2장/우화,수필,서간문
1.소소생의정치우화「탁고」
2.강자를위한변명
3.이광수의「살아라」
4.이광수의사회진화론
5.이광수의자전적서간문
6.민태원의수필

제3장/시와시조
1.김억의시작품
2.이광수의「어린벗에게」와「설노래」
3.김여제의시작품
4.현상윤의시작품
5.‘문비실주인’의조국사랑
6.최소월의전쟁시
7.이일의시작품
8.김동명,이효석,이태준의시작품
9.이찬의저항시

제4장/단편소품과단편소설
1.찬하생의「밀의월」
2.‘거울’의「크리스마슷밤」
3.현상윤의「청루벽」
4.진학문의「부르지짐」
5.백악의「동정의누」
6.용주인의「벗의죽엄」
7.최의순의「불비츤몰으고」

제5장/단편희곡과극시
1.이광수의<규한>
2.마해송의<겨을의불ㅺㅗㅅ>
3.이헌의극시「독사」
4.이헌구의<서광>

제6장/문학이론과문학비평
1.최두선의문학정의
2.김억의예술론
3.안확의조선문학론
4.김동인의소설관
5.이병도의규방문학
6.김석향의비평론
7.함대훈의계급문학론
8.백일생과문학혁명
9.백일생에대한서상일의반론

제7장/외국문학의번역
1.진학문의코롤렌코번역
2.진학문의안드레예프번역
3.진학문의자이체프번역
4.진학문의투르게네프번역
5.진학문의체홉번역
6.주요한의아르치바셰프번역
7.김억과노촌의프랑스시번역
8.김롤슈타인의알텐베르크번역
9.정노식의연설번역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조선의문학계에빛을밝힌『학지광』

『『학지광』과한국근대문학』은제목그대로『학지광』이한국근대문학에끼친영향을다룬책이다.이책에서저자는조선인일본유학생들의활동중에서문학과예술과관련한주제에초점을맞추었다.다시말해『학지광』이다루는정치나경제,사회문제등은이책의범위에서벗어난다.다만사회과학이나자연과학에관한글이라도문학과예술을조명하는데도움이되는경우에는부분적으로다루었다.

첫째,이책은한국근대문학이발전하는데『학지광』이어떠한역할을했는지에초점을맞춘다.이책은잡지가한국근대문학에끼친역할을①우화,수필,서간문,②시와시조,③ㅤㄷㅑㄴ편소품과단편소설,④단편희곡과극시,⑤문학이론과문학비평,⑥외국문학번역등장르중심으로기술한다.이렇게여섯장르에걸쳐『학지광』이한국이근대문학이발전하는데어떠한역할을했는지자세히밝힌다.이러한과정에서저자는그동안잘못알려졌거나미결로남아있던문제점을해결하는데주력한다.

둘째,이책은『학지광』의필자들이통일된문학관이나의견을제시하기보다는서로다른견지에서문제를제기하여독자들에게다양한관점을제시하려한점에주목한다.예를들어당시서유럽과일본을풍미하던사회진화론을두고필자들은열띤토론을벌였다.또한문학의기능에대해서도사회적기능을중시하는계급문학과심미적기능을강조하는순수문학의장단점을지적하며앞으로식민지조선문학이나아가야할방향을모색했다.

셋째,이책은한국근대문학이발전하는데번역의역할이무척컸다는사실을지적한다.다른문화권도마찬가지지만한국근대문학도번역에토대를두고발전했다.19세기말엽과20세기초엽한국신문학은창가나신소설이나오기전에외국의작품을국문으로번역한작품이나번안소설이그준비과정으로서먼저나타났다.『학지광』의업적은번안의형태의번역에서벗어나원문을직접번역하는데관심을기울였다는데있다.특히진학문(秦學文)의러시아문학번역과안서(岸曙)김억(金億)의영문학과프랑스문학번역은주목할만하다.

만약『학지광』이없었더라면한국근대문학은지금과는다른형태로발전했을것이고,같은형태로발전했다해도지금보다뒤늦게발전했을것이다.이잡지는제호에걸맞게식민지조선의문학계와학계에찬연한빛을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