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자원과경로
이연대의상을해부하기위해저자는연대에결부되었던담론적자원과물리적자원을폭넓게검토한다.이들의연대담론에서기독교는보편적권리로서의자유와평등을강조하며반제국주의논리를구축하는데핵심적인역할을했다.특히,세계적인기독교청년단체YMCA(YoungMen'sChristianAssociation)네트워크는물적,인적자원의중요한발판이되었다.YMCA의원조로세워진‘청년회관’은기독교청년회에소속된회원들뿐아니라모든조선인유학생들의아고라이자살롱이었다.나아가YMCA네트워크는민족을초월한교류를촉진했으며,절박한위기상황에서동원할수있는긴요한자구책으로기능했다.그러나사상적자원으로서기독교가담지했던범용성은특장인동시에극복하기어려운결점이되기도했다.이로써인류애를강조하는기독교보다는민족적,계급적전선을선명히하는사회주의가담론자원으로서의인력(引力)을발휘하기시작한다.이상의논의로초국적연대의역사적맥락은한층다층적이고입체적으로조망된다.
중층적인발화의장벽과굴절,그리고저항
무엇보다이책은이러한연대담론이발화를가로막는다종다양한조건하에서조성되었다는사실에방점을찍는다.이들잡지곳곳에서는재일본조선인잡지에부과되었던통어(統語)의흔적이발견된다.예컨대,법적,관습적차원의검열,조선어잡지를생산하는데서오는경제적곤란,일본어라는외국어가주는심리적부담감등이그러하다.그러나이들은이러한조건을딛고고유한발화의전략을세련해나간다.검열주체가가하는압력과여기에맞서는피검열주체의발화욕망은지면위에서팽팽한긴장감을조성한다.때로는아슬아슬하고,때로는과감하게전개되었던이들의발화가제국의언어와통치질서에미세한균열을가하는장면을이책은예리하게포착해낸다.
초국적연대의성취와균열
이에더해저자는전인류를지향하는이들의연대담론내부에서도파열의조짐을읽어낸다.민족을초월하는평화로운연대라는당위적명제는다양한필자를흡인했지만동시에그포괄성만큼이나공소한것이사실이었다.개별필자가내놓는연대론은서로모순되거나,심지어는민족과젠더,인종등기존의위계를답습하고강화하는양상을보이기도했다.이책은다양한논자들이구성하는연대론속에서식민지조선이어떻게배치되거나삭제되는지,또는상황에따라그좌표가어떻게조정되는지도눈여겨살핀다.이렇듯조선이지닌아포리아로서의속성은연대론의허점을폭로하는동시에초국적연대의긴박함을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