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

여성혐오, 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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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성혐오, 그 후』는 그동안 쏟아진 여성혐오에 대한 분석들과 비판적 논의 이후, 소위 '포스트 메갈' 시대에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고민한다. 여성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이현재는 새롭게 부상하는 페미니즘의 흐름을 지속하고 확장하기 위해서 페미니즘 언어를 다시 점검하고 수정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지금의 페미니즘이 어떤 문제에 당면할 수 있는지 설명하며 이러한 곤경을 빠져나가면서도, 여성혐오에 대해 비판하고 내부의 차이를 넘어서서 연대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저자

이현재

저자이현재는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인정이론과페미니즘을접목시킨논문으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시립대도시인문학연구소HK교수로재직중이다.최근에는여성주의정치경제학,도시화와로맨스등에관심을갖고있으며,공간개념의철학사를구성하기위한연구에도박차를가하고있다.저서로『여성의정체성』(책세상),『사랑이후의도시』(라움)(공저),『현대페미니즘의테제들』(사월의책)(공저)등이있으며공역서로악셀호네트『인정투쟁』,깁슨-그레엄『그따위자본주의는벌써끝났다:여성주의정치경제비판』,낸시프레이저외『불평등과모욕을넘어』등이있다.

목차

서문비체들과의만남·9

1장여성혐오다시쓰기:비체들이온다·17
여성혐오담론을다시봐야하는이유·19
여성거래의정치경제학·21
남성연대를위한여성의타자화·25
여성혐오구조담론이처한곤경·27
여성혐오다시쓰기·31
대상(object)에서비체(abject)로·33
여성혐오를벗어나는비체되기의전략들·37
비체들이온다·46

2장도시화와여성비체의등장·49
우리는도시화의시대를살고있다·51
도시적삶과변화하는감정구조·53
소비를통한감정의해소·55
타자성의조우와감정의격돌·57
소셜미디어와가상공동체·60
여초카페와여성비체의등장·62
여성비체들의정치화·64
감정적반발과혐오의민낯·67
많이불편하신가요··69
새롭게등장한여성비체는페미니스트인가··74

3장여성혐오와왜곡된인정욕망·81
왜분배투쟁이아닌여성혐오인가··83
여성혐오와인정의수사학·85
강한무시감은강한인정욕망의표현·87
도시노동의핵심,성취원리에따르는삶·89
성취인정을둘러싼개인의투쟁·91
신자유주의시대의무한경쟁,자아소비와여성혐오·94
인정의이데올로기화·97
당신은이데올로기적인정을하고있지않은가··100
액체화의위기를고체화로달래다·102
인정규범의재구성·105
너에게서나로·109

4장비체를위한윤리:공감·111
지배적젠더체계의유령불러오기·113
정신분석과비체되기의가능성·115
도시화와비체되기의가능성·119
비체들간의소통은가능한가··122
완전한자아이상에기반한수치심·123
타자에대한연민으로서의동정심·126
자아와타자의동일성에기반한동감·128
공감이란무엇인가··130
비체에게공감해야하는이유·133
비체들의소란스러운연대·136
도시화의과정에서비체들의연대는가능한가··137
공감하라그리고소란스럽게연대하라·141

참고문헌·142

출판사 서평

“여성혐오이후,우리는어떻게소통해야하는가?”
듣도보도못한‘잡것’들의출현.잡것들의소리는‘번역’가능한가?
비체들의‘소리’를사회적‘언어/말’로번역하기위한
어느여성철학자의끈질긴사유!

여성혐오는지금우리사회의가장전면적인이슈이자헤드라인이다.온라인안팎에서는다양한여성들이서로다른정치적이슈들을중심으로모였다흩어지기를반복하며새로운페미니즘의진지를구축하고있다.여성시대,메갈리아,워마드등여초카페들이온라인에서보여준강력한감정적결속과오프라인에서발휘한뛰어난정치력덕분에우리는여성억압,성적대상화,성폭력등여성혐오와직결된위계적젠더관계를문제삼을수있었다.

이책에서저자는그동안쏟아진여성혐오에대한분석들과비판적논의이후,소위'포스트메갈'시대에우리에게남겨진과제가무엇인지그리고어떤전략이필요한지고민하고자한다.여성철학자이자페미니스트인이현재는새롭게부상하는페미니즘의흐름을지속하고확장하기위해서페미니즘언어를다시점검하고수정해야할때라고지적한다.여성혐오담론자체를성찰적으로되돌아보는가운데이를정교화하는것이필요한시점이라는것이다.
저자는새로부상한페미니즘의흐름을지지하고응원하지만,때때로머뭇거림과약간의불편함을느꼈던것도사실임을고백한다.그녀는지금의페미니즘이어떤문제에당면할수있는지설명하며이러한곤경을빠져나가면서도,여성혐오에대해비판하고내부의차이를넘어서서연대할수있는방향을모색하고자한다.

저자는‘비체(卑/非體,abject)’라는개념을통해새로운여성주체의가능성을보여준다.경계를넘나들고기존의질서로파악되지않는비체라는새로운언어는타자를상정해야만정립될수있었던‘주체’의허점을피하면서도행위자성을담보할수있는개념이었다.또한우리에게는미러링이가진정치적긴장감을잃지않으면서도나에게부메랑처럼돌아오는‘공격성’을반복하지않는또다른전략이필요하다.저자는여기서‘공감(co-feeling)’이라는윤리적태도를제안한다.동정심,동감,수치심을넘어선공감은타자의고통에내가기꺼이참여하고상호감응을통해나의감정구조,자아의확장을가능하게한다.
우리는이미곳곳에서진화하고있는20,30대여성들을발견한다.이들은트위터에서‘#나는_페미니스트이다’와같은해시태그운동을벌이고강남역10번출구에모여여성의생존권을이야기하며,동성애자들의차별금지조항을담은서울시인권헌장선포가좌절되었을때,페이스북을통해동성애자들에대한공감을표시했다.이는분명혐오나동정심등을넘어서비체들과공감하는가운데비체들의경험에참여하고상호감응하려는시도였다.저자는이런크고작은우발적결합들을필연적인연대로만들기위해이론적탐구를시작하고자한다.페미니스트들의소란스러운‘연대’와‘접속’은이제시작이다.

페미니즘의역사는다름아닌‘비체’의역사
대상(object)에서비체(abject)로,
낯선단어에서길어올린해방과연대의가능성


저자는새롭게부상한페미니즘주체들을‘비체’로호명한다.비체(abject)가대상(object)이‘아닌(a-)’이유는모든규정성을넘어서기때문이다.‘비체(卑/非體,abject)’는콧물,침,분비물과같은오염물이라는뜻의동음이의어인비체(鼻涕)처럼액체성을지닌,흐르는것으로서경계를넘나드는위험하고더러운것으로여겨진다.기존의언어와질서로파악되지않은,‘알수없는’존재인비체는공포스러운동시에혐오의대상이된다.몸/육체성으로대변되는여성은언제나오염되기쉬운존재,공동체의동질성을위협하는대상이었다.저자는새롭게부상한여성들을비체로이해하면서순수성과완결성으로‘무장한’자신의이념에스스로갇혀있었음을깨닫고,통렬한자기반성과함께커다란인식의전환을경험한다.그녀들은전통적젠더역할에부응하기위해자신을희생하는착한타자가아니며,자신의감정과욕망을거리낌없이드러내는도무지알수없는‘듣보잡(듣도보도못한잡것)’이다.경계를지키려는남성들에게이여성들은그야말로‘잡년’일수밖에없다.
저자는이러한상황에서페미니스트들의연대가가능하기위해서는,각각의페미니즘들이모두비체들의행위에빚지고있다는사실을인정할필요가있다고역설한다.적어도페미니즘이여성비체들의실천에빚지고있음에동의할때,소란스러운연대가시작될수있다는것이다.이럴때비로소페미니스트들은새롭게등장한비체들이어떻게경계넘기를하는지볼수있으며,언제어디서어떤전략이유효한지논의할수있다.

신자유주의시대노동질서의변화와
여성혐오라는정서적퇴행

불법음란동영상을유포했던소라넷이나여성혐오적표현을대방출했던일베의등장은새롭게부상하는여성비체들에대해남성들이어떤감정적반발을보이는지를분명하게보여주었다.국내외많은학자들이분석하듯신자유주의가세계의경제질서로자리매김하면서경제적재분배운동에대한불신과경제적위기감이뒤섞여강력한경쟁자로등장한여성에대한반감으로번졌다.신자유주의도시노동은자기경영,자기계발과같은노동에자기실현의의미가결합하여노동자스스로가기업가정신을체득하길강제한다.경제적토대나여건을구축하지않고개인의노력과자기계발에모든것을맡기는신자유주의의명령속에서자아는‘스스로’소진될수밖에없다.경쟁에서의낙오는단순한실패가아니라자아성취의실패이며개인의죽음이다.이러한공포감은자신의우월성을위협하는여성들을공격하고혐오하게한다.
만약어떤남성이겉으로는남녀평등을외치면서도여성을위한물질적인토대와사회적제도를구축하는데는무관심하거나혹은그것이역차별이라주장한다면,다른여성혐오집단의남성들과다를바가없다.저자는젠더를둘러싼문화적인정투쟁이제도적,물질적기반에대한고민과함께이루어져야한다는점을잊지말아야한다고강조한다.

다시,우리는어떻게소통할것인가?
동정심,동감을넘어공감의윤리로

과거에는우리의동질성을확인시켜주는공동체가존재했다.하지만지금은공동체가파괴되고나는개별화된인간으로서도시적삶의한가운데내던져진다.우리는도시한가운데서동성애차별을반대하며흩날리는무지개깃발이나속옷차림으로활보하는잡년들,혹은붉은생리혈자국이선명한생리대를발견한다.미처준비할시간도없이마주치게되는이질적이고생경한문화적타자,혹은급진적인타자성은예기치못한상처,혐오,분노를만들어낸다.만약서로가서로에게이해되기힘든비체라서서로에대한인식보다혐오나분노에대한감정이앞선다면,나와타자혹은비체들간의소통과연대는불가능한것인가?
저자는동정심,수치심,동감을넘어서‘공감(co-feeling)’이라는윤리형식을소환한다.공감은다른사람의삶의판단하거나관찰하는것이아니라타인의삶에적극적으로관여하고참여하는태도이다.기꺼이나의경계를부수고타인의경험에뛰어듦으로써나의인식적,경험적자아를확장해나가는것이다.타자와의관계를통해나를변화시키는것.이것이바로비체들의소통이자연대일것이다.이런‘공감적마주침’은다시도시적조건에서가능해질수있다.소셜미디어와같은가상공간이나혹은물리적인도시한복판에서도일어날수있다.여기서도시는단순히경쟁과갈등을부추기는부정적인장소인것만이아니라이로부터벗어나고자하는사람들,즉비체들을공감적연대로묶는정치적마주침의장소이기도하다.물론공감은서로다른사람들간의정서적관계이기때문에완벽할수없다.하지만,불가능하지않다.우리는아직까지서로를통해변화할수있다고믿기때문이다.매일매일이퍽퍽한혐오의시대에,이조심스러운여성철학자의사유가감동적인것은,현실의장벽을자신의온몸으로그리고자신의언어로써넘어서며그가능성을보여주기때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