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의 대전환 (농사를 넘어 마을살이로)

귀농의 대전환 (농사를 넘어 마을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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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귀농의 대전환』은 그동안의 귀농 실태와 국가(지자체 포함)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간 ‘귀농(歸農)’에 대한 개념이 편협한 사전적 의미의 고정관념으로 이해되어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았는지, 희망사항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놓이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제대로 되짚어보고자 한다.
저자

정기석

1963년9월4일가을진주에서태어났다.주로서울에서지냈다.지질학과를오래다녔다.난민촌서울에서는말단은행원,비민주노조간부,군소언론기자,소호벤처경영자,영세출판사기획자로밥벌이를했다.도시민으로지은죄가다양했다.마흔에이르자마을로자발적유배를떠났다.농업회사관리자,유령작가,생태마을막일꾼,농촌·귀농컨설턴트행세를하고돌아다녔다.사람사는세상,용기있는지혜,아웃사이더를다룬이야기책을좋아한다.가끔시나소설도끼적거린다.오늘날비인가'마을연구소'에서일하는척한다.이제아무짓도안하고싶다.산과물은맑고,하늘과들은밝고,바람과사람은드문,작고낮고느린'오래된미래마을'에서겨우살아가고싶다.나무나풀,돌이나흙처럼.

목차

들어가는글

I부마을로내려가는길

하나.마을로내려갈준비

도시의삶정리하기
내려갈지역정하기
들어갈마을찾기
살아갈땅고르기
살집마련하기
먹고살일구하기

둘.마을에들어갈계획

자아를구현할인생구상
가계를경영할생업계획
여가를소일할생활설계
심신을휴양할주거디자인
마을을먹여살릴사업계획
지역을재생할공동체전망

2부마을에서살아가는법

셋.마을에서먹고사는생활기술

마을기업을꾸리는사업기술
마을시민으로농사짓는농업기술
내손으로집을짓는건축기술
글짓고책만드는생활기술
생활의질을높이는문화기술
지역사회를바꾸는운동기술

넷.마을을먹여살리는정책제안

생활기술을배우는학교
유휴자산을공유하는은행
지역사회가함께먹고사는조합
마을경제를지원하는플랫폼
농민의삶을지키는기본소득
농부의나라로이끄는농민당

나가는글

출판사 서평

귀농인이,귀농희망자가급증하고있다.그런데...

삶의또다른선택지로서귀농을진지하게고민해보지않은사람이얼마나될까.우선도시와직장에서제소임과유효기간을다하고슬슬물러나고있는베이비부머세대만700만이넘는다.이들중많은수가새로운생계수단을찾아,또는은퇴후의넉넉한전원생활을찾아시골마을을기웃거린다.거기에아직생업을찾지못한청년들이나팍팍한도시생활에지치고신물이난중장년세대도농ㆍ산ㆍ어촌생활의청사진을조심스레펼쳐서본다.TV등의대중매체가흘려보내는밝고여유로운화면과기사들을보면,그리살아도되겠다는희망이자리를잡는다.
그러나본격적인준비에나서서시골마을에내려가보거나,선배귀농인들로부터실상을들어보면이런희망은곧불안감과두려움으로바뀐다.농촌마을은어린아이목소리한번들어보기힘든노인들만의농장으로변해있고,최소한의교육,문화생활은언감생심이요,먹고살생존의기반마저보장받을수가없다.산야의빛깔은푸를지언정,그야말로쇠락하고황폐한,인적드문사막의풍경이다.오직자연인으로살면족하다는사람이아니라면,이런생활환경은사람이살수있는조건이되지못한다.
무엇이문제일까?아무리굳은각오를한귀농자라도결국버티지못하고다시도시로되돌아가는짐을꾸리는이유는무엇일까?
[귀농총서]57번째책인『귀농의대전환』은그동안의귀농실태와국가(지자체포함)정책전반을검토하고새로운방향을모색하고자한다.그간‘귀농(歸農)’에대한개념이편협한사전적의미의고정관념으로이해되어정말로필요한것들을놓치지않았는지,희망사항과현실사이에괴리가놓이게된원인은무엇인지제대로되짚어보고자한다.

지금의귀농패러다임하에서
온전한귀농은결코실현될수없다.
그렇다면...

아무리불편한진실일지라도먼저근본적인질문을던져야한다.과연귀농은자본주의와신자유주의에지친현대도시민의대안적삶의출구가될수있는가?국가와도시의삶에억눌리고지친국민들에게마을과농촌의삶은숨통을트여주는돌파구가될수있을까?무엇보다도먹고는살수있는것인가?
그자신귀농을향한유목민신세로숱한실패와좌절을맛보았던저자는귀농학교강의를듣는예비귀농인들에게듣기좋은이야기만하지않는다.거짓말을할수는없기때문이다.그들이듣고싶어하는“귀농인도억대부자농부가될수있다.마을에살면자유롭고평화롭고행복하다”는식의덕담전파는어차피정부에서충실히수행하고있다.그래서저자는정부가미처하지못하는부분을채우는악역을자임한다.“귀농은출구나숨통이아닐수도있고,마을은해방구가아닐수있다”고대놓고고백하고고발한다.“귀농과마을을부디주의하고조심하라”는거듭된당부의말로강의의결론을내리곤한다.
“그렇다면귀농을하지말라는말인가?”
나름대로귀농을갈구하고열망하며마을로내려갈날을철저히준비하고각오한수강생들로부터어김없이들려오는항의성반문이다.그런그들앞에장황한설명이아닌공식통계를내놓으면대개는표정이굳어진다.정부통계에따르면,우리농가의연평균농업소득은1000만원정도인데농가소득은3500만원정도라고한다.그렇다면귀농해서농사에전념하고싶어도2500만원쯤되는농외소득은따로벌어야한다는얘기가된다.2차농식품가공업을하든,3차농촌관광업을하든,아예막노동이나생계형아르바이트로품을팔든각자알아서벌어야하는것이다.정교한귀농사업계획또는가계경영계획을세워야하는이유다.
계획을세우기위한출발점은먼저자신의마음가짐을살펴보는것이다.어렵고힘든귀농을결행해야하는충분한명분과명확한이유를찾아야하는것이다.아무리생각해도아직스스로를이해시키고설득시킬자신이없다면귀농을다시생각해야한다.그리고귀농이라는개념부터다시정리하는게좋겠다.귀농이란본디농사나농부가되는1차원적인물리적행위와결과만을뜻하는게아닐것이다.그건다분히귀촌과차별하고차등을두고자하는행정편의적인시각과발상일뿐이다.차라리귀농과귀촌을하나로묶어‘생명,생태,공동체같은농(農)적인가치,또는살림의가치로귀의하는것’으로풀이하는게더그럴듯하다.그러니귀농을했으니농부로살아야하고,귀촌을했으니그저농촌의주민으로살아야한다는의무감이나강박에서스스로해방될필요가있다.마을에서는순정한농부가되든그렇지않든,그건그리중요하지않다.개별적이기주의의육묘장이나공장같은도시난민촌을자발적으로탈출한용기만으로도얼마든지스스로대견해하고대접을받아야마땅하다.귀농인들이농촌으로내려가는고귀한노력과비장한시도는무조건칭찬받고존중받아야한다.
그렇게스스로를다잡았다면,귀농이3가지단계로진화해감을인정해야한다.‘귀농인’이란이름이따라붙는단계는왜귀농을했는지,뭘해서먹고살아야할지고민하고갈등하는귀농초기까지만이다.그단계를잘버티고나면이제마을주민의경지에든다.농사를짓든짓지않든,농촌마을의주민,지역사회의구성원으로어느정도먹고살자신감이생긴귀농적응기에해당한다.그리고나만생각하며먹고사는일에매달리던마을시민은시간이흐를수록먹고사는걱정이점점줄어든다.점점가벼워지고자유로워진다.먹고사는일말고다른일,남의일에도기꺼이마음을내줄여유와여력이생기게된다.시나브로‘마을주의자’의경지에이르게된다.왜귀농을해야하는지남에게충분히설명하고설득할수있고,나와내가족만챙기지않고남과더불어협동하고연대할수있는이타적이고사회경제적인몸과마음이준비된‘진실된귀농’의경지에오르게되는것이다.국가와정부,자본주의와정치경제학의구조악이함축된도시생활의유혹과미련에휘둘리지않는단단한농촌주민의단계에접어든사람이다.

이제귀농에대한가치관과방법론의대전환이필요하다.
무엇을할것인가.

우리는지난20년넘게생태적농부나자립적‘마을시민’을소망하는다소낭만적이고낙관적인귀농운동의가치관과방법론을믿고다져왔다.하지만그것만으로마을에서잘생활하기에는충분치않다는불안감과위기의식의사례가귀농현장의도처에서돌출하고있다.현실이보내오는수많은신호들은개인은물론정부당국에게도귀농에대한사고의대전환을요구하고있다.개인에게귀농ㆍ귀촌은단순한생계수단의교체가아니라삶의대변화를의미한다.또한국가적으로도귀농은농촌만의정책문제가아니라도시문제의해결을위한필수적전제조건이기도하다.예컨대,농촌인구의과소화해결은곧도시인구의과밀화해소로이어진다.지금까지농사라는일자리창출과소득증대에만방점을찍었다면,이제는‘사람사는농촌마을만들기’그리고그전제조건이자결과인‘농촌-도시간상생ㆍ호혜관계구축’이라는거시적안목을바탕으로귀농을바라보아야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마을주의자’인저자는우리의농촌현장에서얻은실제경험과해외의사례에서배운것들을바탕으로‘농민기본소득제’등단ㆍ중ㆍ장기적으로실천가능한의제들을제시한다.쉬우면쉬운대로당장실천하고,어려우면어려운대로애로점을파악한뒤해결방안을내놓아야하는매우절실한사안들이다.이를위한틀로서,실천가들의집단논의결과물인‘8대의제와실천방법론’,여기에저자의생각2가지를더보탠10가지귀농패러다임의전환을제안하고자한다.
첫째,생태귀농에서‘생활귀농’으로:영세한귀농인들의초기농사는연간평균농업소득인1천만원수준도안될것이다.기초생활보장은커녕농사를지을수록빚만쌓이는구조다.먹고살수있는기본소득이보장되는생활귀농이라야지속가능한생태귀농도가능하다.그러자면‘마을과지역사회에서능히먹고사는생활기술’로단련하고체화시키는지역사회생활기술직업전문학교,귀농인과원주민이공유ㆍ협업하는지역공유유휴시설사회적(경제)자산은행등의실용적인기초ㆍ기본생활지원정책이선행되어야한다.
둘째,농업귀농에서‘농촌귀농’으로:농촌에는농부외에다양한일터와일자리에종사하고복무하는,농사짓지않는이른바마을시민들이필요하다.농부들만모여농사일에매달려사는곳은농장과다를바없다.농부들과함께다채로운마을시민들이한데어울려삶과일이하나로어우러져야비로소‘농촌마을’이라부를수있다.그러자면귀농형일자리구인ㆍ구직지원센터,귀농형마을기업창업지원센터,귀농인ㆍ농민공동생산기반시설,귀농인ㆍ농민공동경영마을기업등을지역곳곳에세워야한다.
셋째,생계귀농에서‘복지귀농’으로:귀농인의기초생활ㆍ생계는개인의능력이나노력만으로보장되지않는다.1%를위한‘돈버는농업’이라는농업경제학일방의관점에서벗어나,99%를위한‘사람사는농촌’이라는농촌사회학,사회복지학으로농정의근본기조부터바꾸어야한다.농민기본소득제,농가소득보전직불제등의제도와마을단위의사회안전망등의구체적인방안들을실현해낼수있도록한다.
넷째,마을귀농에서‘지역귀농’으로:귀농인이작은마을안에만갇혀서는적정한규모의경제사업도,유기적인지역사회활동도영위할수없다.마을안에서마을밖의지역으로경제사업규모와사회활동범위를확대ㆍ확장해야한다.지역단위공동체사업협동경영체,유기농로컬푸드지역농민시장등많은과제들이있다.
다섯째,경제귀농에서‘문화귀농’으로:진정한귀농인이라면,정상적인귀농인이라면돈을벌기위해,출세하기위해귀농하는건아닐것이다.상실했던‘사람사는삶’의문화적그리움이핵심동인일것이다.농촌을상업적관광지나놀이터처럼훼손하는농촌관광사업부터재고,경계하고,관광농업이아닌,휴양과치유를목적으로하는문화농업으로정상화되어야한다.
여섯째,단독귀농에서‘공동귀농’으로:개별적귀농보다는뜻과목적을공감ㆍ공유하는공동ㆍ집단귀농이합리적이고효과적이다.마을공동체사업,지역공동체활동을벌일때서로협동해서체계적인사업조직을꾸릴수있기때문이다.은퇴노동자공동귀농협동조합,귀농인ㆍ소농중심6차농업생산자협동조합,에너지자립생태ㆍ생활공동체마을등이실천모델로유망하다.
일곱째,독립귀농에서‘연대귀농’으로:귀농인이혼자‘좋은농사’를짓기는어렵다.사회적인간이려면마을주민,지역사회는물론,도시민,소비자들과지속적ㆍ유기적으로교류하고거래해야한다.농업회의소중심자생적지역학습조직,농민ㆍ노동자또는농민ㆍ도시민상생기금,도시민(도시농업인)직거래네트워크등을이웃과더불어공조,협업할수있다.
여덟째,개인귀농에서‘사회귀농’으로:농촌에서개인주의자나이기주의자는불편한존재로환영받지못한다.마을공동체의이웃,지역사회의타인을이타적으로배려하는공익적ㆍ공공적시민의식과선도적실천역량부터갖추어야한다.마을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등의지역공동체운동,로컬푸드유통,토종종자보전등풀뿌리순환자치경제네트워크구축,평화통일농업,생태농부학교등에동참해야한다.
그리고아홉째,관치귀농에서‘자치귀농’으로:오늘날정부의귀농지원정책은진정성이나실효성이기대와필요에미치지못한다.농정예산의한계때문이라기보다는근본적으로농정철학의부재,농정정상화의의지결여가고질적원인이다.결국귀농인끼리자조와자립을통한자치와자생이최선의자구책일수있다.귀농인생활자치생태공동체마을모델,귀농형마을기업(사회적경제)모델,그리고귀농농가적정가계경영모델을스스로,함께개발해공유하고전파해야한다.
마지막으로열째,운동귀농에서‘사업귀농’으로:기존의민간귀농운동지원조직은농업,마을공동체,사회적경제등귀농사업과농가경영,교육ㆍ문화,생활복지등귀농생활을지원하는전문조직수준의위상과기능으로거듭나야한다.귀농운동본부의자생ㆍ자립사업구조구축,농업ㆍ농촌형사회적경제등귀농사업지원센터의운영,가계경영과자녀교육등귀농생활지원센터의운영등을통해귀농운동에서‘귀농생활’로귀농의가치관과방법론을대전환하는공공의역할,사회적책무를떠맡아야한다.
이러한방향으로고민의깊이와실천의무게가더해졌을때,시민의삶의질은물론이고국가의품격도한층높아가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