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투스 (1714 바르셀로나)

빅투스 (1714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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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카탈루냐 지역 문제의 원초성을 더듬어볼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되어주는 역사소설!
카날루냐 출신 문화인류학자이자 소설가 산체스 피뇰의 소설 『빅투스』. 유럽의 정치 지형도를 오늘날의 모습으로 바꾸어놓은 사실상의 ‘세계 1차대전’을 그린 정통 역사소설이다. 에스파냐 왕위계승전쟁(1701-1714)의 마지막 점을 찍었던 1714년 바르셀로나의 함락을 중심으로, 하층 바르셀로나인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처음부터 에스파냐어로 집필한 이 작품은 2012년 바르셀로나 소재의 La Campana 출판사에서 초판이 나올 당시에도 큰 논란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지만, 한국어판이 나온 2017년 카탈루냐 독립운동 문제가 국제 뉴스의 첫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시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쟁의 잔혹함과 비통함, 사회 지도층의 무능함과 민중에 대한 배신, 양 진영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영웅과는 거리가 한참 먼 주인공의 행태를 통해 인간 희로애락의 감정을 유감없이 선사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루할 틈이 없게 하는 소설이다.
저자

알베르트산체스피뇰

저자알베르트산체스피뇰(ALBERTS?NCHEZPI?OL)은1965년카탈루냐바르셀로나출생.문화인류학자이자작가이다.2002년에발표한데뷔소설『차가운피부LaPellFreda』로일약국제적인작가의반열에올랐다.이작품은2003년오호비평상PremioOjoCritico문학부문상을받았으며,38개국언어로번역되었다.이어2005년에발표한『콩고의판도라PandoraalCongo』는스릴러,판타지,리얼리즘등다양한장르를환상적인이야기속에담아극찬에가까운호평을받았다.2012년여름에발표한『빅투스Victus』는세상에나오자마자에스파냐어권문학계뿐아니라국제출판시장을뜨겁게달구었다.소설의배경이에스파냐의‘지극히민감한’현안인카탈루냐독립운동의시원(에스파냐왕위계승전)에관한것인데다,갈도스?뒤마?위고?톨스토이에비견할만한역사소설의미덕을골고루갖추었다는평을받았기때문이다.카탈루냐의독립문제가세계뉴스의핫이슈로떠오른지금,『빅투스』는또다시논쟁의한복판에선작품으로전세계인의주목을받고있다.『빅투스』의후속작으로동일한작중인물을내세운『바에빅투스VaeVictus(패배자에게비애를)』를내놓았으며,18세기유럽역사가지닌가치에주목하면서10권분량의대하소설을집필하고싶다는욕망을공개적으로피력하여독자들의기대를집중시키고있다.

목차

제1부왔노라VENI
제2부보았노라VIDI
제3부졌노라VICTUS


『빅투스』의역사적근거에대한짤막한노트
에스파냐왕위계승전쟁연대기
등장인물_『빅투스』의안팎을넘나드는그들의이야기
옮긴이의말_바르셀로나1714년9월11일

출판사 서평

저자산체스피뇰은카날루냐출신문화인류학자이자소설가이다.그는이전의작품에서고집스레카탈루냐어를고집했지만,이소설은처음부터에스파냐어로집필했다.그의도는이소설이다루는주제가비단카탈루냐인만의일이아니라카스티야인(지금의에스파냐)의일이기도하다는문제의식에있을것이다.(이소설의에스파냐어판은출간후90일만에총10만부가팔려나갔는데,에스파냐와카탈루냐지역이4:3의판매율을보였다.).
한국의독자들은이베리아반도의상황이낯설고,유럽의얽히고설킨정치지형에서배태된에스파냐왕위계승전쟁에대해서도좀처럼이해하기가쉽지않을것이다.또한카탈루냐문제로유럽전역이들끓는와중에,현질서의변화를원하지않는유럽강대국들의반응은그렇다쳐도,카탈루냐내부에서도독립에대한찬반움직임이따로작동하는것을보며고개를갸우뚱거리게된다.이런상황에서『빅투스』는그지역문제의원초성을더듬어볼수있는중요한창구가된다.
한편,이소설은많은문학평론가들에의해정통역사소설의계보를잇는동시에새로운진화의가능성을보여주는작품이라는높은평가도받고있다.톨스토이의『전쟁과평화』를읽어본독자라면그것의장엄한스펙터클에더하여에스파냐어권특유의피카레스카(惡漢소설)풍유머와해학이『빅투스』곳곳에서번득이고있음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산체스피뇰이톨스토이외에도갈도스,뒤마,위고를잇는다는평은이소설에대한찬사로서매우합당해보인다.이에조응하듯,피뇰자신도앞으로18세기유럽역사가지닌가치에주목하면서10권분량의대하소설을집필하고싶다는욕망을공개적으로피력하여독자들의기대를집중시키고있다.

『빅투스』에서놓치지말아야할두가지포인트

하나.카탈루냐는왜?
이베리아반도에서멀리떨어져사는우리에게바르셀로나하면명문축구클럽FC바르셀로나의연고지부터떠오른다.바르셀로나는카탈루냐의중심도시다.그팀과상대하는레알마드리드의연고지마드리드는현재에스파냐의수도로서,『빅투스』에서그곳은카스티야인들이새롭게건설한도시로등장한다.이베리아반도는서쪽으로포르투갈왕국,가운데가카스티야왕국,그리고동쪽의지중해로띠를두른카탈루냐왕국이자리하고있었다(그위로프랑스가위치해있다).
『빅투스』의1인칭화자가말하기로,에스파냐란애초에존재하지않았다.“세개의왕국은가톨릭교를신봉했으며,그들은각자의왕조를,고유한언어를,고유한문화를,고유한역사를지니고있었다.그들은서로를전혀신뢰하지않고항상으르렁거렸다.카탈루냐와카스티야의정신은서로가달랐으며,성인(聖人)열전외에는공통적인게없었다.카스티야는천수답이고,카탈루냐는지중해였다.카스티야는귀족적이고농지이며,카탈루냐는부르주아적이고해상무역이었다.굳이차이가있다면카스티야는몇명의폭군이나왔다는것뿐이었다.”(166쪽)
양왕국사람들의기질차이를화자는다음과같은중세설화로설명한다.
“카스티야공주가카탈루냐왕자와결혼한다.공주는바르셀로나로간다.객지에서의둘째날에어린신부가보초를서는하인에게물컵(그게요강이었는지는모르겠다.)을달라고하자하인은직접찾아보라고대답한다.공주가남편에게하인이안하무인이라며매질을요구한다.공주로서는당연한일일것이다.그러나왕자는어깨를흠칫들썩이며이렇게대답한다.“여보,미안하지만그대의청은들어줄수없어요.”공주가재차어떻게그럴수있느냐고따지자남편은안쓰러운표정을지으며이렇게대답한다.“여기사람들은카스티야와달리자유인이거든요.””(167쪽)
이어지는설명을들어보자.
“카스티야는아메리카정복으로황금기를누렸다.……나중에는나약해지고혼수상태에빠져들었다.……카스티야의그유명한인물‘이달고’들(하층귀족)은극단적인광기에긍지를갖고,명예에관심이많고,죽을때까지상대를짓밟을힘이있지만소소하면서건설적인것을추진하는데는무능력하다.그들에게영웅적인것은우스꽝스러운짓들을벌이면서잘났다고우기는아집에지나지않는다.그들은……빛나는과거를향해몸부림칠뿐이다.그들의손은오로지무기를쥐는데만쓸수있으며그렇지않으면더러워질것이다.그들은인간이다른형태의경험으로산다는것을이해하지못하고,아니묵인하지못하고근면한것을혐오한다.그들은번영을추구하지만,그들의품위있는개념이오히려그들의왕실로하여금무방비인대륙을약탈하거나비굴한아첨질에나서도록재촉한다.
……그잘난카스티야사람들에게일을하는것은불명예고,반대로카탈루냐사람들에게일을안하는것은불명예다.아직도내귀에는아버지가열손가락을펼쳐보이며내뱉던말이쟁쟁하다.“손바닥에못이안박힌자를믿어선안된다.””(170쪽)
“1450년경에두왕국은왕실간의혼인으로왕좌를통합했다.하지만양자의통합은누가보더라도나쁘게,아주나쁘게끝장날혼인같았다.내가양자의통합을나쁜혼인에비유하는이유는서로다른목적으로결혼한부부의어긋난결말과무척이나유사하기때문이다.양자의통합을카탈루냐사람들은서로가동등한호혜의통합으로대했지만,카스티야는시간이흐르면서기본적인통합의원칙을망각했던것이다.”(167쪽)
에스파냐왕위계승전쟁은통합왕국에스파냐의얼빠진왕카를로스2세가사망하면서촉발된다.유럽의강력한라이벌가문인부르봉가(프랑스)와합스부르크가(오스트리아)는유럽의세력권이한쪽으로기울어지는것을피하기위해각각에스파냐의황제후계자를지목하게되고이로부터카탈루냐의비극이시작된다.프랑스와에스파냐가연합군을,오스트리아와영국,네덜란드,포르투갈등이동맹군을결성하고서에스파냐전역에서크고작은전쟁을치르게된다.동맹국이내세운후계자카를6세가오스트리아황제요제프1세의뒤를잇기위해비엔나로떠나면서동맹군은와해되고,카탈루냐는고립무원의처지에서연합군의가공할공격을받다가1714년바르셀로나의함락을끝으로왕위계승전이막을내린다.이때바르셀로나에쏟아부은연합군의포탄이3만여발이었다는기록으로볼때바르셀로나인들이겪었을참상을충분히짐작할수있을것이다.그날9월11일을카탈루냐인들이지금도‘카날루냐의날’로기념하는것에서도그들의트라우마가여전히현재진행형임을알수있다.

둘.정통역사소설의진화가능성을보여준새로운시도.
『빅투스』의주인공이자화자인‘긴다리수비리아’가공병인것은매우특이한점이다.일반적으로전쟁을다루는역사소설이포병이나기병등에초점을맞추는것에비하면,『빅투스』는처음부터이야기의틀을다른각도에서꾸려나갈채비를한셈이다.공중폭격이나미사일등에의한원거리타격을주공으로하는현대전과달리,성채를둘러싼대면전을펼쳐야했던당시에는공병의참호작업이중요한역할을했다.이점에주목하여,피뇰은요새전을새로운경지로올려놓았다고평가되는보방과쿠호른등의역사상유명한군사공학자들을소설속에불러내어판화풍삽화를곁들여가며전투의진행과정을생생하게묘사해낸다.
이소설의역사적자료인『역사이야기Narracioneshist?icas』의저자카스텔비도등장하는가운데,주인공수비리아가실존한인물이었음이소설말미에딸린“『빅투스』의역사적근거에대한짤막한노트”와“등장인물_『빅투스』의안팎을넘나드는그들의이야기”에밝혀져있다.이야기의축을이루는양군지휘관들에대한묘사는팩션이저지르기쉬운자의적인서술을지양하고,엄격한사실(史實)에준거했음을저자는말하고있다.
그러면서도이소설은공식적인역사,즉승자나힘있는자들의일방적인시각이아니라목숨밖에내놓을게없는민중들의시각에철저히입각해있다.이때자칫하면무겁고우울한‘한풀이’처럼흐를수있는서사방식을배제하고,위트와유머,해학과기지,에스파냐의전통산문장르인피카레스카소설기법을차용함으로써새롭게진화한역사소설의가능성을내비치고있다.전쟁의잔혹함과비통함,사회지도층의무능함과민중에대한배신,양진영사이에서좌충우돌하는,영웅과는거리가한참먼주인공의행태를통해인간희로애락의감정을유감없이선사하는,832쪽에이르는장편이지만마지막페이지까지지루할틈이없게하는소설이다.

[책속으로추가]
그대목에서그녀는속내를드러낸게계면쩍었는지복도좌우를슬쩍살피며화제를돌렸다.“몇살이에요?”
당시나는두달후면열다섯살이었다.
“열여덟살입니다.”
“그렇게어려요?”그녀가깜짝놀랐다.
그때만해도나는실제나이보다열살은더들어보였고장년이되어서는오히려스무살정도더어려보였다.그것은그‘미스테어’가나를젊은나이에,정확히1714년에죽이려고나를급속도로성장시켰기때문이다.물론그뒤로도나는도저히받아들이기힘든범우주적인차원의일을몇차례더겪었지만그때마다나는내나이를더하는것을망각한‘미스테어’덕분에지금까지살아있다.(45-46쪽)

아버지는당신의자식을세상에도착한자연적인존재가아닌법률적인존재로서책임졌다.나는당신의손찌검과매질에도,아니,그것보다더한일에도항변하지않았다.기이하게도세상에는몽둥이질을안당하는것보다포옹을못받는것을더불평하는자식이존재한다.내기억에당신이나를껴안은것은딱한번,내생일날이었다.그것도죽은아내의대용품으로자식을껴안았던것이다.그날당신은술에취한채짐승처럼울면서죽은아내의이름을되뇌었는데나는곰처럼우악스러운당신품에서숨이막혀죽을뻔했던기억밖에없다.
나는분명히말한다.비문명적인세상은교육을위해땡전한푼저축하지않았다고.바르셀로나의학교들은이른바좋은학교들까지포함해서재앙이나다름없었다.선생들은,그러니까케케묵은사제들은,그들의말을빌리자면우리를‘썩어문드러질운명을지닌죄인들’로취급했다.(66-67쪽)

“난저녁식사때가끔자네등에묻은지푸라기를보았지.그런날이면우연찮게잔의옷에도묻어있더군.”
나는모든규율에의거해서책임을물어주길기다렸다.하지만그의입에서나온것은탄식이었다.
“부부란게……,그래……,일종의포위된도시라고할수있겠지.밖에있는자들은들어가고싶어하고,안에있는자들은나가고싶어하는도시…….”그가내눈을똑바로쳐다보았다.“하지만지원자수비리아,자네는모든요새가인간에의해만들어졌다는것을,성스런부부는난공불락의요새라는것을명심해야해.무슨말인지알아들었나?”
“하지만만나면안됩니까?”
“자네가해야할일은강의실로가는것이고,거기서가르치는전술에전념하는거야.남보다곱절로말이지.가장최근에일어난경우에서증명되었듯자네는전술적으로너무느슨했어.기왕에등뒤에서공격했으면엉덩이가아니라숨통을끊었어야지.”(124쪽)

누군가가광기를부리면일단주변은마치광기라는악이주변에공격성을전염시킨것처럼그에대한의혹과분노가뒤섞인불안한반응을보인다.전쟁터에서도그렇다.다들자신의목숨이걸린절체절명의순간에탈영병은대열을이탈함으로써동료들의사기를떨어뜨린다.그런데흥미로운것은광기를일으키던사람이제정신을차리면주변의불안감은사라지는게아니라더욱커진다는것이다.탈영했던병사가부대에복귀해서동료들을의아하게만드는것처럼.잔의남편과그의주변이그랬다.(147쪽)

가만,그이야기에들어가기전에끔찍한내사랑발트라우트같은외국인들이이해하기힘든,아니이해하기힘들수밖에없는어떤것에대한여담부터해야겠다.그어떤것이란단순하게표현해서에스파냐는존재하지않는다는것이다.
만일카이사르가세부분으로나뉠수있는갈리아에대해,도이치민족의신성로마제국을따랐던에스파냐에대해말했다면,갈리아는북쪽에서남쪽에걸쳐이루어진세개의띠로나뉘었다고확신했을것이다.그수직방향의띠들중의하나가포르투갈이다.포르투갈은지도에서반도의대서양쪽3분의1을차지한다.또하나반도에서가장넓은띠를이루는게한가운데위치한카스티야다.나머지하나는지중해쪽으로띠를이루는곳으로,오늘날의지도에는나와있지않지만그곳이바로카탈루냐다.(지금은아무것도아니지만당시는카탈루냐왕국이었다.)
세개의왕국은가톨릭교를신봉했으며,그들은각자의왕조를,고유한언어를,고유한문화를,고유한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