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흙밥 보고서

청년 흙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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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대 청년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친 문제적 르포”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다 다시 미래를 잃는 청년들. 청춘이라는 빛나는 말의 이면에 겨우 끼니를 때우며, 취업을 위해 잠을 줄이고, 쪽방에 갇혀 스스로를 무너뜨려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흙수저 밥’을 먹는 문제를 비롯 청년들의 삶 전반을 깊이 취재해온 『시사IN』 변진경 기자의 기사를 엮은 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정말이지 옛말이다. 물론 배고픈 이들은 청년 말고도 많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 청년들이 먹는 ‘흙밥’에는 몇 가지 특수한 요인들이 있다. 고비용 대학 교육, 취약한 노동 환경,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 열악한 주거 여건 등이다. 이 모든 조건 속에서 청년들은 자존을 잃어가고 있다. 제대로 밥을 챙겨 먹기 위해 필요한 돈과 시간과 심리적 여유, 말하자면 ‘식사권’을 잃었다. 아니, 정확히는 빼앗겼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때, 가장 꿈 많아야 할 시기에 우리 청년들은 포기와 체념을 먼저 배우고 있다. 청년들은 경쟁원리를 내면화했다.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어렵기에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이 밥이다. 청년들이 포기하고 체념한다면, 우리 사회에는 영영 미래가 없을지 모른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이들은 다른 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 시작 또한 밥이 아닐까.
저자

변진경

1984년경북의성에서태어나대구에서청소년기를보냈다.대학에서국어교육학을전공한뒤기자직을택했다.2008년『시사IN』공채1기로입사해주로사회부와문화부에몸담았다.두아이를키우면서기사를쓴다.스스로잘먹고남을잘먹이는일에관심이많다.

목차

추천의말-김민섭
똑같이가난한식탁을마주하고있는나와당신의이야기

프롤로그
천명의청년,만끼의흙밥

청년들은‘식사권’을잃었다.아니,빼앗겼다
굶고때우고견디는청년|굶어서아프고,아파서서러운청춘|조류독감에걸리기전부터이미병든닭처럼|“돌도씹어먹을나이?밥상을뒤엎어라”|흙밥가고금밥오라|가난하면밥굶는게당연한가요?|“밥은먹고다니니?”

21세기형쪽방에저당잡힌청춘
“당신의꿈어느방에두고왔나요?”|방방뛰는방세에눈물이방울방울|이방에서벗어나려이방에산다|‘방’을둘러싼20대의번민|“내방얘기한번들어볼래?”|기숙사에사는당신,주거인권은안녕한가요?|정말로기숙사에규제가필요한가

앞날을헤아릴수없는삶
목숨을끊거나강도짓을하거나|유모차보다먼저휠체어를미는세대|나는걷는다,돈이없어서|가난하다고해서사랑을모르겠…다|연애못하는이유,대안은결국고용

좁은취업문,비정규직,열정페이
‘로켓배송’은어떻게가능할까|서른즈음에…또취업이멀어져간다|괜찮다고말하지말것|청년의것은청년에게

지방에서도다른세계를꿈꿔야
소멸위기에빠진‘나의살던고향’|지방청년으로산다는것그리고꿈꾼다는것|“우리는지방에‘남’지않고‘살’고있다”|지방청년들의‘성찰적겸연쩍음’과‘습속’|지방대생의‘문제적삶’을말하다|지방청년들의말말말

청년수당이라는대안
청년수당받으면밥먹을수있다|“라면에달걀을넣을수있게됐다”|청년수당150일실험,결과를공개합니다|청년수당의빛나는성적표|“청년은생계취약계층이다”|청년수당,꿈을위한하루3시간|“당신이대통령이라면청년을위해무엇을할것인가?”|눈칫밥안먹는프랑스청년

에필로그흙수저밥에서흙수확밥으로

출판사 서평

희망과건강을
젊음과맞바꿀수밖에없는
가난한청춘일기

지난달종로의한고시원에서화재가일어일곱명이목숨을잃었다.다행히창문으로탈출해목숨을건진사람들도있다.창이있는방에더붙는월세4만원,이때문에희생자들이죽었다고말할수는없다.다만이들은매순간‘볕’과‘4만원’을놓고고민했을지모른다.안타깝게도사고의희생자는그‘빈곤세’를목숨으로낸셈이었다.
가난하다고생활비가더적게드는것은결코아니다.불규칙하게저렴한음식만먹으면건강이무너져나중에치료비로더큰비용을치러야한다.가난한사람은같은돈을빌려도더높은이자를낸다.신용도가낮기때문에,곧연체할가능성이높다고판단하기때문이다.누군가는이를‘빈곤세’라고부른다.이빈곤세때문에결국인간적인삶을포기할수밖에없다.이들은미래를도모하고예상하며앞날을그려나가지못한다.하루하루생존하는게가장중요하다.결국부모의치료비때문에대학을포기한다.생활비때문에위험한줄뻔히알면서사채를쓴다.
사고이후미국의가수테이존데이(TayZonday)의글이다시금알려지며인구에올랐다.

지금가난하다는것은나중에더가난해진다는걸의미한다.
지금당장치약칫솔살돈이없는가?
?그럼내년에는임플란트비용을청구받을것이다.
지금당장새매트리스살돈이없는가?
?그럼내년에는척추수술을받게될것이다.
지금당장건강검진받을돈이없는가?
?그럼내년에는3기암치료비를내게될것이다.
가난에는이자가붙는다.

젊음이더이상특권이아닌‘착취의명분’이돼버린우리사회
다먹은친구의식판에리필하여끼니를때우는흙수저밥상
이책은여섯가지측면에서청년의삶을돌아본다.식사,주거,생활,노동의각기다른영역에서청년의곤궁한삶을담아내고,‘서울중심주의’에갇혀더욱소외되는지역에서살아가는청년들의모습을그린다.마지막에는청년문제를해결할대안가운데하나로청년수당제도의의미를살펴본다.
가장기본이되는것은아무래도밥이다.구의역스크린도어사고를접한우리의마음을가장아프게한것은희생자의가방에서나온,그날점심으로먹을컵라면이었다.‘청담뷰티공단’에는짙은화장으로앳된얼굴을가린견습미용사가주린배를감추지못하고손님이남긴과자를허겁지겁넘긴다.청년들은‘웃으며’말한다.“밥한숟가락에굵은소금한개씩넣어먹은거요.”“물에카레가루만풀어서끓여마셔본적있네요.”“자취할때물끓여서다시다만넣어먹은적있어요.”
청년들대부분은어려움에처했을때가장먼저식사권을포기한다.‘젊고’‘건강하다’는자신감때문이다.“수중에돈이떨어졌을때가장줄이기쉬운게식비예요.”“젊어서한두끼굶는다고죽는것도아니잖아요.”“어린이나노인과는달리우리는젊고튼튼해서배고픈걸좀잘견딜수있으니까요.”그렇지만이는미래를당겨쓰는것이다.젊은시절부실한식사로만성질환자가돼훗날몸이망가져제대로돈을벌기힘든사례가정말많다고연구자들은입을모은다.
혈기왕성하다고하지만청년들은이제많이아프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발표한「2017비만백서」에따르면,저체중과초고도비만두극단층비율모두19~29세구간이가장높다.질병관리본부「2016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에따르면,전연령대가운데19~29세의아침식사결식률이가장높았다.20대의52.5%가아침을굶으며미래를준비한다.과일과채소를하루500g이상섭취하는19~29세의비율은23.6%로모든연령대가운데가장낮다.청년들은점점건강을잃고있다.이들을위한건강관리가필요한데도,국가정책에서청년은순위가밀린다.노인,영유아,임산부,아동,장애인,노동자의건강에관해서는따로세부계획을세우지만,여기에청년의자리는없다.

‘내밥’을넘어‘네밥’의권리까지
흙수저밥에서흙수확밥으로
물론절망뿐인것은아니다.청년들은자구책을마련했다.봉사동아리‘십시일밥’은학생들이학교식당에서봉사활동의대가로받은식권을친구들에게나눠주는활동을벌여왔다.처음에는일시적인활동이었지만3년사이전국29개대학으로확산되었고,1900여명에이르는밥못먹는대학생들에게식권을나눠주고있다.또한원주의‘청년마을’,광주의‘동네줌인’,대전의‘보슈’,부산의‘부달라’,그리고전국의여러지역에서활동하는‘청년유니온’등은흙수저밥상을뒤집어엎는공동체를만들어가고있다.아울러1인가구청년식생활연구모임‘끼다’는또래의청년이웃을초대해식사를차려주며,노량진·신림동고시촌등지에서의‘하루한끼건강하게밥먹기’캠페인,식생활일지작성모임등을다양한활동을꾸리고있다.구호단체‘기아대책’은작년부터‘청년도시락’이라는이름의청년지원사업을시작했다.
2016년부터서울시와성남시등지자체에서펼치는현금지원정책인‘청년수당’에주목해야한다.물론포퓰리즘이니,젊은시절부터‘복지병’에걸릴것이라는등비난여론이만만찮다.또다른반대의견도있다.당시청년유니온위원장이던김민수는여러지방정부를넘어중앙정부와국회가나서서‘청년기본법’등제도적뒷받침을해야한다고주장했고,지난지방선거에서울시장후보로나서청년들의뜨거운지지를받았던신지예는청년수당정책이스스로불행을증빙해야하는선별복지의문제를지니고있다고지적했다.
그럼에도청년수당은당사자청년들의삶을바꾸었다.많은청년수당참여자들에게청년수당을받으면서아르바이트를‘끊을수’있게되었다고말한다.취업준비를위한돈을마련하려시작한아르바이트지만,정작그때문에취업준비에소홀할수밖에없게되는원흉이바로아르바이트다.“이전까지는무기력감과우울함도자주느껴왔는데,수당을받은이후활동적으로바뀌려고노력하게됐어요.”“청년수당을받기시작하면서남들처럼12시에점심을,6시에저녁을먹어요.”“청년수당을계기로그간끊어져있던세상과의고리가연결됐어요.”“경제적·심리적으로사실상자기주도권을행사하기힘든20대를잘도와주는게어쩌면평생자기주도의뿌리가될수있는것같아요.”
청년수당사업으로돈을지원하는것만이대안은아닐것이다.방법은다양하다.청년들에게시간을주고용기를심어주는일,건강한식탁을되찾아주는일,그리고또모든것의시작이다.김민섭의말처럼,“청년을둘러싼문제가나아질때마다,정확히는청년들이자신의미래를기대하게될때마다그들의밥에섞인흙도조금씩줄어들것이다.그들이가장먼저줄여나간것이식비였듯이,자신들의처지가나아질수록가장먼저회복해나갈것역시‘밥’이다.”
『청년흙밥보고서』는청년들은물론,정책연구자,단체활동가,정치인들이지역사회와함게꼭읽어야할책이다.청년문제는당사자청년들만의것이아니다.청년들이스스로를단념한다면우리사회에도미래가없기때문이다.우리사회가청년들을돌볼수있다면청년들도사회의더낮은곳을돌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