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누드

불가능한 누드

$15.00
Description
동서양 비교철학 최고의 석학, 프랑수아 줄리앙 신작
누드를 매개로 동양과 서양의 미학을 분석하다
전통적으로 서양 문화에서 누드는 미술의 기원이 되었지만, 중국에서는 누드가 아예 무시돼왔다. 무엇이 중국에서 누드의 발달을 억제하게 만들었는가? 이 문제는 인류학적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문제다.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석학 프랑수아 줄리앙은 이 문제를 놓고 누드를 통해 예술과 사유 모드의 차이, 예술과 사상의 차이를 깊숙이 탐구해나간다. 저자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서양 철학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시도로서 중국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말한다.
미술사에서 누드화를 분석한 서양 책은 많지만 왜 그토록 누드를 그렇게 중시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사람은 거의 없다. 『불가능한 누드』는 서양철학자면서 동시에 프랑스 최고의 중국학자인 프랑수아 줄리앙의 독특한 경력과 꾸준한 연구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또한 저자의 초청으로 프랑스에 머물며 저자와 함께 동서양의 문화와 사상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던 박석 교수가 직접 저자의 부탁을 받아 시작한 번역으로, 이 책 자체가 동서양 학계의 합작인 셈이다.
저자

프랑수아줄리앙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그리스철학을전공한뒤,베이징대와상하이대에서중국학을공부했고,파리7대학에서루쉰연구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프랑스의중국학연구회회장과국제철학회회장을역임했으며,현재파리7대학교수이자인문과학의집FMSH의석좌교수다.『운행과창조』『사물의성향』『맹자와계몽철학자의대화』『무미예찬』『장자,삶의도를묻다』『존재로부터삶으로』등30여권을썼다.그의저서는20개국이상의언어로번역되고있다.

목차

역자해제

서문
I.|II.|III.|IV.|V.|VI.|VII.|VIII.|Ⅸ.|X.|XI.|XII.|XIII.|XIV.|XV.|XVI.|XVII.

역자후기|한문해설|크로키목록|인명색인

출판사 서평

근대이전의동양에서누드모델의존재는상상조차하기어려울것이다.서양에서는오래전부터많은사람의찬양을받아오며미술의기초로여겨지던누드가동양에서는아예성립자체가불가능했다는사실에서이책은시작한다.
저자는중국에서현존하는가장오래된누드작품이라평가받는,명明대후기구영仇英의「춘몽」을살펴본다.이작품에서신체를감싸고있는옷의선들이굉장히잘표현되고있는데비해옷을벗은신체는마치포대자루를쌓은것처럼밀도와구성모든면에서문제가많음을지적한다.또한빼어나게표현하는곤충이나동물의그림과전혀다르게인체는왜잘그리지못하는가에대한문제를제기하면서본격적으로동서의회화와그속에담긴철학을풀어낸다.
중국회화사초기에는인물화가중시됐지만후대로갈수록산수화가주류를이뤄인물화에대한관심이줄었다.게다가중국에서는엄밀히말하면신분,지위나성격에따라제왕도,종교인물화,궁녀화등등으로나뉘어‘인물화’라는독립적개념자체가없었다.
이에비해서양에서는누드를통해신분지위와무관한인간의본질을탐구하고있다.즉누드는철학과는다른방식으로인간의본질을탐구하는작업인것이다.누드의목표는감각적모델을통해불변의이상적인형상을찾는것이다.플라톤Platon식으로표현하면영혼의상승을추구하는행위다.인간의본질이라는개념을지지하며누드가일관성을지니도록만드는것은형태학인데,레오나르도다빈치LeonardodaVinci의『회화론』에서도보듯이해부학적지식은유럽의전통에서회화기법의기초로쓰였다.

누드가완전히무시돼온중국예술
누드의부재,곧‘불가능한누드’에의해정체성이확립되다
중국에서는해부학자체에대해관심이전혀없었다.중국인들은형태학보다는경락을중심으로하는기의순환체계에더많은관심을지녔다.그리고그기운은인체속에만있는것이아니라외부와소통하는것이다.
구영이옷의선을중시했던것도바로이때문이다.중국에서는산도인간과마찬가지로기맥이있다고여겨산맥山脈이라부른다.사람이나산은모두기운의흐름이고그래서서로교류할수있다고여기는셈이며,가시적인형태를통해그너머에있는본질적인형상을찾을수있다고본것이다.저자는누드야말로감각적형태를통해원형의형상을찾는행위라고규정한다.그러나중국에서는형상과질료라는개념자체가없었으며,이는이세계를존재라는개념이아니라과정이라는관점에서받아들이기때문이다.중국에서는유와무에대한명확한구분도없고,유와무는하나의과정에불과하다.
중국의회화는서양처럼정지된형상,존재의본질을그리는것이아니라만물의변화속에감추어져있는이理와기氣를표현하고싶어한다.중국화가들이인체보다는바위나대나무를더좋아했던이유는,뚜렷한형태를지닌바위나대나무로써이와기를나타낼수있기때문이다.소동파蘇東坡나예찬倪瓚이그린바위는구체적이고뚜렷한형상을지닌바위가아니라소용돌이치는기운속에있거나유와무의경계가흐려진상태에있는바위들로서노자老子가말한큰형상은형태가없다는구절과잘어울린다.
역자박석은그럼에도,이와같은작업이결국은서구인의시각에서나왔다는사실을강조한다.우리스스로의관점에서동과서를바라보려는노력또한잊지말아야하며,단순히우리의정체성을찾거나동서의차이를비교하는작업에그치지않아야할것이다.이책은동과서를넘어서시대를설명할새로운틀을모색할수있는단초를독자들에게제시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