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의 한국사 (바다에서 밥상까지 조기로드에 얽힌 맛있는 역사)

조기의 한국사 (바다에서 밥상까지 조기로드에 얽힌 맛있는 역사)

$15.48
Description
바다에서 밥상까지 우리 역사를 따라가는 가장 맛있는 여정, 조기로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랑받았던 조기와 함께 우리 바다의 생태, 역사, 산업, 문화를 살피고
우리나라 어부들의 조업 활동을 바탕 삼아 형성된 민속과 습속을 탐색하는 흥미로운 극미시사!!
음식에 얽힌 문화를 다루는 책은 많지만 작은 소재 하나에 천착하여 그 역사를 파고드는 저작은 흔하지 않다. 이른바 극미시사인데, 이것이 전문가 일부에게라면 모를까 대중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인 탓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하필 작은 생선 ‘조기’에 주목했다. 고래처럼 이슈를 몰고 다니는 어종도 아니고, 해외 수출용으로 인기가 많은 어종도 아니며, 은어처럼 생태계의 지표로 인식되는 어종도 아닌데 말이다. 이렇듯 “작고 사소하고 흔한 것”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넓고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어 생명력을 부여했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이 지니는 최고의 덕목 아닐까?
역사 마니아로서 인문학과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집필에 매진하는 저자 정명섭은 조기에 관심을 갖게 된 첫 번째 이유로 흥미진진한 ‘구전설화(口傳說話)’의 자극을 꼽는다. 고려 인종 때 무소부위의 권력을 자랑했던 이자겸이 전라도 영광으로 유배된 뒤 임금에게 조기를 진상하면서 ‘굴비(屈非)’라 적어 보냈다는 이야기, 조기 설화의 정점인 한국판 스크루지 자린고비 등 많은 이야기에 두루 등장할 만큼 조기가 널리 사랑받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다. 두 번째는 고전 문헌에 언급되는 다양한 층위의 기록들 때문이다. 조선의 영조가 입맛을 잃었을 때 보리굴비를 쭉 찢어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는 기록, 근대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터전으로 한 조업활동의 역사와 문화사(조업도구와 시장의 형성을 포함하여), 그리고 임경업 장군이나 개양할미를 비롯해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민간신앙과 전설, 습속에 대한 사료들을 탐색하다 보니 자연스레 흥미가 일었다고 한다. 세 번째 이유로 그는 오랫동안 비판 의식 없이 수용되었던 ‘조기 파시(波市)’에 대한 정보들을 바로잡고 싶었다는 열망을 꼽는다. 조기 파시는 주로 일제에 의해 상당 부분 왜곡되어 ‘흥청망청’ ‘타락’ ‘유흥’이라는 단어들과 함께 수용되었다. 저자는 특히 이 부분에 주목한다. 과연 우리 바다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조기 파시에 그런 모습이 있었을까? 이 의문으로부터 시작해 우리나라의 유명한 파시들, 즉 연평도 파시, 위도 파시, 흑산도 파시를 거쳐 거의 마지막 장인 사월포 파시에 이르기까지 파시의 기원과 발전, 그 결과를 하나하나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규합총서(閨閤叢書)』 『도문대작(屠門大爵』 등 우리 고전에 등장하는 다양한 조기 요리법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마리 작은 생선이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대접 받는 사람에 따라 때로 소박하게 상식적으로, 때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조리되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기도 맛도 평범했던 조기가 위로는 왕의 사랑을, 아래로는 백성의 애정을 듬뿍 받게 되었던 진짜 이유를 밝히고, 바다 위에 장이 설 정도로 수확이 왕성했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 바다와 조기에 얽힌 생태, 역사, 문화를 둘러보는 흥미로운 저작이다. 또 한편으로는 조기의 탄생부터 회귀, 산란, 이동경로 변경 등 조기의 생존전략을 소개하는 동시에 사후 굴비로 변신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조기의 전 생애를 톺아보는 ‘조기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상들이 어로 활동에 썼던 다양한 도구들과 어로방법을 소개함은 물론이요, 각 지역의 특색과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QR코드로 제시하여 독자에게 입체적인 독서활동을 제공하는 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 하겠다. 한국사를 사랑하는 역사 마니아는 물론 우리 바다와 음식문화, 그리고 고전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한다.
저자

정명섭

인문학과소설,픽션과팩션,다큐멘터리와드라마를넘나드는전방위작가.대기업샐러리맨과바리스타를거쳐현재전업작가로활동하며대중강연을병행하고있다.글은남들이볼수없는은밀하거나사라진공간을이야기할때빛이난다고믿는다.『38년왜란과호란사이』『오래된서울을그리다』『교과서에나오지않는조선사건실록』『훈민정음해례본을찾아라』『역사탐험대,일제의흔적을찾아라』등의인문학도서를집필했다.역사추리소설『온달장군살인사건』『적패』를비롯하여『개봉동명탐정』『무너진아파트의아이들』『유품정리사』『한성프리메이슨』『어린만세꾼』『상해임시정부』『살아서가야한다』『달이부서진밤』『미스손탁』『멸화군』『불꺼진아파트의아이들』『어쩌다고양이탐정』외다수의작품이있고,함께쓴작품으로『일상감시구역』『모두가사라질때』『좀비썰록』『어위크』등이있다.2013년제1회직지소설문학상최우수상을수상했고,2016년제21회부산국제영화제에서NEW크리에이터상을받았다.한국미스터리작가모임과무경계작가단에서활동중이다.

목차

저자의말_조기,문화가되고역사가되다

제1장어느물고기이야기
조기의일생
내이름을찾아줘|조기패밀리와그상속자들|조기의일생
수조안의조기
매트릭스|우리나라는언제부터조기를양식했을까?|슬픈신세계

제2장조기와어부
포작간과생선간
국영어부의탄생|문제는공납이야|우리는포작간이다|생선간은어떤일을했을까?
조기잡는사람들
그들은왜바다로나갔을까?|자,떠나자조기잡으러|바다생활이끝난후
어살이야기
어살은전설과함께|진화하는어살
주벅
섬사람들을어부로만들다|녹도주민들은왜주벅을즐겨썼을까?|조기,녹도의진풍경을연출하다
주낙
낚시로조기를잡았다고?|주낙을이용한예들
전통적인그물낚시
중선망과대량포획|정선망,빼앗긴바다와함께사라지다
또다른그물,망선망과궁선망
역동적인망선망조업|궁선망
꽁댕이배
다정한이름꽁댕이배|변산반도의꽁댕이배는어디로갔을까?
일본에서건너온안강망
안강망의등장|안강망의빛과그늘
해방이후의신기술,기선저인망과유자망
기선저인망|유자망
바다의한일전
조선바다의침략자|조선바다,일본바다|숨어있던갈등이터지다|위기의조선어부들|조선의어업은과연후진적이었나?

제3장바다의신들
어부에게는신이필요하다
불확실한바다에서살아남는법|조기의신어부의신
어부들의수호신임경업장군
임경업장군은어떤사람일까?|임경업장군,서해안어부들의신이되다|연평도의조기잡이제사|충청남도홍성군성호리의풍어제|임경업장군을받들었던지역의특징들|그는어떻게조기잡이어부들의수호신이되었나?|임경업장군신앙의전파
개양할미와여덟딸들
칠산바다는우리가지킨다|개양할미,칠산바다의수호신이되다|칠산바다어부들이여신을수호신으로삼은이유
중국에서건너온신,전횡
전횡은누구일까?|외연도의전횡풍어제|풍어제로살펴본외연도의이모저모|전횡을수호신으로받든또다른섬,어청도와녹도|신들이사라진바다

제4장조기에서굴비로
영원불멸의이름,굴비
이자겸과정주굴비|어쨌든굴비
조기를잡고
찾는사람이많으니더많이잡을수밖에|조기잡이대형화의문제들
조기를운반하고
상고선의등장|해상시장이형성되다|빙어선과조기로드
조기를팔아치우고
수산물상인의등장|마침내밥상으로
조기의변신은무죄
생선을보관하는두가지방법,절이기와말리기|조기를소금에절이는세가지방법|엮어서말리기|굴비말리는풍경|메이드인조선

제5장파도위의시장,파시
이상한시장
바다위에선시장,파시(波市)|잡는사람파는사람먹는사람
굴비의고향,법성포
파시평(波市坪)과파시전(波市田)|조기로드의메카법성포|조선은사라져도조기는사라지지않은이유|밥상위의역사
청어에서조기로,위도파시
어량소와청어|위도의조기파시|치도리의파시|위도파시의추억
일천척의배들이모여든연평도파시
연평도의조기잡이|조기따라어부따라봄날은간다|북쪽바다를포기하다
마지막전성기,흑산도파시
흑산도파시전성시대|새도돈을물고다녔지만
조기의황혼,사월포의파시
조기대신부세|사월포에4월이오면
마지막파시,재원파시
가자,재원도로|파시풍경
일본이만든가짜파시
청산도에파시가있었다고?|일본,청산도를파괴하다
파시의풍경,파시풍
누가파시의모습을일그러트렸을까?|다르고도같은파시풍경|파시의흔적들
그밖의이야기
파시풍이란무엇인가?|파시를타고떠도는이야기들|일본연구자들,파시문화를조작하다|파시의변모|조기파시의진짜풍경

제6장조기의길
조기,한국인의밥상을점령하다
공납과조기파시|조기는내마음대로잡지만세금은바친다?|공납체계안에들어온어선들|바다에서밥상까지조기로드의비밀|조기는사대부의사랑을타고|유통과정의변화와조기
절받는생선
양반과뼈대있는제사상|제사는완벽한프로모션이었다|제사에게을렀던조선의양반들|양반을양반이게해주는가례,제사|조기가제사상을점령한이유

제7장바다를떠난조기,밥상에오르다
조기를찾아서
문헌속의조기|자린고비이야기속의조기
조기의이런맛저런맛
보리에들어간굴비|소금에들어간굴비|고추장을입은굴비|승기악탕속의조기
조기를요리하다
조기와김치|여러가지조기요리법|『조선요리법』에나오는조기요리법|약으로도쓰이는조기
조기는시절을기억한다
조기의신세계|조기의역사,조기와함께한역사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짭짤하고담백한‘조기로드’를가다
조선시대에는조기를굴비로가공하여밥상에올리기까지시간과노력이엄청들어갔다.상업활동이미비했고도로교통조건또한최악이었기때문이다.그런데도조기는수백,수천리를달려와임금의수라상과양반의제사상,그리고백성들의밥상에올랐다.실크로드에비교할수는없지만가히‘조기로드’라고불릴만큼먼거리를숱한이야기와함께이동한것이다.그리고그과정에서조기는우리민족의일상으로스며들어문화가되고,산업이되고,역사가되었다.그어떤욕망이수많은난관에도불구하고심해의조기를뭍으로불러낸것일까?조기의맛은과연어떠하기에옛날부터오늘날까지우리밥상의주연자리를굳건히지키고있는걸까?대체저작고노르스름한조기한마리가선택받고살아남은진짜이유는무엇일까?

조기와함께춤을
어떤음식은단순한끼니이상을의미한다.짜장면이소울푸드가된데에어린시절졸업식과입학식때에먹던음식이라는점이한몫했듯이말이다.우리민족에게는조기가바로그런의미다.한국인은일평생을,그리고사후까지도조기와함께했다.어린소녀는엄마심부름을다니며조기와친해졌고,혼례상에수줍게놓인굴비를바라보며어른이되었으며,어미가되어서는그옛날어머니에게배운대로소금단지안에조기를넣어두었다.나이들어입맛이없어지면보리굴비와물밥으로식욕을되찾았을테고,세상을떠나서는제사상에놓인잘생긴굴비한마리를보면서흡족한미소를띠었을것이다.이처럼기억에아로새겨진유전자덕분에우리는여전히가격이훌쩍오른조기를찾는다.이것이바로내몸에살아있는우리의역사이자문화의흔적아닐까?그사소한물성에깃든뜨거운역사탐험의여정에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