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는 지성, 고야

저항하는 지성,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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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우리가 고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궁정화가’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인간의 위선과 욕망의 추악함을 낱낱이 고발했던 고야의 고뇌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고야에 대해 잘 모른다. 설령 안다고 해도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를 그린 작가, 곧 ‘아, 그 끔찍하고 기괴한 그림을 그린 화가?’로 기억한다. 그렇다. 얼핏 보면 이 그림은 잔혹하고 괴상하다. ‘기괴망측’한 그림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그렸을 뿐만 아니라 반체제적인 그림들을 수백 점이나 그렸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그가 50년 이상을 궁정에 충성한 어용화가였다는 점이다. 허나, 고야가 처음부터 이런 기괴망측한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다. 그는 지상 30미터의 높이에 〈신이라는 이름의 숭배〉와 같은 지배계급 취향의 천장화도 그렸고, 왕과 왕비의 공식 초상화는 물론 왕족 일가를 담아낸 그림들도 그렸다. 그런데도 고야의 그림에는 분명 그만이 가지고 있는 위험함과 불안함이 느껴진다. 우리는 고야의 그림을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다. 스페인의 수석 궁정화가로서 왕의 총애를 받던 그가 이런 그림을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이다.인문·예술의부활을꿈꾸는르네상스맨으로영남대학교에서1991년부터2018년까지노동법등을가르쳤고현재명예교수로있다.자전거타기와걷기를사랑하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자노력한다.그동안쓴책으로『놈촘스키』『내내읽다가늙었습니다』『누가헤밍웨이를죽였나:집시아나키스트헤밍웨이』『카프카,권력과싸우다』『헤세,반항을노래하다』『라이너마리아릴케:누가릴케를함부로노래하나』『조지오웰:수정의야인』『니체는틀렸다』『인문학의거짓말』『태초에행동이있었다:라만차의돈키호테』『가거라용감하게,아들아:루쉰의외침을듣다』『내친구톨스토이』『함석헌과간디』『자유란무엇인가』『독학자반고흐가사랑한책』『독서독인』『까보고뒤집어보는종교』『절망속에서도희망을:노동자화가빈센트반고흐의아나키유토피아』『이반일리히』『메트로폴리탄게릴라』『예술,법을만나다』『인디언아나키민주주의』『플라톤다시보기』『윌리엄모리스평전』『내친구빈센트』등이있다.
함께쓴책으로는『세상을바꾼창조자들』『청년인생공부』『거꾸로생각해봐!세상도나도바뀔수있어』등이있다.『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받았다.

목차

저자의말_그림은삶을그리는것이다

제1장스페인
1.스페인이모저모
스페인과한국┃바르셀로나올림픽┃자유와자치의사상┃스페인을아시나요?┃정열의나라?┃스페인관광┃스페인의자연┃에스파냐
┃스페인이미지┃음악속스페인┃오페라〈카르멘〉┃영화속스페인┃투우와축제┃플라멩코┃스페인사회┃스페인정치
2.스페인어,스페인문학
스페인언어와스페인문학┃『돈키호테』┃돈키호테와돈후안,그리고카르멘
3.고야시대까지의스페인역사
유럽속스페인┃국민의식의형성┃성聖과속俗의나라┃이단심문과대항해시대┃유토피아의계보┃고야시대
4.스페인의지방
스페인북부와중부지역┃지중해지역

2장시작
1.스페인미술
프라도미술관┃‘스페인미술’이라는것┃스페인미술의특징┃신비주의자엘그레코┃자연주의자벨라스케스┃고야와피카소의삶
2.고야는괴물인가?
반反주의자고야┃고야의작품┃나의고야
3.출생
고향┃생가┃야의이름과뿌리┃고야의어린시절
4.출세
마드리드에내딛은첫발┃카를로스3세의개혁┃진보와반동┃유행과민중의삶┃모든길은로마로┃다시사라고사로┃결혼
5.초기작품
칼톤제작┃초기칼톤┃초기판화┃종교화┃초상화┃왕가초상화와자화상┃후기칼톤┃경박과교양,진보와보수의공존

3장위기
1.세기말
프랑스대혁명┃청각의상실┃자유와창의┃1790년대의자화상
2.《로스카프리초스》
알바┃〈마드리드화첩〉┃《로스카프리초스》의사상┃권력또는괴물┃운명┃악마또는마녀┃마녀의나라┃인간성의묘사
┃고야의미학┃《로스카프리초스》의운명
3.유화
종교화와초상화┃〈카를로스4세의가족〉┃알바와마하┃마하┃50대의고야

4장전쟁
1.스페인과프랑스
제2의비극┃나폴레옹의스페인침략┃스페인독립전쟁┃전쟁속의고야┃1810년대유화들
2.《전쟁의참화》
《전쟁의참화》┃전쟁을보는눈┃전쟁,비참,참살┃기근┃자유┃양식의변화┃칼로와의비교
3.5월의그림들
새로운역사화┃〈5월2일〉┃〈5월3일〉
4.후기작품
1810년대후반의유화┃판화집《투우》의사상┃《투우》의분석
5.만년의소묘와판화
고야만년┃1820년┃《C화첩》┃《어리석음》┃〈검은그림〉┃1824년┃사후의고야┃고야와의마지막대화

5장고야,그이후의스페인
1.19세기스페인
커피,정치그리고지배계급┃노동운동과쿠데타,피지배계급┃언론과문화및교육┃19세기의일상생활┃‘혁명의6년’과아나키즘┃낭만적민족주의
2.20세기스페인
세기초스페인┃20세기초스페인문화와생활┃제2공화국┃시민전쟁은어떻게가능했을까?┃시민전쟁하의사회개혁
3.민주화
스페인의봄,민주화가꽃피기까지┃정치민주화┃사회민주화
나가는말_한국에서의고야

출판사 서평

고야의그림들을보고있자면,고야가살았던시대와역사를알고싶어진다.저자가고야의삶,작품과함께스페인의역사를조명한이유다.고야가살아간시대는정치적으로도,사회적으로도위기였다.당시에는이단심문소의위세가등등했으며,카를로스3세의계몽주의개혁으로계몽사상이보급되었고지배층의문화와대중문화에도많은변화가따랐다.카를로스3세가죽고이듬해카를로스4세가즉위했을때,프랑스에서는대혁명이터졌지만스페인정부는백성들에게대혁명에대한소식을감추기에급급했다.1808년에는나폴레옹이스페인을침략하여고야는전쟁상황속에놓이기도했다.이처럼19세기스페인의정치변동은급격했으며동시에모순적인정치적입장이공존했다.이처럼인간들의욕망으로파괴되어모순으로가득한왕국한가운데에서,고야는스페인전쟁의위용을찬양하거나영웅적장면을예찬하지않았다.도리어그가식과가면을모두벗겨내고그안에감추어졌던황폐함과잔혹함을드러냈다.

저자는‘현실그자체’를그린고야에게주목했다.고야는50대의문턱에청각을상실했고노년에는눈도거의멀었다.이에말년으로갈수록외부세계와는차단된채내면에더욱침잠하였다.더이상궁정에얽매이지않고자신의내면을작품에온전히솔직하게드러낼수있었던것이다.고야는잔혹한것은잔혹하게,인간의광기는신비로운대상이아닌광기그자체로,참혹한인간현실의단면을드러냈다.중요한것은고야가택한그림의주제들이‘인간’과‘인간행위’에집중되었다는점이다.저자는이부분에서그의예술은다른화가들과확연히구별된다고본다.고야의그림에는이야기가있다.그이야기는‘스페인역사’이다.고야는변하지않는사회의악폐와인습,위선속에서고뇌하는인간과함께‘기괴함’을앞세워정치에대한풍자를이야기했다.그는당면한현실과시대정신을기록한스페인역사의증인이자기자다.

지금도나는배운다

저자는“사십대만되어도대가행세를하고,소속집단에서군림하려들며,‘나때는말이지’를예사롭게읊조리는그런‘권위의조로현상’이대세인한국에서고야와같은행보는몹시낯설다.”고말한다.오죽하면일명‘꼰대’들이사용한다는‘라떼는말이야’라는신조어까지나왔을까?고야는죽기직전해,82세의나이에〈지금도나는배운다〉라는작은소묘를그렸다.허리가굽은백발의노인은지팡이를두개나짚어야할정도로몸이불편하지만앞으로나아가겠다는의지와배움을향한눈빛만은잃지않았다.고야의삶에서,첫분기점은사십대후반이었고두번째분기점은육십대였다.육십대이후고야의예술은절정에이르렀으며,여든이가까운나이에도그는석판화를배워활발한작업을했다.
우리는고야를유심히,제대로보아야한다.고야를깊이이해하지않은채그림만을두고오해해서는안된다.고야를알기위해서는18세기,19세기스페인을알아야한다.스페인은유럽이지만당시스페인은유럽에서가장후진적이었다.정치,경제,사회,문화가모두엉망인그런극단적모순에서철저한부정과완전한신생의사상이나오다니.정말놀랍지않은가?지금,우리에게도그러한사상이필요하다.

고야,권력과욕망이라는이름의괴물에저항하다

고야는권력이사랑했던비너스나모나리자의고전적인아름다움을부정했다.그런수만년동안수용되었던아름다움대신,고야의그림에는기괴한괴물들이등장한다.이를두고고야를아예‘괴물’이라부르는이도있다.그러나고야는고약하지도않고괴물도아니다.고야가그린괴물은오락영화에나오는괴수가아니다.그것은인간을지배하고억압하며차별하는,불합리하고불공정하며비합법적인권력을뜻한다.
고야는권력을추악하게그린최초의화가이다.무조건좋은것으로만숭상되던절대권력을,다른관점에서그리기시작했다.이를통해고야는미의해방자,이단자가되었지만고독했다.그러나고야는젊은화가들이마음속에품었던표현의자유를대변해주었다.이로써출세를위해그림을그리던시절을벗어나자신의길을택하면서그야말로근대회화는물론현대회화의선구자가되었다.
지금,우리사회는고야가살았던18세기와크게다르지않다.고야가그토록내쫓고자했던괴물은아직도우리곁에존재한다.온갖사회악과욕망,위선으로가득찬이시대에서,고야는우리에게낱낱이드러난괴물의실체를보여주며인간정신의모순을성찰하고반성하게한다.‘괴물’을그린화가,‘괴물’같은화가고야가진정으로원한것이무엇인지,붓끝을통해저항한지성인고야를만나보기를바란다.

『저항하는지성,고야』이렇게읽자
이책의제1장은서론또는총론격으로스페인문화와역사,스페인지방에대한전반적인이야기를다룬다.우리가기존에알고있는스페인에대한이미지로부터시작해,고야시대까지의스페인역사와스페인의지역적특성을소개한다.본론에해당하는제2,3,4장에서는고야의삶과예술을시대상황속에서추적한다.제2장은스페인미술을소개하는것으로문을연다.‘스페인미술’이라는것이무엇인지,저자에게고야는어떤의미인지로시작하여고야의출생,출세의시기,카를로스3세시기의개혁과진보와반동의역사를다룬다.또한초기칼톤과함께종교화,초상화,자화상을소개한다.제3장은고야에게개인적으로도,사회적으로도위기였던세기말을다룬다.프랑스대혁명이있었고청각을상실했을때의작품활동들이다.또한,《로스카프리초스》에실린작품들과함께그에담긴사상도같이소개한다.그리고고야가그린마지막왕족초상화인〈카를로스4세의가족〉에대해이야기한다.이그림은왕족을이상화하지않고있는그대로드러낸매우인상적인작품으로,화려한복장의묘사속에서고야는그들에대한모욕과결별의감정을드러냈다.그후고야는왕가와의우호적인관계를끝내고더이상초상화를그리지않았다.다음제4장에서는나폴레옹의프랑스침략으로이어지는제2의비극과전쟁속의고야에대해다룬다.1810년대의유화들과,전쟁을바라본고야의시각을다루며판화집《전쟁의참화》에대해소개한다.이어1814년,고야는5월의그림들을그린다.고야는민중을주인공으로한새로운역사화를등장시켰다.전쟁그자체의현실을그린것이다.후기작품에서는〈이단심문소의풍경〉으로대표되는종교나권력의풍자및권위에대한조롱을들여다볼수있으며판화집《투우》에서는고야가사용한다양한기법들은물론작품에투사한자신의운명과예술가의사명또한알수있다.이어등장하는만년에그린《검은그림》들은그의내면세계를온전히드러낸작품들로삶과욕망,권력에대한비관,환멸,숙명,회한에대한고발들이다.이어고야가사후에재평가되기까지의이야기들로마무리한다.마지막제5장에서고야사후의스페인정치및문화,교육,사회적상황에대하여검토하며스페인에서민주주의가이루어지기까지의과정에대해이야기한다.

시리즈소개_〈박홍규의호모크리티쿠스시즌2〉
어떤인물을‘속속들이안다’고말하기란쉽지않다.한인물을제대로알기위해서는그가살았던시대는물론삶과행적,사상까지꿰뚫어보아야하고,균형잡힌시각과비판의식또한지녀야하기때문이다.그러나안타깝게도우리는세기의인물을대할때든,새로운사상을접할때든남의시각에의존하는경우가많다.쏟아지는정보의홍수속에서허우적대며자신이옳다고믿는정보만받아들이고극단적인논리를펼치기도한다.정보를선택해서자신의것으로만들어일상에녹이는것도어렵기는매한가지다.〈박홍규의호모크리티쿠스〉는그럴듯한정보와일방적인주장속에서방황하는독자들에게정신사발전에지대한영향을끼친인물들을역사의그물이라는큰틀안에서어떻게바라봐야할지그올바른길을제공하기위해기획되었다.이시리즈는진보적법학자이자대한민국을대표하는르네상스맨박홍규교수의총서로서인류사에족적을남긴위대한사상가,작가,예술가들의삶과작품을비판적으로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