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 편지 왔습니다, 조선에서!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 편지 왔습니다, 조선에서!

$16.57
Description
사랑하고 잔소리하고 청탁하고 거짓말하고… 그들도 우리처럼 살았습니다!
배우자, 형제, 자식, 연인과 주고받은 조선의 진짜배기 생활상이 담긴 편지들을
21세기 역사덕후 청년의 감성으로 유쾌하게, 잊을 수 없을 만큼 신선하게 해석하다!
개인 간에 주고받는 편지는 매우 사적이다. 일기에 견줄 수는 없겠으나 편지에는 종종 내밀한 고백이 담긴다. 쓰고 읽는 사람 사이에 형성된 밀도 높은 친밀감과 신뢰가 기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매력 덕분에 우리는 동서고금의 아름다운 편지들을 읽는 호사도 누렸다. 천재화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인도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인도 초대 총리 네루가 딸에게 보낸 옥중 편지, 방황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보낸 장미의 시인 릴케가 쓴 편지, 20년 20일 영어의 몸을 살았던 신영복 선생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이 책에도 등장하는 퇴계 이황이 손자 안도에게 보낸 편지 들이다. 다정하고 절절하며 때로 슬픈 편지글은 그것이 유명인의 것이든 이름 없이 스러진 필부의 글이든 늘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편지에서 발견하는 보편성 덕분이기도 하다. “너도 그랬구나, 나도 그랬다.” 같은 정서라고 할까?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옛사람들이 남긴 글귀들 가운데에서 저는 항상 편지글을 유심히 읽었습니다. 특히 아주 시시콜콜하고 개인적이며 사람 살아가는 풍경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글을 볼 때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빗대, 과거를 이미 살다 간 사람들의 모습까지 눈앞에 생생히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살아가고, 힘겨워하고, 기뻐하고, 외로워하고, 아파하다가, 결국 떠난 이야기가 선명하게 그려진 편지들이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조선시대의 편지들을 찾아 해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여러 연구자와 연구기관의 노력으로 공개된 편지가 제법 많았는데, 그것들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다른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취미 삼아 옛 글을 해석하며 나름의 감상을 적기 시작’했다가 ‘혼자 보기 아깝다’를 거쳐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바람 아래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쳐 소박한 모습으로 서게 된’, 그야말로 ‘덕질’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책은 덕후의 미덕으로 가득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뻔한 해설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역사책에서 한두 줄로 설명되는 백성의 삶을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짐작하게 해주며, 한국사 교과서 주요 등장인물인 조선 선비들의 숨겨진 면을 저격한다는 점 등이 특히 그렇다. 잘난 아버지 뒷바라지에 멘붕을 면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야망이 없다’ ‘미래 계획이 없다’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퇴계 이황, 기러기부부로 살지만 바람 같은 건 모른다며 은근슬쩍 아내를 도발하는 남편에게 ‘솔직히 나이 60에 홀아비 노릇 하면 당신 건강에 득이 되는 거지 나한텐 1도 이로울 게 없네요’라고 당차게 응수하는 아내, 경로사상 따위 안드로메다로 날려 보냈는지 권신 심환지에게 ‘이런 생각 없는 늙은이를 봤나’라고 핵폭탄을 날린 정조, 부부 사기단으로 활약한 집안 노비에게 당한 후 울며불며 편지를 보낸 선비의 아내…. 팩트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이것이야말로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이 자랑하는 가장 큰 특장이다.
저자는 앞으로도 이러한 ‘덕질’을 이어가면서 조선 선비들이 개인 일기에 깨알 같이 담아놓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아가 실록에 기록된 상소문을 마구 분해하여 그들의 논리 다툼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시시콜콜한 역사 산책’을 즐길 날을 기대해본다. 역사책을 즐겨 읽는 독자는 물론 역사라면 고개부터 흔드는 학생들, 그리고 역사를 소재로 소설을 구상하는 많은 작가들에게 이 책은 멋진 독서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박영서

저자:박영서
1990년생입니다.어릴때부터절에서자라뭣도모르고출가(出家)하여승려가되기를꿈꿨습니다.하지만속세에는참재미있는것들이많더군요.먹고살기위한소박한삶을살면서,동시에그모든재미있는것들을소소하게파고드는‘덕질’을이어갔습니다.‘덕질’을밑천으로삼아<딴지일보>에역사,사회,정치,문화,종교등조잡한글을올리기시작했습니다.‘덕질’에밑천이바닥나자나이서른에금강대학교불교인문학부에입학했습니다.열살이나차이가나는동기들덕분에또다른재미를느끼는중입니다.
역사,철학,종교,문학.어떠한장르든제가찾은‘재미있는것’을‘모두가재미있어하는것’으로바꿔놓는것이제관심사입니다.그렇게쭉,‘지속가능한덕질’을이어가고싶을따름입니다.
그러니앞으로도잘부탁드립니다.

목차

저자의말_이책을펴신이름모를당신께
여는글
하라는공부는안하고!
다사랑하니까하는소리야
우리가남이가!
기축이이놈아내돈내놔라
나랏일하기더럽게힘드네!
우쭈쭈,내새끼들
사랑한다는말은다거짓이었나요?
죽지못한아비는눈물을씻고쓴다
오늘도평화로운우리집구석
닫는글
참고문헌/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편지’라면조선도오늘이된다!
저자의설명을따르면,조선사람들이쓴편지는크게세가지형태로남아있다고한다.첫번째는개인문집이나편지글모음집,두번째는가문내에서대대손손전해진편지들을모은것,마지막으로죽은사람의무덤에함께묻은것이느닷없이발굴된것이다.뒤로갈수록일상을그려볼수있는선명도가높아지는데이는‘편집자의필터링이거의들어가지않았기’때문이다.특히받은편지를평생소중히간직하다가죽음너머에까지함께한소장자의편지는그사람의생애안팎을매우입체적으로그려볼수있게도와준다.그런데『시시콜콜한조선의편지들』의장점은이같은팩트체크에있는게아니다.이책의가장큰미덕은상상을뛰어넘는독특한지점에서빛을발한다는것이다.‘편지를쓰려면글을알아야하고,글을배우는건양반들의몫이고,그러니편지내용도그들만의리그에서벌어진일을다루겠지’하는짐작을가볍게배신한다.최고권력자인왕족,내로라하는가문의주역들이쓴편지라고해서일반백성과크게다르지않다는점,더나아가21세기를살아가는‘지금여기’의우리와다르지않다는것을보여주기때문이다.“먹고사는일상에우아하고심오한게어디있나요?사는거,다거기서거기예요!”

『시시콜콜한조선의편지들』이렇게읽자
저자는이책에편지들을소개할때‘전공자가보기에선넘을만큼’의윤색과편집을가했다고밝힌다.어투혹은뉘앙스를바꾸는것은물론이요,지주인용되는사자성어나가슴에와닿지않는비유는생략하거나때론과감히의역하기도했다는것이다.중세국어또는한문편지는아무리잘번역해도우리와의시간만큼이나거리감이크기때문이다.하지만원문에충실하겠다는일념으로독자의시대와동떨어진글을생산한다면그처럼어리석은일이또있을까?살아숨쉬는글쓰기란‘박제를복제하는것’이아니라‘어제와오늘사이에존재하는텐션을고르는일’이니말이다.소개하는편지마다원문을같이제공했다면더좋았겠지만여러이유때문에그렇게하지못했다는아쉬움이남지만,최소한의정보로한글편지는[한],한문편지는[漢]으로표기했음을밝힌다.원문이궁금한분들은한글편지의경우한국학자료센터의<조선시대한글편지>페이지(http://archive.aks.ac.kr/letter/letterList.aspx)에서확인가능하고,한문편지는책말미에정리한인용저서를확인하기바란다.